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창우(3)
-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 백창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무거움 / 백창우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나비처럼, 딱새의 고운 깃털처럼 가벼워져 모든 길 위를 소리 없이 날아다녔으면 좋겠다 내 안에 뭐가 있기에 나는 이렇게 무거운가 버릴 것 다 버리고 나면 잊을 것 다 잊고 나면 나 가벼워질까 아무 때나 혼자 길을 나설 수 있을까 사는 게 고단하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내가 한 걸음 내 디디면 세상은 두 걸음 달아난다 부지런히 달려가도 따라잡지 못 한다 다 내가 무겁기 때문이다 나 정말 가벼웠으면 좋겠다 안개처럼, 바람의 낮은 노래처럼 가벼워져 길이 끝나는 데까지 가 봤으면 좋겠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길은 다시 시작되고』 신어림, 1996 백창우 시인, 작사, 작곡가, 음악 프로듀서 본명은 백남욱. 1960년 의정부 출생 어린 시절은 서울..
2019.08.26 -
좀 쉬세요 / 백창우
좀 쉬세요 / 백창우 쉬고 싶은 만큼 쉬다 가세요 사는 게 힘들지요 뭐 좀 해볼려고 해도 잘 되질 않고 자꾸 마음만 상하지요 모두 일 다 미뤄두고 여기 와서 좀 쉬세요 읽고 싶던 책도 맘껏 읽고 듣고 싶던 음악도 맘껏 듣고 어둑해지면 나랑 같이 술이나 한잔 해요 시계도 없고 달력도 없..
2015.08.04 -
거리 / 백창우
거리 / 백창우 거리·1 너는 모를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소나기 쏟아져 내 삶을 온통 적시는 것을 어디론가 멀리 떠나가 꿈도 없는 긴 잠 속에 며칠이고 나를 눕히고 싶다 너는 모를거다 때때로 내 가슴에 큰 바람 몰아쳐 내 눈과 귀를 멀게 하는 것을 아무도 없는 어둠 한 구석 찬벽에 등 기대 앉아 ..
2011.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