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1. 00:47ㆍ山情無限/호도협&옥룡설산
옥룡설산 / 호도협과 옥룡설산 트래킹 (2/5)
○ 위 치 : 중국 운남성 여강, 호도협, 옥룡설산
○ 일 정 : 2011. 7. 31(일) ~ 8. 5(금)
7. 31(일) 울산 ~ 인천 ~ 중경
8. 01(월) 중경 ~ 여강 ~ 차마고도(차마객잔)
02(화) 호도협(차마객잔 ~ 중도협 ~ 선착장) ~ 여강
03(수) 옥룡설산 등반
04(목)~05(금) 여강 ~ 중경 ~ 인천 ~ 울산
( 날씨 : 흐렸다 갬, 가끔 비, 짙은 안개 )
8.03(수) 06:15 ~ 06:45 아침식사
07:00 ~ 07:40 이동(버스) / 호텔 ~ 옥주경천(玉柱擎天) 마을
08:00 ~ 10:55 이동(말) / 옥주경천(玉柱擎天) ~ 전죽림(箭竹林 3,670m)
10:55 ~ 11:40 점심, 등반준비
11:40 ~ 14:35 등반 / 전죽림 ~ 대협곡
14:35 ~ 15:00 정상(望雪峰, 대협곡) 체류
15:00 ~ 16:20 하산 / 망설봉(望雪峰) ~ 전죽림(箭竹林)
16:30 ~ 18:30 하산(말) / 箭竹林 ~ 玉柱擎天
18:50 ~ 19:30 이동(버스) / 옥주경천(玉柱擎天) ~ ?호텔식당
19:30 ~ 20:15 식사 / ?호텔식당
20:30 ~ 21:25 발 마사지
21:25 ~ 21:45 이동(버스) / ~ 심이호텔
지난 밤부터 온 몸이 쑤시고 약한 몸살기운까지 있다.
그렇찮아도 한쪽 무릎이 정상이 아니어서 고산이 부담스러운데
컨디션까지 좋지않아 이중고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시도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긴 그렇고.. 일단 도전해 보고
상태가 안좋으면 도중에 내려오기로 하고 호텔을 나선다.
죽고 사는 일도 아닌데 너무 무리할 필요까진 없으니까..
오늘 일정은 대략,
호텔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옥주경천(2750m)으로 가서
3시간 정도 말을 타고 마황패(3,500m)를 거쳐 전죽림(3,670m)에 도착,
전죽림에서 점심 먹고 등반을 시작하여 약 3시간 동안 노배파, 충초평,
녹설해를 거쳐 대협곡(망설봉)까지 올랐다가 전죽림으로 되돌아 와서
다시 말을 타고 옥주경천 마을로 원점회귀하는 일정으로
오전 8시에 전죽림을 출발하여 오후 6시경 하산을 완료하는데
말 타는 시간과 걷는 시간이 거의 5시간씩 걸려 전체
12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다.
오늘 등반을 하며 마주할 아직 미답봉인 옥룡설산은,
중국 서부의 가장 남단에 위치한 고산으로 히말라야 산군에 속하는
해발고도가 5,596m, 길이 35㎞, 너비가 12㎞나 되며 주봉 선자두
(扇子?,산쯔더우)를 비롯한 13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산에 쌓인 눈이 마치 한 마리의 옥빛 용이 누워 있는듯 하다하여
'옥룡설산(玉龍雪山,위룽쉐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1. 이동, 버스를 타고.. 말을 타고..
(오늘 우리를 안내 할 김수강 가이드)
여강 현지 가이드가 바꼈다.
여행에서 가이드를 잘 만나는 것도 행운이다.
좋은 가이드를 만나면 여행이 한층 풍요롭고 즐거워진다.
김 가이드.. 친절하고, 설명도 잘 해주어 좋다.
버스에 오르니 비가 내린다.
그저께 상병씨팀도 비를 많이 맞은 것 같고,
어제 갔던 팀들도 비를 만난 것 같던데..
오늘은 아침에 비가 내리니 등반할 때는 개겠지..
