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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100주년에 생각하는 표준어와 방언과 신조어 한글날 100주년에 생각하는 표준어와 방언과 신조어 올해는 한글날 100주년이라고들 한다. 시작은 1926년, 일제강점기에 조선어연구회가 정한 '가갸날'이다. 훈민정음 반포 480돌이 되는 해였다. 이 날이 1928년 '한글날'로 이름을 바꿔 오늘에 이르렀다. 지금의 한글날은 양력 10월 9일이다.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80돌이기도 하다.한 세기 동안 한글은 제 몫을 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1997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되었고, 한글의 과학성은 세계가 인정한다. 글자에 대한 관심은 말로도 이어진다. 2021년 9월 옥스퍼드 영어사전 업데이트에서 한국어 유래 단어 26개가 새로 실렸다. '한복'과 '반찬'이 그때 오른 말이다. 그 뒤로도 2024년 12월에 '판소리'를 포함한 7개가 올랐고, 최근에.. 2026. 10. 8.
별에게 / 이상집 별에게 / 이상집별 하나가 떨어질 때 소원을 말하지 않고 이유를 물어본다 왜 태어났고 왜 사랑했고 왜 아직 놓지 못하는지 산다는 것은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견뎌내는 것인가 사랑은 함께 있음보다 함께 못함으로 그리움으로 남는 것인가 별은 멀리 있어 아름답고 사랑은 가까이 있어 아픈 것인가 오늘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울지도 웃지도 못하는 마음을 다독인다 별이 진다 시집 「나를 찾아가는 길」2024, 중에서 시인 이상집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한국 폴리텍대학을 졸업했다. 《시와시학》에서 등단했으며, 한국 시인협회 회원이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시 〈내 마음에 개나리가〉 수록되었으며, 시집으로는 「꽃 피었소」,「나를 찾아가는 길」, 「마음을 보았소」가 있다. 2026. 10. 7.
가을 빛으로 붉게 물드는 기강 댑싸리 가을 빛으로 붉게 물드는 기강 댑싸리 어쩜이렇게 때를 맞춰물들까 약속이나 한듯.. 한 발 앞선 녀석들어서오라 하면서... 기강나루에 댑싸리가둥글둥글 몸을 여미고 서 있다. 가는 가지마다 다닥다닥 붙은 잎들이푸른빛을 내려놓고붉은빛을 하나씩 토해낸다. 옛날에는 베어 말려마당을 쓸던 빗자루였는데 이 가을, 댑싸리는빗자루 대신 붉은 몸으로나루의 가을을 쓸고 있다. 나도 한 계절댑싸리처럼가을을 쓸고 싶다 2026.10.3 의령 "기강꽃축제"에서 River Flows in You / Yiruma > 2026. 10. 6.
[현장 스케치] 2026 의령 기강 리치꽃축제를 다녀와서 [현장 스케치] 2026 의령 기강 리치꽃축제를 다녀와서 가을빛이 점차 짙어지는 계절, 계절 꽃도 즐기고 예쁜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볼 겸 의령 기강 리치꽃축제 현장을 찾았다. 지난 화요일에 이어 어제 울산으로 오는 길에 마음에 남아 다시 한번 찾았다.축제장이 위치한 곳은 낙동강 본류와 남강이라는 두 거친 물줄기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갈림목이라 하여 예부터 ‘기강(岐江)’이라 불리던 곳이다. 두 강이 만나는 비옥한 물길에는 기강나루(岐江津)가 있어 수륙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했고, 무엇보다 임진왜란 당시 홍의장군 곽재우 장군이 육지에서 왜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역사적인 ‘기강전투’의 현장이기도 하다.이러한 역사적 숭고함을 담아 조성된 공간이 바로 ‘호국의 숲 친수공원’이다. 커다란 두 물줄기가 품은 .. 2026. 10. 4.
한글, 빛을 받다 1446년 훈민정음 반포부터 우리말 수난사와 오늘까지 한글, 빛을 받다1446년 훈민정음 반포부터 우리말 수난사와 오늘까지 말과 글이 달라 전하고자 하는 뜻을 제대로 펴지 못하는 백성을 가엾게 여긴 세종. 세종은 백성을 위한 새 문자를 창제하고, 그 원리와 사용법을 설명한《훈민정음》을 1446년 세상에 내놓았다. 오늘날 우리가 한글이라 부르는 문자의 탄생이다.세종의 뜻과 더불어 한글의 우수성과 소중함을 되새기는 날이 바로 한글날이다. 2026년은 훈민정음 반포 580주년이자 1926년 처음 시작된 ‘가갸날’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국립한글박물관)한글이 탄생한 이후 일제강점기의 언어 탄압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우리말과 글을 지키기 위해 이어진 노력과 한글날의 변화 과정을 되짚어본다. 1446년: 한글날의 뿌리, 훈민정음 반포세종 28년(14.. 2026. 10. 3.
