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숲을 아시나요 / 홍수희

2009. 12. 21. 13:07시,좋은글/詩


(백두대간 삽답령에서 화란봉 가는 길에서)
겨울숲을 아시나요 / 홍수희
      잎 지고 새 떠나간 겨울숲에는 외로움만 사는 것이 아닙니다 혼자 남아 윙윙 부는 바람만 사는 것이 아니예요 인기척에 놀라 툭, 소리도 없이 떨어지는 삭정이만 사는 것도 아니지요 아무도 모르게 꼭꼭 숨어 꽃씨가 산답니다 파릇파릇 새 순이 산답니다 부끄럽게 웃고 있는 꽃무늬도 숨어 살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내마음도 숨어 살지요 당장 보이지 않는다고 초조해하지는 말아요 희망한다는 것은 어둠속에 감추어진 그 너머를 바라보는 일이니까요 겨울숲에는 두근두근 설레는 봄날이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