비가 개이기를 기대하면서도 달리는 버스 안에서
우중산행 채비를 한다.
(안개비가 내리고 있는 위주칭티엔(玉柱擎天 2700m) 도착)
(옥룡산하 제일촌, 옥주경천)
출발지, 말타는 동네 옥주경천(玉柱擎天,위주칭티엔)
고도계를 보니 해발고도가 무려 2,705m.
백두산 꼭대기 높이라면.. 상당히 높은 곳이다.
여강 시내의 평균고도가 2,100m 정도되고, 어제 트래킹한
호도협 차마고도도 2,300m를 넘지 않았는데..
그래서 옥룡산하 제일촌이라는 표지석을 세워 놓았나..
오늘 만약 최종목적지 대협곡까지 오르면
그 곳의 고도를 꼭 확인해 보고 싶은데 고도계를
세팅할 기준이 될만한 고도표시가 없으니..
(마장, 불편한 동행의 시작..)
대문 같은 입구로 들어서니 꼭 우시장같은
분위기가 펼쳐진다. 크고 작은 말, 열 두세살 남짓한
어린아이부터 70이 넘은 노인들까지 왁자지껄하다.
문을 들어서자 마자 입장권을 나눠주고 있는데
그 입장권에 타야 할 말이 정해져 있는데 사람의 체중과는
상관없이 정해진 말을 타야 한다고 하여 신경이 쓰인다.
하여, 덩치 크고 힘 좋은 녀석이 걸리기를 맘속으로 기도했다.
덩치가 작은 녀석이 걸리면 그 녀석 등에 앉아 힘들어하는
모습을 몇 시간동안 보며 갈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주사위는 던져지고.. 어떤 녀석일까?
덩치가 작은 녀석같아 큰일났다 싶었는데
일행들이 말이 큰편이다하여 마음이 조금 놓이고,
마부도 노련할 것 같아 안심이 되었는데..
생각같아서는, 덩치 큰 사람에게는 큰 말을 배정하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마부들이 그것을 원치않기 때문에 안된단다.
그래서 일어나는 해프닝도 많다고.. 말과 사람이 매칭이
되기도 하지만 몸집 작은 여자에 큰 말이 걸리기도 하고,
조그만 말에 덩치 큰 사람이 걸리기도 하는데.. 말못하는
말도 덩치 큰 사람이걸리면 아예 걷기를 거부한다고..
말에게조차 거부당하는 마음은 어떨까.. 이 경우야 말을
교체해 주겠지만 그렇지 않는한 대부분 배정된 말을 타고,
말과 공동운명체가 되어 말이 힘들어 하는만큼
말을 탄 사람도 마음고생을 해야한다.
(30분 가다 15분 휴식, 급경사지역은 조금씩 걸어서 오른다. 다행이다.)
말이 숨을 몰아 쉬거나,
가기를 멈추거나, 계속 붕붕 방귀를 뀌거나,
쌩똥을 싸며 힘들어 하면 죄스런 마음 좌불안석이 되어
마음고생보다는 몸이 힘든게 낫겠다 싶어 말에서 내려
걷고 싶기도 하지만 실제 말의 진행속도가 빨라서..
마부는 어린아이부터 나이많은 할머니까지
남녀노소 다양하였지만 모두 상당한 속보다.
(말 안장이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말도 있지만..)
그래도 모두 안전모를 씌운 후 말에 오르게 한다.
안전은 중요한 것.. 안전모가 오늘같이 비라도 내리면
모자가 젖지않게하여 또다른 용도가 되기도 한다.
(적막은 고통)
말 못하는 짐승 등에 올라
혹사당한 발자욱마다 아픈마음 새기며
한 치 앞도 안보이는 안개 속으로 뚜벅뚜벅
말은 낑낑거리지만, 한 마디 말도 없이
마부는 안개속으로 말을 몬다.
내 몸뚱이가 상대에게 부담을 준 적이
오늘같은 날 또 있었을까?
뭐라고 지껄이기라도 했으면 덜 미안했을텐데..
