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 10. 01:47ㆍPhotograph/photograph
겨울산에서 · 1
화판 쓱쓱 지워버린 눈 덮인 겨울산에서
잎 다 진 나무 사이 넉넉하게 채운 저 여백
한 발짝 뒤로 물러나 멀찌막하니 바라본다.
문득 돌아보면 오던 길 모두 묻혀버리고
아뜩한 은빛천지 앞길 새삼 막막한데
무얼 더 그려보자고 여태 여기 서 있었나.
조금 더 조금만 더 조바심치며 더칠해도
왠지 자꾸 빈틈이 남아 낙관 찍지 못하는 날
누구나 이곳에 와선 붓을 그만 놓아야 하리.
휘청 튕겨 오르며 쌓인 눈 툭툭 털고 있는
꽁꽁 언 가지 끝에 언뜻언뜻 감기는 운문
산은 또 말없음표로 속 깊은 말을 하고 있다.
/ 임 삼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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