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8. 4. 20:58ㆍ카테고리 없음
좀 쉬세요 / 백창우
쉬고 싶은 만큼 쉬다 가세요
사는 게 힘들지요
뭐 좀 해볼려고 해도 잘 되질 않고
자꾸 마음만 상하지요
모두 일 다 미뤄두고 여기 와서 좀 쉬세요
읽고 싶던 책도 맘껏 읽고
듣고 싶던 음악도 맘껏 듣고
어둑해지면 나랑 같이
술이나 한잔 해요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고
전화도 없고 텔레비젼도 없고
여긴 없는 게 많아서
그런대로 지낼만할 거예요
아무 때나 자고 싶을 때 자고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것 하나만 해도
쉬는 값은 하지 않겠어요
좀 쉬세요, 그러다 고장나요
한두 해 살다 그만둘 게 아니라면
이따금 세상에서 한발짝 물러나
숨을 좀 돌릴 필요가 있지요
백창우
시인, 작사, 작곡가, 음악 프로듀서
본명은 백남욱. 1960년 의정부 출생
어린 시절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서 잠시 보내다가, 성남으로 이사를 가게 된다.
강제철거를 당하고 서울에서 쫓겨난 도시 빈민들이 모여 살던 성남에서 광주 대단지
사건을 겪었고, 이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살아남아 이후의 삶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목사가 되기위해 신학대학에 진학하였지만 딱 한 학기 다니고 중퇴했다.
1980년에 가수 강영숙의 '사랑'을 작사, 작곡하면서 본격적으로 작곡가로 데뷔,
'노래마을'이라는 어른들의 노래패를 이끌었다. '굴렁쇠'라는 어린이 노래패를
조직하여 2015년 현재까지 지도 선생님으로 굴렁쇠를 이끌고 있다.
노래마을의 '우리의 노래가 이 그늘진 땅에 한 줌 햇볕 될 수 있다면',
김광석의 '부치지 않은 편지', 이동원의 '내 사람이여', 임희숙의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
윤설하의 '벙어리 바이올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시작되고', 유익종의 '그대 가는 길',
김원중의 '꿈꾸는 사람만이 세상을 가질 수 있지', 안치환의 '겨울새' 등을 비롯한
많은 가요와 민중가요를 작사, 작곡하였다.
또한 굴렁쇠의 지도 선생님으로써 동요도 많이 작사, 작곡하였으며
전래동요를 현대 어린이들 감성에 맞게 뽑아내 앨범을 내놓기도 하였다.
2015년 현재는 민중가요보다는 동요 쪽에 집중하고 있으며,
파주에서 '개밥그릇'이라는 동요 작업실을 운영하고 있다.
굴렁쇠 아이들의 공연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인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2014년 10월에는 굴렁쇠 아이들을 이끌고 세월호
유가족들이 농성 중인 광화문 광장을 찾아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는데,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관계로 엄청나게 많은 CCM을 작곡하였다.
작품 수만 놓고 보면 훨씬 후대에 등장하는 고형원 전도사 같은 전문 CCM 찬양사역자들과
맞먹을 정도. 이러한 CCM은 특유의 역사의식과 결합되어 민중찬양이라는 한 장르를 형성하게 된다.
백창우가 지은 찬양에는 이동원의 '달리다쿰'과 안치환의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
홍순관의 '길' 등이 있다. 또한 성찬식용 찬양인 '나누기', 세족식용 찬양인 '발 씻기기 노래' 등
기독교 예식을 위한 곡들도 내놓았고, '저 두려움의 바다 너머 우리 쉴 곳 있네' 처럼
역사의식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민중찬양이라기보다는 그냥
평범한 CCM처럼 들리는 곡들도 있는데, 음반으로 발표되지는 않았다.
그동안
《겨울편지》 1994,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1994,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1996,
《사람 하나 만나고 싶다 2》 1999. 등 시집 네 권과
스스로 노래한 음반 두 장, 8장의 작곡음반을 냈다.
또
《이원수 동요집》, 《딱지 따먹기》 같은 동요 작곡집을 여러 장 냈고,
창작 동요집인 《보리 어린이 노래마을》 시리즈는
「제44회 한국백상출판문화상」 어린이 청소년 부문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