구월 / 조병화
구월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 온 그 여름만큼
그 만큼 인간은 무거워 지는 법이다
또한 그 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 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받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는 사람아
바람결처럼 물결처럼
여름을 감도는 사람아
세상사 떠나는 거
비이치 파라솔은 접히고 가을이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