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16. 18:12ㆍPhotograph/photograph
정상에서 / 김점희
내려다보는 기쁨을 가지려면
오르는 고통을 먼저 맛 보아야한다.
홀로 서 있는 정상의 자리엔
인내하지 않으면 무너지는 나를 이겨내어
스스로 씌워야하는 아픔의 월계관이 있어
경건함이 흐른다.
망망한 바다도 하늘을 다 담지 못하고
쉬지않고 불덩이이고 다니는 태양도 세상 다 밝힐 수 없다.
내 앞에 보이는 것에 만족하며
바보같이 웃을 줄 아는 헛헛한 지혜로움으로
찬바람 된서리도 묵묵히 견디며
외롭다 않고 서 있는 바윗돌이여,
네 앞에선 울 수도 없다.
네 앞에선 넋두리도 할 수 없다.
천만년을 지켜온 침묵 앞에
반백년도 살지 못한 내가 무슨 말을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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