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세로 시야율 98~99% EOS 7D, DSLR 카메라도 이제 ‘뽑기?’

2009. 12. 23. 15:14Photograph/자료

 

가로/세로 시야율 98~99% EOS 7D,

DSLR 카메라도 이제 ‘뽑기?’

2009-12-17 18:22:32 / 강형석 기자(kanghs@betanews.net)

 

 

 

 

“제 시야율은 가로 98.xx%, 세로 98.xx%입니다”
“제 시야율은 가로 98.xx%, 세로 99.xx%입니다”
“제 시야율은 가로 99.xx%, 세로 98.xx%입니다”

 

DSLR 카메라의 시야율이 들쑥날쑥하다면 믿어지겠는가?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캐논이 내놓은 EOS 7D의 얘기. 시야율 100%라고 소비자를 유혹했던 이 제품은 지금 가로/세로 약 100%가 되었지만 실제 시야율은 약 100%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왜 그럴까? 캐논코리아가 주장하는 EOS 7D의 ‘약 100% 뷰파인더’는 제조상 오차를 감안해 가로/세로 99% ±1%의 공정으로 만든다고 한다. 캐논코리아가 주장하는 것이 맞다면, EOS 7D의 뷰파인더 시야율 오차는 길이 기준으로 2%, 면적으로 따지면 4%씩이나 차이가 나게 된다.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거금을 들여 구입한 DSLR 카메라인데 시야율이 이렇게 차이가 난다. 같은 비용을 들여 고가의 DSLR 카메라를 구입했는데 누구는 작은 뷰파인더를, 누구는 큰 뷰파인더를 보게 된다는 얘기가 되는 것이 아닌가?

 

◇ 가로/세로 98~100%의 뷰파인더, 하지만 100%에 도달한 소비자 없어 = 이번에는 순수하게 캐논코리아가 허위광고를 했네, 광고를 말없이 수정을 했네 등의 얘기는 하지 않겠다. 오로지 캐논코리아가 주장하는 ‘가로/세로 99% ±1%’ 대해 간단하게 반론을 제기해보고자 한다. 다른 내용을 먼저 확인하고 싶다면 먼저 작성된 기사를 참고하도록 하자.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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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EOS 7D를 향한 '뻔뻔'한 캐논코리아의 행동
http://www.betanews.net/article/480545
EOS 7D ‘석연찮은 환불’ - 시야율 교정을 받아야 환불?
http://www.betanews.net/article/480025

캐논코리아, EOS 7D '허위정보 게재 했지만, 판매는 유효?‘
http://www.betanews.net/article/477671

캐논 EOS 7D 시야율 문제, 해결 국면 맞을까?
http://www.betanews.net/article/477286

[기자수첩] 캐논 EOS 7D 시야율 논쟁 ‘사기인가, 사기가 아닌가’
http://www.betanews.net/article/476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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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론으로 들어가, 캐논코리아는 파인더 시야율이 100%가 넘어가면 파인더에서 보이는 것이 촬영한 이미지에 기록되지 않기 때문에 파인더 시야율이 100%를 넘기지 않는 것을 기본 설계 방침으로 삼고 있다고 한다.

 

이에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이 ±1%를 고려해 가능한 파인더 시야율을 100%에 가깝도록 하면서 동시에 100%를 넘기지 않도록 했다는 것.

 

▲ EOS 7D에 대한 자사 기준을 설명하고 있는 캐논코리아 홈페이지

 

그들이 주장한 것이 사실이라면 소비자가 구입한 EOS 7D는 가로/세로 100%의 제품이 분명 존재해야 한다. 과연 존재할까? 안타깝게도 가로/세로 100%를 달성한 제품을 거머쥔 행운아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대부분 평균 98~99%의 가로/세로 시야율을 기록하고 있다.

 

 

 개념이저그냐

 사각세상

SundayShooter

 불어라~봄바람!!