(아직도 갈 길은 먼데.. 안개는 오리무중)
그 악명높은 말거머리가 바닥에서도 올라오고
나무에서도 뚝뚝 떨어진다는 마황패가 어디지..
안개는 마황패가 무슨 비밀지역이라도
되는듯 아예 장막을 쳐 버렸다.
혹시 말거머리가 목에 달라붙으면
그기가 마황패쯤 되겠지..
2. 전죽림, 등반준비..
(컵라면과 김밥.. 그리고 약간의 간식을 배급받고..)
출발한 옥주경천(2,700m)에서 전죽림(3,670m)까지
거의 3시간 걸렸다. 그동안 고도도 약 1,000m나 높혔다.
말에서 내려 진창을 조심조심 걸어서 엉성한 헛간 같은 곳에 들어가니
산악가이드인듯한 꿰재재한 차림의 남자 몇 명이 있고 그 중 한 사람이
컵라면(신라면) 하나와 작은 플라스틱통에 담겨진 김밥과 과일
(방울토마토,사과,당근,일회용 커피 1개)을 넣은 봉지 하나를 건네주고,
온통 그으름으로 새까맣게 덤벅이된 주전자를 들고와서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준다.
컵라면을 먹고 있으니 뒤따라 온 사람들이 들어 닥친다.
오늘 여기까지 올라온 사람들은 성도로 들어온 10명,
우리와 일정과 코스가 비슷한 포항"D"산악회 24명,
그리고 우리팀 13명.. 모두 47명.
(아직까지 안개가 걷힐 기미가 보이지 않아..)
가이드에게 "오늘 구름이 걷힐 것 같나요?"했더니
"글쎄요.. 걷힐 것 같기도 하고, 안 걷힐 수도 있고.."
우문현답이다. 어찌 하늘의 일을 인간이 알겠는가!
전죽림(箭竹林/지엔즈린 3,670m)은 화살로 쓰일만큼
곧은 대나무가 많다고 해서 붙혀진 이름이라는데 대나무는
보이지 않고, 야생화가 천상의 화원을 이루고 있다.
(전죽림의 휴게소는 마굿간 같지만.. 주변은 천상의 화원)
아직 후미가 도착하지 않은데다
뒤따라 온 등반객들도 식사중이어서 주변에
지천으로 피어있는 야생화들을 담아 본다.
이 때만해도 카메라와 제대로 놀았는데..
(찍고, 또 찍고..)
(많은 꽃들.. 눈 맞춤하기도 바쁘다)
(오늘 야생화 탐사 나온 것은 아니지..)
3. 등반, 목표를 향하여..
(다른 팀은 이미 출발을 했는데..)
각 팀에 산악가이드 한 명씩 배정되었다.
산악가이드가 팀의 선두에 서고, 현지 가이드는 후미를 맡기로
했는데, 우리팀은 출발할 기미를 안보인다. 고산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될 수 있으면 천천히 걸어야 하는데 소중한 쓸데없이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오후 3시가 되면 그 자리에서 되돌아 오라고 하면서..
하여, 가이드에게 우리가 먼저 출발하겠다하고 산악 가이드와
우리팀 1진 7명! 대협곡(망설봉)을 향하여 장도(?)에 오른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비장한 맘으로 걷는다)
(천천히, 더 천천히..)
그저께 옥룡설산 등반을 마친 상병씨 일행이 알려준 경험담..
"무조건 천천히 걸어라", "일행중 제일 걸음이 느린 사람을 선두에 세워라",
"절대 가이드 따라 잡으려 하지말라"며 한결같이 천천히 걸으라고 조언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험자보다 확실한 선생은 없는 것 아닌가!
내달리는 선두를 불러 세우며 천천히.. 천천히 오른다.
(구름이 걷히면서 펼쳐지는 주변 풍경들.. 감탄스럽다)
(이런 돌짝밭에서도 꽃을 피우는 생명의 외경이여!)
이런 척박한 땅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꽃까지 피우다니..
생명있는 것은 경이롭지 않은 것이 없다.
