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5. 21:48ㆍ山情無限/山
산이 되어버린 악우에게 바치는 헌시
- 배경미 (대한산악연맹 이사)
한 사람이 개척한 새로운 길이 모든 길의 나침반이 되고
한 사람이 쓴 새로운 역사가 앞으로의 역사의 지침이 되듯
지금 이 순간,
우리는 도전과 탐험의 화신인
당신을 그리워하고
당신의 소중함을 기리고
당신을 떠나보낼 수 없어 이 자리를 함께 나눕니다.
당신이 가는 길이 곧 새로운 루트이자 역사였던 박영석 대장!
당신의 꿈은 우리 모두의 꿈이었습니다.
우리의 꿈을 힘겹게 홀로 지고 간 선구자였습니다.
새로운 길을 세상의 누구보다 당당하게 걷던 당신
도전과 탐험의 선봉에서 세상에 빛을 발했던 당신
이웃을 도우며 희망과 용기를 주었던 진솔한 사람
당신은 탐험에 정년은 없다고 했습니다.
세상의 주인은 도전하는 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1퍼센트의 가능성만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고
늘 입버릇처럼 말하던 당신, 박영석
당신의 숭고한 정신과 탐험을 통해 도달한 절대가치는
우리 인생의 이정표가 되었고
청소년에게 꿈을 이루는 동력으로,
희망의 이미지를 그려나가는 밑그림이 되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추구하고 지켜가야 할 가치를 횃불처럼 밝혀 인도했고
당신의 한걸음 한걸음은 우리가 묵묵히 따라야 할 비전이고 희망이었습니다.
살아있기에 멈춤을 그만 둘 수 없다고 수없이 되뇌이던 당신이기에
우리의 호흡은 더 기쁘고, 심장은 더 요동치며,
가슴은 터질듯 아프기만 합니다.
당신과 함께 우리 산악계의 미래의 동량인 신동민 그리고 강기석
지덕체를 모두 갖춘 아름다운 청춘이며 위대한 지도자들을
안나푸르나 남벽, 깊이도 모를 차디찬 눈속에 묻어야 하는 슬픔.., 안타까움.., 오열..
우리는 그 빛을 잃었습니다.
가장 빛나고 속깊던 진정한 친구이자 후배들.
당신들은 우리의 목표이며 위로였습니다.
당신들을 바라보고 아끼고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들을 보내지 않습니다.
오늘이 지나고 가슴설레는 마음으로 당신들을 기다리면
어느 산 어느 바위 뒤에서 맑은 웃음 지으며
나타날 듯 싶습니다.
그 말소리, 웃음소리가 귓전에 맴돕니다.
박영석, 신동민 , 강기석
당신들은 산이 우리에게 보내준 눈부신 영혼이었습니다.
당신과 산, 산과 당신은 그 자체로 하나의 의미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렇게 산이 되어버렸습니다.
우리와 함께 있어 고마웠습니다. 영광이었습니다.
그 작은 보답으로 우리가 가진 뜨거운 마음을
당신들의 길에 바칩니다.
지금 이순간 우리와 함께 있음을 느낍니다.
그립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
아름다운 사람이여,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나의 동기, 나의 친구 박영석에게
그리고 사랑하는 후배 신동민, 강기석에게 바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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