해바라기 그늘에 얼굴을 두지 말고 해바라기처럼 태양을 바라보라. 그러면 그림자는 너의 뒤로 떨어진다.- 헬렌 켈러 (Helen Keller) - * * * * * "빈센트 반 고흐에게 해바라기는 단순한 식물이 아니었다. 지독한 고독과 광기 속에서도 결코 놓지 못했던 삶을 향한 열망이자, 영혼 깊은 곳에서 태워 올린 찬란한 노란빛이었다. 시들어가는 순간조차 태양의 형상을 닮아있는 그 꽃은, 사명에 온몸을 던진 예술가의 초상과도 같았다." 2026. 9. 27.
골목이 길다 골목이 길다 오늘따라 엄마의 걸음이 힘들어 보인다. 실버센터 차를 타러 나가는 길, 엄마는 골목 벽을 따라 이어진 안전바를 한 손으로 붙잡고 다른 팔은 내게 맡긴 채 한 발 한 발 걷는다. 몇 걸음 옮기고는 멈춰 숨을 고르고, 다시 몇 걸음, 또 멈춤. 예전에는 아무렇지 않게 오가던 골목이 이제는 한 번에 건너기 힘든 바다가 되었다.“골목이 참 길기는 길다. 문디, 이런 집을 사가꼬?”힘이 드니 애꿎은 집을 탓하신다. 골목 안쪽 우리 집에서 큰길까지는 제법 거리가 된다. 평소에 좀 길다고 느끼던 길인데, 엄마의 느린 걸음에 맞추다 보면 나 역시 그 길이 아득해진다.“엄마, 힘드나?”“괜찮다.”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안전바를 쥔 손가락 끝에는 하얗게 힘이 들어가 있다.골목 한쪽에는 담장이 무너진 빈집이 있.. 2026. 9. 23.
우리에게 고향은 / 김규원 우리에게 고향은 / 김규원 큰 맘 먹고갈 적마다달라지는 고향은더 이상 가보는 곳이 아니다차라리고향은 놔두는 곳이다누군가는 잃을 수 있으나아무라도 잊을 수 없는 보석상자 언제나 고향은셀렘과 안타까움이 숨 쉬는 곳,그렇다소풍 놀이 보물찾기기처럼 숨겨진 곳이다별빛에 숨어 있다가달빛 그림자에 실루엣 모습을 드러내는 것 그리고 가만히꿈속에 난 길로 찾눈 곳이다손잡고 함께 찾는 이가한때 사랑했던 사람이기를꿈 깨어서라도 바라는 심정고향, 그 생각만으로도그리운 눈물 괴는 심연 * * * * * * * 고향은 돌아가는 곳이 아니라, 돌아갈 수 없는 시간까지 품고 있는 곳인 것 같다. 세월 따라 풍경은 달라지고 사람도 떠난다. 익숙했던 길은 넓어지고 논밭에는 새로운 건물이 들어서기도 한다. 그래서 오랜만에.. 2026. 9. 23.
이산가족을 만난 기분 이산가족을 만난 기분 시집을 내면서 뜻밖의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다. 그중에서도 가장 반가운 것은, 그동안 인연을 맺었던 분들에게 다시 안부를 전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직장과 교회,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며 알고 지내던 분들, 신세를 지고 도움을 받았던 분들, 함께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가며 힘을 모았던 분들, 마음이 잘 맞아 의기투합했던 동지들…. 연락이 끊겼던 이들에게도 시집을 보내며 오랜만에 소식을 전할 수 있었다. 다행히 전화번호가 바뀌어도 이름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간직해 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번호부에 남아 있지 않았다면 기억에서도 멀어졌을 사람들을, 여기저기 수소문해가며 하나둘 다시 찾을 수 있었다. 축하한다며 인터넷으로 시집을 직접 사겠다는 지인들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2026. 9. 22.