 Minocchio

가로

99.42%

 98.77%

98.87%

 98.48%

 99.00%

세로

99.11%

 98.93%

98.71%

 98.08%

 99.05%

면적

 약 98.5%

 약 97.7%

 약 97.5%

 약 96.5%

 약 98%

▲ 제보된 시야율 자료에 의하면 지금까지 측정된 시야율 중에

가장 낮은 수치는 가로 98.48%, 세로 98.08%, 가장 높은 수치는 가로 99.42%, 세로 99.11%였다. 

 

위 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금까지 시야율 측정에서 가장 높은 시야율을 기록한 것이 가로 99.4%, 세로 99.1%로 면적으로 따져보면 약 98.5% 수준. 반면 가장 낮은 시야율을 기록한 소비자는 면적 기준으로 96.5%. 두 제품 모두 캐논코리아의 기준에는 부합하지만 실제 보이는 시야율은 무려 2%나 차이난다. 작아 보이겠지만 실제 2% 차이는 꽤 크다.

 

◇ 실제로 촬영되는 범위와 파인더로 보는 범위가 정말 일치합니까? = 캐논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EOS 7D의 제품 정보 중, 뷰파인더에 관련한 내용을 보면 이런 내용이 있다.

 

“실제로 촬영되는 범위와 파인더로 보는 범위가 일치되어 촬영시 편리합니다”

 

그들의 말대로 정말 일치하는가? 위의 설명은 말 그대로 시야율 100%에 대한 내용으로 뷰파인더를 본 것과 촬영을 한 화상이 일치 되어야 위의 설명은 성립이 된다. 그러나 현실은? 위에서 언급했듯 대부분 소비자는 시야율 100%에 도달하지 못했다.

 

아래 이미지로 자세히 설명되어 있는 부분을 다시 보면 기가 막힌다. 파인더에서 보이는 범위와 실제로 찍는 범위가 거의 일치 한단다. 처음 설명과는 내용이 다르다. 여기에 또 가로/세로 시야율 약 100%라는 말은 잊지 않고 있다.

 

▲ 이것으로 캐논코리아는 '뽑기'를 강조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옆에 이미지를 보자. 눈을 씻고 다시 봐도 거의 일치한다고 하기엔 빈틈이 꽤 있다. 캐논코리아는 우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어쩌면 약 100%니까 누구는 뷰파인더와 찍는 화상이 일치할 수 있고 누구는 아닐 수 있다고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 좋은 DSLR 카메라 구입하려면, 이제 조상님 꿈 꿔야 할 판 = 가로/세로 시야율 98~100%, 면적으로는 96~100%. 이것이 캐논 EOS 7D의 시야율 범위다. 한편 소비자가 시야율 100%에 가까운 제품을 구입하려면 꽤 운이 따라줘야 할 것 같아 보인다. 어쩌면 제품을 구입하기 전에 조상님 꿈이라도 꿔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 일을 바라보면서 한편으로는 이제 DSLR 카메라도 반도체처럼 ‘뽑기’ 운이 따라줘야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게 아닐까 염려 된다. 반도체야 제조 주차나 일련번호 등의 정보 교환으로 우연을 가장한 필연을 만들 수 있다지만 광학기기는 그렇지 않다. 모두 제조사가 제공한 정보에 의지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기업은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의무가 있다. 이번 사태처럼 ‘약 ~%’, ‘가로/세로 ~%’ 등으로 뭉뚱그려 소비자의 판단력을 흐린 뒤, 나중에 며느리도 모르는 자사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다고 한다면 그 기업은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캐논 뿐 아니라 다른  제조사들도 모두 마찬가지. EOS 7D를 시작으로 캐논코리아가 먼저 매를 맞았을 뿐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소비자들이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통일된 DSLR 카메라 제원 표기 기준들이 속히 만들어져야 할 것이다.

 

▲ 오늘 좋은 꿈 꿨다고? 그렇다면 바로 매장에 달려가 EOS 7D를 구매하면 된다.

아... 그 전에 로또를 구입해도 무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