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 정호승
너에게 / 정호승
가을비 오는 날
나는 너의 우산이 되고 싶었다.
가을비 내리는 들길을 걸으며
나는 한송이 너의 들국화를 피우고 싶었다.
오직 살아야 한다고
바람 부는 곳으로 쓰러져야
쓰러지지 않는다고
차가운 담벼락에 기대서서
홀로 울던 너의 흰 그림자
낙엽은 썩어서 너에게로 가고
사랑은 죽음보다도 강하다는데
너는 지금 어느 곳
어느 사막 위를 걷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