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지 야경
2009. 8. 13. 00:10ㆍPhotograph/photograph
안압지에서 / 전홍준
초병들의 삼엄한 호위아래
동포를 베기 위하여
당의 사신과 낄낄대던 연못에는
사육하는 오리떼 유유히 노닐고
흐드러진 벚꽃 조선솔 사이로
오늘은 봄비를 맞으며 쭈그러진
신라 천년이 누워있다
지금이나 그때나
사립문이 부실하여
거친 용병을 고용하지 않으면
지탱할 수 없는 이 땅의 천형!
그대여 단단한 차돌 하나 주워
패배감으로 상한 우리의 심장을 향해
돌팔매질을 하자
깨어지고 찢어진 머리를 싸매고
한 석달 열흘 곰 삭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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