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2)
-
태화강 갈대
바람이 흔들면 흔들려야 함을 안다 바람에 실려온 한 사내의 아픔보다 더 아파야 함도 안다 아픈자들의 비밀한 고백을 듣노라면 더긁혀야 하고 더 생채기가 나야 하고 늪이 기억하는 아픔으로 갈대는 오늘도 잠들지 않는다 강은 이미 누웠건만 강을 거쳐온 바람과 바람이 데리고 온 사내는 밤보다 더 ..
2010.03.28 -
가을 찻집에서 그려보는 그대
가을 찻집에서 그려보는 그대 노란 은행잎이 나부끼고 담장 너머 단풍이 고운 가을이 오면 조각구름 떠가는 하늘 고운 찻집에서 가을향 물씬 풍기는 차한잔으로 그려보는 그대 돌담이 차분한 울타리를 타고 스산한 바람결에 실려오는 기억들 줄기마다 새겨진 담쟁이 잎새들 나부끼면 창 너머 아득한 ..
2009.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