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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시 / 오세영
시나브로@
2013. 2. 3. 01:34
2월의 시 / 오세영
"벌써" 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 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주는 달
벌써 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