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소리없이 피니 다행이지..

2016. 3. 29. 01:52Photograph/photograph




봄은 참 부지런하기도 하다.

잠시 한눈 판 사이 꽃들로 도배를 해 놓았으니 말이다.

집 앞 공원에도.. 개울에도..






버들강아지(갯버들)

홍매와 같이 왔는데 아직도 개울가에서 서성이고 있다.

기다린거로구나. 그래, 고맙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 나태주 '풀꽃' -


봄의 전령 개나리가 꼭 그렇다.

온 산에, 들에 떼지어 합창하듯 피니 무더기금으로 넘어가지만

자세히 보면 예쁘다. 눈이 부시도록 예쁘다.






봄꽃만 예쁜가? 새 순도 예쁘고 찬란하다.








붉은 장미처럼 강렬하지도, 벚꽃처럼 화사하지도 않지만

'영원불변한 사랑'이라는 꽃말을 가진 산수유도 오래 참고 기다린듯 하다.

오늘 내일 하다가 비 오고, 바람불어 곁에 가지 못했더니

그 사이 기력을 잃고 노란빛이 바랬다.

벌써 꽃 진 자리 잎이 돋아나고 있다.







붉은 동백, 흰동백도 앞다투어 피었다.








그저께만 해도 고고한 모습으로 공원을 밝히더니

그새 꽃잎이 시들고 힘없이 떨어진다. 대세는 기울었지만

아직도 싱싱한 녀석.. 가상하기는 하다만..






화무십일홍 인불백일호 (花無十日紅 人不百日好)

아무리 아름다운 꽃도 열흘 이상 고운 자태를 유지하기 어렵다.

혹 한 달을 유지한다해도 결국 추한 모습으로 사라지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네 인생도 마찬가지다. 절세가인의 아름다움도 몇 년을 유지하기 어렵고,

절대 권력자도  때가 되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마련이다.


 국해의원 몇 명 내편 만들어 보겠다고 대명천지에 

궤변으로 국민을 우롱하던 그 뻔뻔한 모습을 보지 않았는가? 

 그들은 날강도고, 정치모리배에 지나지 않는다. 입만 열면 국민, 국민..

국민을 위해서라지만 그들이 내뱉는 말은 거꾸로 생각하면 거의 맞다.

그들의 권력을 향한 탐욕 속에 국민들은 이용해야 할 대상일뿐이다.

올 봄 국민들의 입맛마저 떨어지게 만든 새XX당 공천과정을 일부나마 엿보지 않았는가!

 명색이 국민의 대표를 뽑는 일을 앞두고도.. 국민이 안중에 있는 걸로 보이던가?

 한 마디 한 마디 내뱉는 말이 얼마나 거만하고 음흉하고, 안하무인인지를..

 어느 한 곳 국민들의 생각이 낄 틈이 눈꼽만큼이라도 있어 보이던가?

권력 앞에서 비루(鄙陋)한 정치꾼들의 일상!





봄의 전령들은 벌써 떠날 채비를 하는데..

바톤을 이어받은듯 벚꽃은 이제 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한다.

또 한동안은 벚꽃이 사람들과 놀아줄 모양이다.




‘벚꽃이 피기를 기다리다 문득 당신께 편지 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 않더라도 오래전부터 나는 당신께 한번쯤 소리나는 대로 편지글을

써보고 싶었습니다. 막걸리 먹고 취한 사내의 육자배기 가락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내게 무슨 깊은 한이 있어 그런 소리가 나오겠습니까?’

....

‘그날 내가 보았듯이, 벚꽃도 불탄 검은 자리에서 피어나는 게

더욱 희고 눈부시리라 믿습니다. 물론 그게 당장일리 없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만 접습니다. 처음 쓰고자 했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소리도 너무 요란하고

더군다나 금방 읽기에는 길고 지루한 편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당신은 여인이니 부디 어여쁘시기 바랍니다.’


윤대녕의상춘곡』中












이번 토요일(4/2)에는 또 한번 난리법석이 날 것 같다.

무거천에서 8번째 '궁거랑벚꽃한마당' 축제를 한다고 하니 말이다.

('궁거랑'은 활(弓)'처럼 휘어진 거랑(경상도 방언으로 시내,川)을 뜻한다.)

며칠 전부터 도랑도 치우고, 도랑에 낀 이끼까지 씻어내고,

한지 등도 설치하고, 곳곳에 깃발도 걸어 놓았다.


꽃은 소리없이 피는데.. 사람들은 야단법석이다.

꽃이 소리없이 피니 얼마나 다행인가!







벚꽃엔딩 / 버스커 버스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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