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보복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정욱식

2017. 4. 5. 08:43이래서야/더불어살기위하여


 사드 보복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정욱식 / 평화네트워크대표





  중국의 사드 보복이 식을 줄 모르고 있다. 한류 제한, 한국 관광 금지, 지자체 교류 중단, 수출입 절차 강화, 중국 내 한국 기업에 대한 단속 강화 등을 통해 사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바꾸려고 한다. 하지만 한미 양국은 사드 배치를 계속 밀어붙이고 있고, 이로 인해 그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황당한 건 한국 정부의 태도이다. 정부는 사드 배치 결정 이전에는 중국이 보복을 가하지 못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폈다. 하지만 막상  중국의 보복 수위가  높아지자 국민들에겐 '허리띠를 졸라 매서라도 참자'고 하고, 적어도 사드 문제를 차기 정부로 넘기자는 야권과 상 당수 국민들의 요구는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한국에  대한 중국의 사드 보복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부당하다. 첫째, 중국의 보복 조치로 피해를 입고 있는 한국인 대다수는 사드 배치 결정과  무관한, 그래서 무고한 사람들이다. 둘째,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은 “미국이 한국에  배치하는 사드를 반대한다"는 것이다. 즉, 사드 배치의 1차적인 주체는 미국이라는 점을 중국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에는 이렇다 할 보복을 취하지 않고 있는 반면에  2차 주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 대한 보복 수위를 높이고있다.


  주목할 점은 중국도 한국에 대한 보복 조치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롯데 마트를 비롯한 한국 기업의 중국 종사자 들의 실업과 한국인들의 중국 관광 급감 등에 따른 것이다. 그래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중국이 이토록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말이다. 정부와 언론은 이 질문을 외면하고 있지만, 사드 문제에 대한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중국의 사드를 비롯한 미사일방어체제 (MD) 반대는 시진핑 체제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장쩌민 시대부터 일관되고 강력하게 유지되어온 입장이다. 이는 중국이 미국 주도의 MD를 21세기 최대의 전략적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는 데에서 비롯된다. 중국보다 최소 30배 이상 강력한 핵전력을 보유한 미국이 중국의 핵능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MD능력을 강화할수록 중국의 대미 억제력은 총체적인 난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즉, 중국은 사드를 자신의 핵심이익을 침해하는 문제로 간주하기 때문에 절대로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드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한국, 미국, 중국이 '상호 만족할 수 있는 합의'를 도모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즉, '사드 배치를 일단 유보하고 북핵 해결 진전에 전념하자는 3자간의 합의를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각자가 불만을 가질 수는 있지만, 각자의 불만이 3자간 합의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외교의 본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