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4대강 사업의 문제 집결판이자 백서

2010. 10. 7. 06:01이래서야/4대강 난도질

 

 

국감, 4대강 사업의 문제 집결판이자 백서
2010 국정감사 첫번째 주, 돌아보기 / 2010-10-08 

 

 

 


2010년 국정감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국회의원에게는 시즌이라는데, 환경단체로서는 좀 보고있자니 슬픈 한 주 였습니다. 결국 환경단체가 주장했던 모든 사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대운하로 가는 수순이나, 홍수 피해 가중이나, 부실한 사전조사(문화재 지표조사), 정치적 중립을 요하는 국가기관의 조직적 개입으로 민주주의 후퇴, 예산 낭비 등. 보고있자면 가슴아프고 답답한 현실입니다.

소통을 거부하는 정부는 홍보라는 이름으로 공무원을 동원하고, 관계된 사람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좌절만 하지 않겠습니다. 슬퍼하지도, 외로워하지도 않겠습니다. 국민들은 아직까지 4대강 사업에 대해 우려하고 있고, 자연은 아직 살아날 가망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 허구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당인 이범관 의원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했는데요, 이 의원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수질개선인데, 3조4000억원의 예산을 들여서 수질개선이 된 게 없다”면서 “4대강 사업에 따른 보상 상황을 보면 오염 원인인 공장·축사·음식점 등 대지를 매수한 것은 8.1%밖에 안되고, 오염물질이 없는 임야·전답을 76%나 매수했다. 한심한 짓을 했다”고 꾸짖었습니다.

여당 의원의 입에서 참 재미있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4대강 사업은 도대체 어떤 사업이길래 2010년 국감의 첫번째주를 뜨겁게 달구고,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을까요?

야당이 4대강 국감이라고 공세를 쏟는데 과연 4대강 국감이라는지 확인해봐야겠습니다.


1. 대운하 사업의 전초전 - 민주당 김진애, 김재윤 의원

 

▲ 민주당 김진애, 김재윤의원이 대구는 항구도시?라는 자료를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습니다. ⓒ 연합뉴스


대운하의 망령이 다시 판치고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는 관련된 문건을 공개했는데요, 내륙지역인 대구와 구미를 항구도시로 추진한다는 내용입니다. 이 보고서에서는 대구와 구미를 '바다와 하천이 만나는 항구 구간과 대형 산업 단지를 통과하는 하천구간'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는 대구와 구미를 내륙 항구로 만들겠다는 것이고, 4대강 사업이 바다와 육지로 배가 통과 할 수 있는 사실상 운하 준비 사업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것입니다.


2. 홍수 피해 가중 -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 민주노동당 홍희덕의원 ⓒ 연합뉴스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원의 지난해 12월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의 4대강 사업을 ‘토목공학적 접근’으로 규정하고 “4대강 사업만으로는 급증하는 홍수량을 감당하기에 무리가 있으며 이러한 치수 사업에서 벗어나 보다 항구적인 대안들이 적극적으로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 엉터리 문화재 지표조사 - 민주당 정장선, 전혜숙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

4대강 사업 구간인 경남 양산 물금에서는 지표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조선시대 제방이 발굴조사에서 확인 되었고, 금강 5공구 지역은 발굴조사 전 조사지역이 훼손되었습니다. 또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여주 영릉)과 안동 하회마을, 병산서원의 경관이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으로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큰데도 문화재청이 이를 묵인하고, 방조하고 있다고 질타했습니다. 문화재 지표조사를 4대강 유역의 1~2%만 실시했으니 형식적이었겠지요.

 

4. 국가기관의 조직적 개입으로 민주주의 후퇴

   1) 공정거래위원회 - 민주당 우제창 의원
 

▲ 민주당 우제창의원 ⓒ 연합뉴스


공정위의 입찰질서 공정화에 관한 지침을 보면 과거 3년간 입찰담합으로 벌점 누계가 5점을 초과한 사업자가 입찰 담할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 입찰참가자 자격 제한 요청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벌점 누계가 각각 7.5, 9.5인 에스케이건설과 대우건설은 애초에 자격미달 업체였다"고 우제창 의원은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위가 이 지침을 의도적으로 외면하고 있다"며 "국민혈세로 이윤을 남긴 업체들이 다시 몰려다니며 입찰 서류를 내고 있는데도 공정거래위가 가만히 보고만 있었던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검사 결과 공개를 촉구하며, 공정거래위는 지금까지 조사중이란 답변으로 진행상황이나 결과 발표시점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2) 중앙선거관리위원회 - 민주당 김충조, 문학진 의원

