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1. 29. 21:12ㆍPhotograph/photograph
산으로 가라 / 김 길 남
산으로 가라
신록의 봄은 향기롭다
여름 그 폭포수 속으로
가을은 온통 붉으러워 좋고
겨울은 눈보라가 그냥 좋다
자기가 좋아하는 계절은
해 마다 더 기다려 지겠지
괴로울 때 가라
미치도록 서러울 때 가라
외로울 때나 기쁠 때도 가라
바람불고 / 비 오고 눈 오는 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
얼굴이 아니 온 몸이 시려 오는 날
천둥치고 / 번개치고
소나기 억수로 내리는 날
하늘이 맑고
보름 달이 휘엉청 하여
영혼이 너무 고독할 때
나 산에 미쳤나봐 생각될 때까지
그때 그냥 가라
사랑하던 정
미워하던 정
속세에 묻어두고서
구름 안개 해치고 절망도 방만도
절대 용서치 않는 저기 저 산으로 가라
호남정맥을 마치며... 2009.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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