(여기가 어디지? 1시간 20분쯤 오르자 넓은 초지가 나타나고)
계곡사이로 하얀 암봉 하나가 빼꼼이 머리를 내밀기에
탄성을 지르며 모두 한참동안 설산인줄 알았는데..
주변 암봉 모두가 하얗다. 석회질이 많아 암봉이 눈 쌓인
설봉같이 하얗게 보이는 것이었다.
(오늘은 망원렌즈를 빼 놓고 왔지만 그래도 상당한 무게)
사실, 이번 등반을 계획하면서 제일 신경쓰였던 것중
하나가 카메라다. 18-250mm 이 여행용으로는 안성맞춤인데,
(그 놈은 크롭바디라서.. 풀바디는 이런 녀석 안 나오나)
24-70mm과 50-500mm을 가져오니 이것만 해도 한 짐이다.
오늘은 50-500mm은 빼고 왔는데도 상당한 무게.. 그러나
카메라는 자동차 엔진같은 것. 오름길도 카메라가 있으면
힘 나는데.. 카메라가 없으면 의욕상실로 맥을 못춘다.
(구름이 걷히니 갈 방향이 보이고..)
(저건 야크 아닌가?)
해발 4,000m 이상 고산지대에서 산다는 야크를 만났다.
(옥룡설산은 야생화의 천국, 천상의 화원이었다)
(출발할 적에는 컨디션이 안좋아 고산증이 우려됐는데.. )
이제 컨디션도 회복되고..
아직 고산증세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무릎만 조심하며 오르면 될 것 같다.
감사한 마음 뿐이다.
(와이프도 걱정됐는데.. 잘 오르고 있어 다행이다)
(한참을 걸어 올라간 능선, 능선이라기보다 완만한 봉우리의 끝)
(오르면 또 구름속에 나타나는 봉우리)
(저 봉우리가 망설봉인가? 고도는 아직 4,000m 중반도 안되었는데..)
지도도 한 장없이, 최종목표 지점 고도도 의심스러운데
말도 통하지 않는 산악가이드 뒤만 따라가려니 갑갑하기만..
우리보다 앞서 가던 팀도 이제 3명밖에 안 남았고,
우리팀 7명이 출발한 1진도 2명은 뒤쳐져 버렸고..
고산증으로 중도하차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석회질이 많아 봉우리도 자갈도 하얗게 보인다)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내어 오르면 될 것 같다)
4. 여기는 망설봉, 그러나 불편한 진실..
(드디어 목표로 한 곳까지 올랐다.)
컨디션도 좋지않고 제약도 있었지만,
무사히 목표한 곳까지 오를 수 있어 정말 감사하다.
힘들게 내 디딘 한 걸음 한 걸음이 목표를 향한
전진이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
땀흘려 오른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보람,
환희와 감격이 몰려온다.
아! 이 순간이 행복하다.
무릎에 통증은 조금 느끼지만 특별한 고산증세는 없다.
걱정했는데 와이프까지 올라주어 다행이다.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져 자켓안에
카메라색을 넣었더니.. 모습이 영~
(불편한 진실.. 대협곡(망설봉)의 고도는?)
고도계를 보니 4,425m가 나온다.
(고도계가 50m정도 낮게 나왔으니 그것을
감안해도 4,500m가 채 안된다는 계산이다.)
고도를 정확하게 세팅하지 않아 차이가 난다고 해도
이 곳은 5,100 고지에는 엄청 못미치는 높이다.
결론적으로,
옥룡설산 트래킹 코스로 소개되고 있는
대협곡(망설봉,望雪峰)은 해발고도가 5,100m가 아니라
고도계가 가르키는 높이 4,500m 정도의 봉우리다.
말없는 산을 가지고 정말 절묘한 야합으로
많은 트래커들을 현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허풍떨기 좋아하는 중국인답게 무려 600m나 키를 높히고,
그기에 상술이 가세하고, 그기에 덩달아 몰라서 속았거나,
알고도 불편한 진실을 밝히기 싫어 5,100m까지 올랐다고
자랑하는 트래커들.. 과연 망설봉이 5,100m라 한다고
좋아라할까? 그건 계산적인 인간들의 생각아닐까?
