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반장비 / 헬밋

2011. 5. 18. 00:16山情無限/Climbing

 

 

등반장비 / 헬밋

 

 

 

 

 

 

▲ 페츨의 초경량 모델 메테오르. 세 개의 회전식 스위치를 돌리는 조작만으로 조임 끈을 조정할 수 있어 편리하다. 260g
·빙벽을 오르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여러 등반장비 가운데 헬밋이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안전벨트나 로프의 성능은 등반기량에 약간이나마 영향을 미칠 수 있겠지만, 헬밋의 유무는 큰 상관이 없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등반시 헬밋의 착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헬밋의 용도는 단순하다. 착용자의 머리에 가해지는 모든 형태의 충격을 완화하여 손상을 입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그 쓰임새의 전부다. 때문에 헬밋은 등반뿐 아니라 산악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팅, 오토바이를 탈 때도 반드시 착용해야하는 기초적인 보호 장구로 꼽는다.
 
인간의 머리는 1.5kg에 불과한 해면질의 신경조직인 뇌를 보호하기 위한 여러 가지 장치로 구성되어 있다. 외부의 충격을 일차적으로 완충시키는 머리카락과 그 밑에 자리한 얇은 피부, 단단한 1cm에 두께의 머리 뼈, 뇌 둘레의 유동성 체액 등이 모두 뇌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턱 관절과 목뼈도 운동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장치만으로는 과격한 아웃도어스포츠의 충격 위험에서 뇌를 보호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암벽을 오르는 등반자가 추락해 바위에 부딪치거나, 위에서 떨어지는 돌을 피하지 못해 정통으로 맞았다고 가정해보자. 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십중팔구 부상을 당하게 될 것이다. 다행히도 다친 곳이 팔, 다리 같은 곳이라면 신속히 후송해 적절한 치료를 하면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뇌는 일단 한 번 손상되면 돌이킬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생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공인 기관의 인증제품 사용해야
 
▲ 에델리드의 올트라라이트 헬밋. 전형적인 고전 스타일의 제품이다. 410g.
이러한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하며 미리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고, 인간의 힘으로 대처하기
힘든 어쩔 수 없는 상황일 때가 많다. 때문에 사전 예방책을 강구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인데, 머리
보호를 위한 자구책으로는 헬밋 착용이 유일한 수단이다.
 
등산용 헬밋은 반드시 국제산악연맹(UIAA)에서 인증하거나 국내 공산품 안전규격을 통과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페츨(Petzl), 에델리드(Edelrid), 캠프(Camp), 그리벨(Grivel) 등 유명 브랜드 제품은 모두 믿을 수 있는 안전도를 지녔다. 일부 국산제품이 나돌고 있지만 안전도가 확인되지 않아 사용시 주의를 요한다.
 
 
국내에서 정식으로 유통되는 제품들은 모두 산업자원부 산하 한국생활용품시험연구원의 ‘운동용
안전모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들이다. 이 검사는 헬밋이 외부의 충격을 얼마나 잘 흡수하고 견디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충격흡수성과 내관통성이 합격의 중요한 기준이 된다.
 
▲ 페츨의 에크린 록 헬밋. 회전식 조절정치를 이용해 사용이 편리하며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475g
충격흡수성은 35±2℃, 상대습도 60±5% 상태에서 4시간 이상 유지(고온처리)한 헬밋과 -20±2℃에서 4시간 이상 유지(저온처리)한 제품을 각각 머리 모형에 씌우고, 상온에서 1분 이내에 머리 중앙부 및 앞 머리부에 질량 5±0.02kg(선단경도 로크웰경도 40 이상)의 반구형 충격물체를 2m 높이에서 낙하시켰을 때 머리 모형에 가해지는 충격력을 측정하며, 이 때 모형에 전해지는 충격이 10KN(약 1톤의 무게) 이하가 되어야 한다.
 
내관통성은 충격흡수성 시험과 같은 조건에서 헬밋 중앙부로부터 50mm 이내의 4곳(각 지점의 거리 3cm 이상)에 충격물체(질량 1.5±0.02kg 로크웰 경도 45도 이상의 강재로 곡률 반경이 0.5mm 이하에 각도가 60도인 원추형 끝을 가진 막대 모양의 충격물체)를 낙하했을 때 헬밋 본체의 내면이 머리 모형에 닿지 않아야 합격이다.
 
