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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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박경리
가을 / 박경리 방이 아무도 없는 사거리 같다 뭣이 어떻게 빠져나간 걸까 솜털같이 노니는 문살의 햇빛 조약돌 타고 흐르는 물소리 나는 모른다. 나는 모른다. 그러고 있다 세월 밖으로 내가 쫓겨난 걸까 창밖의 저만큼 보인다 칡넝클 붕대같이 감아 올라간 나무 한 그루 같이 살자는 건지..
2014.10.26 -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 원재훈 은행나무 아래서 우산을 쓰고 그대를 기다린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들 저것 좀 봐, 꼭 시간이 떨어지는 것 같아 기다린다 저 빗방울이 흐르고 흘러 강물이 되고 바다가 되고 저 우주의 끝까지 흘러가 다시 은행나무 아래의 빗방울로 돌아올 때까지..
2012.11.11 -
11월의 시 / 이외수
11월의 시 / 이외수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겹씩 마음을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 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도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상처깊은 눈물도 은혜로운데 아직도 지울수없는 이름들... 서쪽하늘에 걸려..
2011.11.09 -
101113 가을
그리고는 하루가 얼마나 길고 덧없는지를 느끼지 않아도 좋을 그 다음 날이 왔고 그 날은 오래 잊혀지지 않았다 붉은 잎, 붉은 잎, 하늘에 떠 가는 붉은 잎들 모든 흐름이 나와 더불어 움직여 가고 또 갑자기 멈춘다 여기 이 구름들과 끝이 없는 넓은 강물들 어떤 섬세하고 불타는 삶을 나는 가지려고 ..
2010.11.13 -
영남알프스 단풍길을 쫓아 가지북릉으로 올라 쌍두봉으로
영남알프스 단풍길을 쫓아 가지북릉으로 올라 쌍두봉으로 ○ 언제 : 2010. 10. 23(토) (09:35 ~ 16:35) ○ 날씨는 : 흐림, 산행하기 좋은 날씨 ○ 누구와 : 세월산방 / 태풍, 여의주, 달빛소리, 한백, 두메산골, 시나브로 ○ 어디로 : 천문사-배넘이고개-가지북릉-가지산-상운산-쌍두봉-천문사(km) ○ 위치는 : 경북 ..
2010.10.28 -
구월 / 조병화
구월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 온 그 여름만큼 그 만큼 인간은 무거워 지는 법이다 또한 그 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운 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받는 사람아 여름으로 긴 생명을 이어주..
2010.0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