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12. 21:33ㆍ역사/독도
아! 독도.. 그 외로운 섬 독도가 모습을 드러내자 먼 발치 연인이 나타난듯..
독도에게 / 오세영
비바람 몰아치고
태풍이 불 때 마다 안부가 걱정되었다
아둥 바둥 사는 고향, 비좁은 산천이 싫어서
일찍이 뛰쳐나가 대처에
뿌리를 내리는 삶
내 기특한 혈육아
어떤 시인은 너를 일러 국토의 막내라 하였거니
황망한 바다 먼 수평선 너머
풍랑에 씻기우는 한낱 외로운 바위섬처럼
너 오늘도 세파에 시달리고 있구나
내 아직 살기에 여력이 없고
너 또한 지금까지 항상 그래왔듯
그 누구의 도움도 바라지 않았거니
내 어찌 너를 한시라도 잊을 수 있겠느냐.
눈보라 휘날리고 파도가 거칠어질 때마다
네 안부가 걱정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믿는다
네 사는 그 곳을
어떤 이는 태양이 새 날을 빚고
어떤 이는 또 무지개가 새 빛을 품는다 하거니
태양과 무지개의 나라에서 어찌
눈보라, 비바람이 잦아들지 않으리
동해 푸른 바다 멀리 홀로 떠 국토를 지키는 섬
내 사랑하는 막내아우야.
드디어 꿈에 그리던 독도에 내려섰다
독도 / 김소양
그냥 독도인 줄 알았다
이름처럼 그저
외로운 섬인 줄만 알았다
뭍에서 절음 기름 때
다 씻어내야 받아들이겠다며
수평선을 흔들어대던 너울
무엇이 여기까지 날 데려왔는지
그 이유마저 까무룩 잊어버린
바로 그 순간
벼락치듯 펼쳐지던 암벽
아니다 아니다
도리질하며 살아온 내 앞에
심연의 바닥을 차고 올라와 우뚝 서는 독도
내 홀어머니를 닮은 섬이여
어둑살 깔리는 서울의 거리
길에서 길을 잃을 때마다
먼 메아리처럼
네가 나를 부른다
'내게로 오라, 나는 외롭지 않다'
동쪽 땅끝 표지석앞에서 족적을 남기고..
독도경비대원들과 한 컷!
太初부터 / 선정주
신라 고려가 아닌
태초부터 우리 땅 독도
神께서 천지를 지으시고
땅을 배정할 때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었다
또 그것을 중종 25년에
완성된 신증 동국여지승람의
팔도총도에 그려 놓지 않았나
고증할 지도 한 장 없이
생떼를 쓰는 왜국
대나무 하나 없는데
어찌 竹島라 하는가
본시 이름이 없고
그냥 돌섬이라 불렀다
이 말이 화음되어 독섬이 되고
글자를 붙히니
獨島가 된 것이다
이치에 맞지 않는가
독도가 뒤 땅임이
작은 마디 하나에도
핏줄이 통하고 있어
침탈의 근성을 못 버린
개들이 獨島 너를 제것이라
으르렁거릴 때
정신의 피가 솟구친다
獨島여 이제 守門將이다
다시 찾으마 독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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