 
 
턱걸이끈은 각부에 균열, 파손, 떨어짐 등의 이상이 없고, 신장량이 25.0mm 이하라야 통과된다.
한국생활용품시험연구원의 등산용 헬밋 검사 기준은 UIAA와 유사하며 오히려 더 강력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본체와 충격흡수 부분 일체화
 
▲ 캠프사의 헬밋 스타텍. 인간공학적 디자인이 돋보이는 최신형 제품으로 착용감이 뛰어나다. 395g
등반용 헬밋은 용도에 따라 암벽용, 빙벽용, 전천후용으로 구분이 가능한데, 우리는 하나의 헬밋으로 사계절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암벽용으로 적합한 헬밋은 가볍고 밀착감과 통기성이 좋은 것을 최고로 꼽는다. 빙벽용 역시 가볍고 잘 맞아야하며 발라클라바와 헤드램프 착용이 쉬운 것이 좋다.
 
빙벽용으로는 파이버글라스나 카본 재질의 헬밋을 많이 사용하는 추세다. 전천후용 헬밋은 그야말로 어디서나 적용이 가능한 모델로 많은 이들이 애용하는 고전적인 형태의 플라스틱 제품을 말한다.
 
헬밋은 크게 외피를 형성하는 본체와 충격흡수 부위, 머리 고정 장치라는 세 부분으로 구분된다.
본체는 외부의 충격을 넓게 분산시키고 흡수해 머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최소화시키는 역할을 하며, 흔히 플라스틱이라고 불리는 폴리에스터 소재를 사용한다. 충격 흡수 부위는 말 그대로 충격을 흡수하는 부분으로 스티로폼 소재를 주로 쓴다.
 
최근에 생산되는 정통 스타일의 헬밋은 충격흡수력이 뛰어난 강화 폴리카보네이트를 본체 소재로 사용해 안전성과 내구성이 뛰어나며 활용도가 높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은 많은 부분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겁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 그리벨의 캡 카본 헬밋. 새로운 디자인과 첨단 소재를 사용한 최신형 제품. 안면 보호용 바이저와 목부위 프로텍터를 장착한 제품도 있다. 335g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던한 스타일의 최신 제품은 구형 헬밋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무게와
착용감을 소재의 변화를 통해 크게 개선했다.
 
경량화의 비밀은 압축강화 발포수지와 얇은 외피를 접착시켜 본체와 충격흡수 부분을 일체화시킨 것. 이들 신형 제품도 외피의 경도에 따라, 페츨 엘리오스(Elios) 모델과 같은 단단한 외피(Hard Shell) 제품과 그리벨의 캡(Cap)처럼 부드러운 외피(Soft Shell)의 제품으로 양분되고 있는 추세다.
 
대표적인 경량 모델은 페츨사의 ‘메테오르’로 무게가 240g과 260g으로 구식 헬밋의 60%밖에 되지 않는 가벼운 제품이다. 같은 회사 제품인 에크렝 록(Ecrin Roc) 모델의 무게가 475g이나 되니 얼마나 가벼운지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오랫동안 쓰고 있어도 무게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다.
 
헬밋 내부의 밴드와 턱끈은 헬밋을 머리에 고정하는 중요한 장치다. 내부 밴드는 그물 형태의 테이프로 머리를 감싼 다음 뒤쪽에서 사이즈를 조절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나, 테이프 대신 부드러운 압축발포수지를 사용한 제품도 있다.
 
최신형 제품은 턱걸이와 머리조임끈을 미세하게 조작할 수 있어 착용감이 크게 개선됐다. 회전식 스위치를 이용해 간단한 조작으로 자신에 맞는 사이즈로 조정할 수 있게 했다. 덕분에 구식 제품에 비해 숨쉬기도 편해졌고 머리가 조이는 것도 많이 개선됐다.
 
 
 
헬밋은 어떠한 스타일의 조정 장치를 사용하든 머리에 정확하게 착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시야를 가린다고 뒤로 삐딱하게 쓰거나 턱끈을 제대로 조이지 않으면, 외부의 충격에 헬밋이 벗겨질 수 있다. 또 충격이 연속적으로 가해질 때 헬밋이 벗겨진 상태로 2차 충격을 받으면 머리가 손상될 위험이 크니 주의해야 한다.
 
 
최근 출시되는 헬밋은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여러 가지 보조장치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여름 직사광선을 받아 헬밋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환기구를 내기도 했고, 야간등반시 헤드랜턴을 고정시키는 클립이 달린 것도 있다. 제조회사에 따라 낙빙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하는 투명한 수지로 제작한 바이저, 목 부위를 보호하는 프로텍터를 부착할 수 있는 제품도 나왔다. 겨울철에는 보온을 위하여 환기구를 닫는 장치가 고안된 제품도 있다.
 
▲ 카본 재질을 사용한 HB의 최신형 헬밋. UIAA 내관통성 기준의 10배에 달하는 강도를 지녔다. 최고의 안전도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가벼운 고급형 제품이다. 300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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