실제, GPS로 정확하게 측정한 고도가 아니어서
혹 4,500m가 넘을 수도 있겠으나, 그러나 단언컨대
5,000m급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상식적인 계산으로도 나온다.
말에서 내려 등반을 시작한 전죽림의 고도가 3,670m 정도
였는데 그렇다면 전죽림과 망설봉(대협곡)간 고도차가
1,400m가 넘는다는 계산인데.. 그 1,400m를 고산에서
2시간 반 ~ 3시간만에 오를 수 있다고..
한라산을 오르는 것하고 다르지 않은가?
(옥룡설산은 히말라야 횡단산맥의 중심)
유라시아판과 인도판의 충돌로 형성된 히말라야는
세계의 모든 고봉들을 모두 거느리는 세계의 지붕이다.
동서로 뻗은 대히말라야산맥을 가르듯 북에서 남으로
뻗어내린 히말라야의 횡단산맥은 티벳고원과 운남고원을
구분짓는 분수령이다. 만년설산 옥룡설산은 우리에게
생소한 이 히말라야 횡단산맥의 중심에 있다.
(구름이 열었다 닫았다 하며.. 애간장을 태운다)
(옥룡설산 주봉인 선자두(翩(扇)子? 5,596m), 아직 미답봉이라고..)
여강에서 약 3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옥룡설산은
해발 5,595m의 만년설산으로 산 정상에 쌓인 눈이 마치
한 마리의 은빛 용이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 하여
옥룡설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워졌다.
소설'서유기'에 나오는 손오공이 옥황상제의
벌을 받아 산에 갇힌 곳으로도 알려져 있으며,
중국 소수민족의 하나인 나시족의 성산으로
추앙받는 산이라고 한다.
(트진 구름사이로 보이는 선자두)
(옥룡설산 주봉 선자두를 배경으로..)
컨디션도 회복되고, 고산증세도 없어
제정신인줄 알았는데.. 그토록 바라던 설산사진이
노출과다로 엉망이 되어버렸으니.. 이것마저도
하산하여 사진을 확인하면서 알게 되었으니..
전죽림에서 야생화를 찍을 때..
매뉴얼 모드 단일영역AF로 사진을 찍다가 모드도
바꾸지 않고 그냥 눌러댔으니 노출이 오버될 수 밖엔..
그렇다고 어찌 한 번도 콘트롤패널도 보지않았지..
너무 흥분했었나? 마음을 홀랑 빼앗겨 버렸나?
(산정에는 만년설이 쌓여있고, 옥으로 된 용이 누워있는 것 같다하여..)
옥룡설산은 중국 서부의 가장 남단에 위치할 뿐아니라
북반구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만년설산으로, 여강고성에서
18km 가량 떨어져 있다. 산체는 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길이가 35km,
폭이 12km에 달하고 13개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
(수줍은듯 베일에 가린 얼굴만 살짝..)
한참을 기다려도 장엄한 위용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구름으로 장막을 치고 자태를 살짝살짝 보여 신비감을 더한다.
아직 사람의 손을 타지않은 처녀봉이어서 수줍어 그런지..
(구름이 걷히니 지나온 길이 훤히 잘 보이나..)
저 아래 길 잃기 쉬운 갈림길이 있다.
지도 한 장없이 고산에 올라 혼자 다니는 것은 위험하다.
뻔히 보이던 길도 기상변화가 심한 고산은 순식간에 구름이
몰려오면 방향감각을 잃고 길을 잘못들기 쉽다.
(날씨가 참 좋다)
아침 호텔을 나설 때도 비가 내렸고,
말을 타고 올라오는 길 내내 안개비를 뿌려
한치 앞도 분간못할 짙은 구름 속이었는데 다행히도
전죽림을 출발하면서부터 걷히기 시작한 구름은
황홀한 설산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너덜이라기엔 돌들이 잘다)
(저 앞에 전진기지 전죽림이 보인다)
(천천히 내려가기가 더 힘든 경사)
보통 때 같았으면 정말 신나게 내려 갈 길인데
무릎 보호대까지 하고 조심조심 내려가려니 더 힘이 든다.