6.2 지방선거 당시 선관위의 조직적 동원 등으로 관권선거 논란이 있었는데요,사실상 이것이 사실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중앙선관위가 6.2지방선거에서 4대강 관련 주장을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행위'라고 확대해석해 반대 입장의 종교/환경/시민단체 등의 발을 묶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행정안전부는 4대강 사업 홍보를 내세우고 있는 5개의 비영리 민간단체에 지원금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3) 수자원공사 - 민주당 김희철, 백재현 의원

 

         - 수돗물 값 인상 논란

4대강 사업으로 물값이 인상 될 것으로 보입니다. 7일 수자원공사 국정감사에서 수공이 지난 7월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보고서 '부채관리종합대책'이 공개되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수공은 2조9천억원이던 부채가 2014년까지 15조원까지 급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12년과 2014년에 각각 5% 수준의 수도요금 인상이불가피하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한 국회예산정책처가 지난 해 11월 작성한 <2010년도 예산안 분석> 보고서에서도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참여시 공사 재무전망(2009년~2014년)에 따르면 2013년 이후부터는 금융비용이 매년 4천억원 가량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4대강 주변지역 개발에서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정부의 재정지출 증가가 예상된다"며 "또한 수도 등 공사의 기존 사업들의 사용자에 징수하는 요금에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 친수구역 특별법

4대강 사업을 추진하면서 수자원공사에 8조원을 전가시키고, 이 부채를 정부가 책임지기 위해 친구수역 특별법이란 해괴망측한 법을 올 1월 한나라당 백성운 의원이 발의했습니다. 이 법은 '4대강 친수구역 개발 권한을 수자원공사가 같는다'라는게 주요골자 입니다. 부실한 수공이 친수공간을 개발하면 부채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점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민주당 백제현 의원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890억원에 불과한 수자원공사가 수변개발, 각종 택지, 산업단지 개발 등을 통해 8조원을 갚기 위해서는 수백년이 걸릴 것”이라며 “자신의 해왔던 역량을 살펴봐서 짊어질 수 있는 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5. 쓸곳에 예산을 씁시다.


   1) 엉터리 마스터플랜 - 민주당 강기정, 김우남 의원,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

잦은 계획변경도 국감장에서 질타의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4대강 사업 준설토 처리계획을 분석한 결과, 준설대상 62개 공구 중 지난해 발표된 마스터플랙 준설계획과 실제 준설량이 일치하는 곳은 7곳에 불과하다고 밝혔습니다. 수계별로는 한강이 당초계획보다 25%, 금강 18.3%, 영산강이 9.4% 늘어났고, 낙동강은 7.2%가 줄어드는 등 변경이 많았습니다. 또한 정부가 지난해 11월 고시한 4대강 사업 실시설계는 올해 1월 처음으로 변경된 이후 지난 8월까지 32차례나 바뀌고, 보의 높이가 바뀐곳(함안보 등) 6곳이나 되었습니다.
마스터플랜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공사 시행 중에 바뀌는 판이니, 아무리 홍보를 해봐도 누가 믿을까요?


   2) 농업기반시설 예산 대부분 반토막 - 민주당 김우남 의원, 자유선진당 류근찬 의원

4대강 사업 예산이 다른 예산을 블랙홀처럼 다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리시설 개·보수, 배수 개선, 대단위 농업개발, 다목적 용수개발 등 생산기반 정비 사업 예산은 대부분 반토막 났습니다. 농사를 사실상 정부에서 포기하고 있다고 의원들은 주장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다른 의원은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 정작 필요한 D, E 등급의 노후화된 저수지가 아니라 4대강에 있는 붕괴위험성이 적은 C 등급 이상의 둑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3) 물이용 부담금 전용 -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국회 환노위의 환경부에 대한 국감에서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은 “상수원 보호를 위해 각종 규제를 받고 있는 상수원 주민과 자치단체에 대한 지원 등을 위한 물 이용부담금은 ‘자주재원’으로 국가예산이 아니고, 4대강 예산에도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하지만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돈으로 ‘보 설치 전후 수생태계 영향평가 연구’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4) 예산 전용 - 민주당 조영택 의원

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4대강 사업 예산 8320억원 중 시설비에서 토지매입비로 2746억원을 과다하게 전용하고, 국가하천정비사업 시설비 등에서 79억원을 전용해 홍보비로 집행했다”며 “국회의 예산심의 확정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 의원은 “올해 결산국회에서 4대강 사업 시설비 과다 전용 등 시정 요구사항이 의결된 만큼 이들 문제점에 대한 실태 파악 점검 후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4대강 검증특별위원회 설치가 절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글 : 안철(대안정책국)
      담당 : 대안정책국

 

      환경운동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