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7. 00:04ㆍ山情無限/山
우리나라 산줄기[山脈]의 흐름, 산의 갈래, 산의 위치를 일목요연하게 표로 정리해놓은 지리서.
<산경표>(신활자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1책. 필사본. 저자는 조선 후기의 실학자 여암 신경준(申景濬:1712~81)이라고 전해왔으나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이 책이 신경준의 저술인 〈동국문헌비고 東國文獻備考〉의 〈여지고 輿地考〉와 〈산수고 山水考〉를 바탕으로 하여 편찬된 것임은 분명하다.
내용 구성을 보면, 백두산을 시작으로 하여 1개의 대간(大幹)과 1개의 정간(正幹), 13개의 정맥(正脈) 등으로 조선의 산줄기를 분류했는데,
이는 지금의 우리나라 산맥 분류 체계와 전혀 다르다.
15개의 산줄기를 간단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백두산으로부터 금강산·오대산·태백산 등을 거쳐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백두대간(白頭大幹),
장백산에서 시작하여 함경북도 동쪽을 향하는 장백정간(長白正幹),
지리산 남쪽으로부터 낙동강·남강 남쪽을 돌아 김해로 이어지는 낙남정맥(洛南正脈),
백두대간의 낭림산에서 시작하여 평안도의 강계·철산·용천을 거쳐 의주에 이르는 청천강 북쪽의 청북정맥(淸北正脈),
낭림산으로부터 영변·안주·자산·삼화를 향하는 서남향의 청천강 남쪽의 청남정맥(淸南正脈),
강원도 이천(伊川)에서 시작하여 황해도 곡산·수안을 거쳐 장산곶까지 이어지는 해서정맥(海西正脈),
임진강과 예성강 사이에 있는 임진북예성남정맥(臨津北禮成南正脈),
백두대간의 분수령에서 시작하여 포천·양주·고양·교하에 이르는 한강 북쪽의 산줄기인 한북정맥(漢北正脈),
태백산에서 시작하여 울진·영해·경주·양산·동래로 이어지는 낙동정맥(洛東正脈),
속리산으로부터 청주·음성·죽산으로 이어지는 한강 남쪽과 금강 북쪽 사이의 한남금북정맥(漢南錦北正脈),
죽산에서 북서쪽으로 돌아 안성·용인·안산·김포에 이르는 한남정맥(漢南正脈),
죽산에서 안성·공주·천안·홍주·태안 등 충청도 서해안으로 뻗는 금북정맥(錦北正脈),
장안치에서 시작하여 남원·장수·진안으로 향하는 금남호남정맥(錦南湖南正脈),
진안에서 금산·공주·부여에 이르는 금남정맥(錦南正脈),
진안에서 시작하여 전주·정읍·담양·광주·장흥·순천·광양에 이르는 호남정맥(湖南正脈) 등이다.
간(幹)은 줄기이고, 맥(脈)은 줄기에서 뻗어나간 갈래를 지칭한다. 위와 같은 산지 분류 체계는 강의 수계(水系)를 기준으로 하고 있는 점,
국토 전체가 산줄기의 맥으로 연결되어 있는 점, 백두산을 출발점으로 하고 있는 점 등 조선시대 우리 선조들의 자연에 대한 인식 체계를 보여주고,
지금과 다른 과거의 산줄기 이름 등을 알려주는 등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책에 따라서는 산경표 외에 도리표(道里表) 등을 함께 수록한 본도 있으며, 그 이름에서도 〈산리고 山里考〉·〈여지편람 輿地便覽〉·〈기봉방역지 箕封方域誌〉 등 다르게 필사된 것도 있다. 1913년에 조선광문회에서 활자화하여 간행함으로써 이 책이 널리 알려졌으며, 1990년에 도서출판푸른산에서 해제를 덧붙여 조선광문회본을 다시 영인 출간했다.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 楊普景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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