벌초를 하며 벌초를 하며 추석을 앞두고 벌초할 생각을 하니 부담이 된다. 정확히는 벌초가 아니라, 벌초를 해낼 내 팔이 걱정이다. 얼마 전부터 왼쪽 팔이 올라가지 않아 병원을 찾았으나 엑스레이로는 원인을 알 수 없어서 정밀 검사를 해보자는데, 정밀 검사는 다음으로 미루어 둔 상태다. 솔직히 올해는 벌초를 건너뛰고 싶었다. 벌초 대행하는 사람에게 맡길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자하면 동생은 혼자서라도 예초기를 짊어 지고 나설 것이다. 결국 둘이 산소 벌초하러 나섰다. 여느 때와는 달리 무거운 마음이다. 산길을 오르며 문득 드는 생각이다. 왜 해마다 예초기를 메고 이 산을 오르는가. 선영이 있으니 명절 앞에 묘역에 난 풀을 베고 단장한다는 것이 그동안 당연했다. 그러나 이 당연함도 영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장례 풍속이 바뀌.. 2026. 9. 21.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보이지 않는 길 위에서 | 차 례 | 머리말 _ 4 1부 빛이 오는 길 눈부심 _ 13 프레임 밖 _ 14 셔터 앞에서 _ 15 지구별 한 모퉁이의 환한 기척 _ 16 봄비 _ 17 여정餘情 _ 18 원추리꽃 _ 19 구절초 _ 20 노랑할미새 _ 21 벽을 읽는 법 _ 22 옥상 화단 _ 24 단풍 _ 25 잔향殘香 _ 26 기다림의 미학 _ 27 2부 길과 몸의 시간 결 _ 31 분수령 _ 32 기울던 _.. 2026. 9. 19.
엄마 TV 엄마 TV 엄마 방에는 두 개의 텔레비전이 있다. 큰 것 하나, 그리고 그 곁에 소박하게 놓인 17인치 액자 모니터 하나. 엄마는 화려한 세상이 쏟아지는 큰 화면보다 작고 조용한 ‘엄마 TV’를 들여다보신다. 시작은 구순연이었다. 아흔 번째 생신에 틀어드릴 영상을 만들며 서랍 속 사진들을 꺼냈다. 흑백사진 속 희미한 얼굴에서부터 최근의 실버센터 일상까지, 어느 사진에서든 화면의 중심에는 엄마가 있었다. 잔칫날 사진 한 장 한 장이 화면에 번져갈 때마다 웃음 끝에 숙연함이 감돌았고, 이모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 뒤 사진을 더 보태 삼십 분 남짓한 영상으로 엮어 액자 모니터에 담았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곧바로 엄마의 일생이 흘러나오도록.화면이 바뀔 때마다 엄마는 사람들의 얼굴을 지그시 들여다보신다. 아.. 2026. 9. 17.
Sylvie Vartan - La Maritza (1968) Sylvie Vartan - La Maritza (1968) 마리짜 강변의 추억오랜만에 실비 바르땅의 "La Maritza"를 다시 듣는다. 젊은 날에는 그저 곡의 애잔한 선율과 그녀의 목소리가 좋아서 들었던 노래다. 가사가 무슨 뜻인지, 마리짜가 어디에 있는 강인지도 잘 몰랐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에야 이 노래가 어린 시절 고향을 떠난 한 사람의 기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리짜는 실비 바르땅이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낸 불가리아의 강이다. 여덟 살 때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떠난 그녀에게 마리짜는 단순한 강이 아니었을 것이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과 그곳에 남겨둔 사람들, 그리고 한때 자신의 것이었던 풍경이 모두 그 강에 포개져 있었을 것이다. 노래는 마리짜를 세느강과 나란히 놓는다. 지.. 2026. 9. 15.
새날. 새롭게 살자 - 죽성성당 - 매일 떠오르는 태양,그러나 어제의 태양은 아니다. 새날이 선물로 주어졌다.오늘도 새롭게 2026. 9. 14.
시집을 나누던 저녁 시집을 나누던 저녁 시집을 냈다는 소식을 들은 지인들이 출판기념회는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무슨 출판기념회까지 하나 싶었다. 요즘은 청첩 문자 하나 받는 것도 부담스러운데, 시집 한 권 냈다고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것도 내키지 않았다. 그냥 책을 내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한 권씩 건네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이번 일의 의미를 그냥 지나치기도 아쉬웠는데, 가족들이 조촐한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특별한 격식은 없었다. 가족들에게 시집을 한 권씩 나누어 주고, 큰손녀가 자기 시를 읽었다. 작은손녀의 시는 며느리가 대신 읽어 주었다. 손녀들이 준비한 선물도 받았다.음식을 앞에 두고 긴 이야기를 하면 밥맛도 떨어질 것 같아 소회도 간단히 했다. 사진 몇 장 찍고 곧바로 식사를 했다. 밥을 먹으면서 이.. 2026. 9.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