급사면에다 잔잔한 (석회석) 자갈들이 가만히 서 있으려
해도 저절로 미끄러져 흘러내려 중심 잡기도 힘들다.
(다시 불탄 고사목이 있는 초원지대에 내려서니..)
(야생화들이 초롱불 켜고 환히 웃는다)
5. 오를 적에도, 내려갈 적에도 미안한 마음만..
(무사히 돌아 온 전죽림, 또다시 불편한 동행)
4시간 40분 만에 전죽림에 복귀하여
기다리고 있던 말을 타고 하산을 한다.
올라갈 때보다는 말이 덜 힘들어 하려나..
마부가 이번에는 몸을 뒤로 젖혀 달라고 요청한다.
물론 올라 올 때는 몸을 앞으로 숙여 달라고 하여
시키는 자세를 유지하느라 꽤나 힘들었다.
(말을 타고 이동하는 시간은 5시간중 4시간 정도)
올라 올적에 3시간 걸렸지만 15분씩 3번 휴식했으니
45분 정도 쉬었고, 내려 갈 적에도 10분가량 휴식했으니
실제 말을 타고 이동한 시간은 도합 4시간 가량되는데..
옥룡설산 트래킹 비용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모르지만
1인당 입장료가 1,500元으로 한화로 환산하면
270,000원(1:180)이나 되는 거금이다.
?
마부에게는 얼마가 돌아가고,
말에게는 얼마치의 먹이가 주어질까?
저 말들은 마주가 따로 있겠지?
(다시는 이런 여행(산행) 안할 것 같다)
고소증도 극복하고 대협곡까지 무사히 올라
옥룡설산 주봉 선자두를 마주하는 감격을 맛 보았지만
이번 트래킹이 썩 유쾌한 여정이 되지 못한 것은..
첫째, 대협곡의 해발고도가 5,100m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문이 사실로 확인된 것도 한몫을 했는데..
트래킹 최종 목적지 대협곡의 해발고도를 더 이상 부풀려 상술에
이용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해당사자들의 용기가 필요한 부분이다.
일반인들이야 그렇다하더라도, 산악인들은 사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하고, 상업적으로는 과장, 허위광고가 될 수도 있다.
하루빨리 사실대로 바로 잡아 주었으면 한다.
둘째, 말 못하는 짐승을 혹사시긴 것이 마음 아팠다.
말을 타고가는 내내 힘들어 하는 모습에 좌불안석이었는데
아직도 그 모습이 떠나지 않고 생생하게 떠오르기 때문이다.
물론, 나만의 감상일 수도 있겠으나, 아직도 나를 등에 지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비탈을 버겁게 오르던 애처로운 모습이
떠나지 않는다. 혹자는 "말은 전생에 죄를 많이 지어서
저렇게 고생할 운명을 타고났기 때문에 동정할 필요가 없다"
라고도 했지만 그 말은 자기합리화고, 궤변이 아닐까?
이런 산행 다시는 하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산이 실망시켰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들의 부질없는 욕심이 아름다운 산에 대한 감격을
반감시켰을 뿐. 산은 어제도 오늘도 저렇게 의연하게 자리를
지키며 인간들의 부끄러운 모습마저 다 포용하고 있지 않은가!
산은 여태 한 번도 실망을 시킨적 없다.
단지 인간들이 산을 실망시킬 뿐이지..!
오늘 컨디션도 좋지않았는데 산에 들면서
컨디션도 회복되고, 무사히 목표지점까지 올라
옥룡설산의 황홀한 모습을 마주할 수 있음에 감사드린다.
함께하신 모든 분들 수고 많았습니다.
감사합니다!
'山情無限 > 호도협&옥룡설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호도협 차마고도 / 호도협과 옥룡설산 트래킹 (1/5) (0) | 2011.08.09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