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 EOS 7D 시야율 논쟁 ‘사기인가, 사기가 아닌가'

2009. 12. 23. 13:59Photograph/자료

 

[기자수첩] 캐논 EOS 7D 시야율 논쟁 ‘사기인가, 사기가 아닌가’

2009-11-12 13:11:12 / 강형석 기자(kanghs@betanews.net)

 

 

 

최근 국내 카메라 동호회를 중심으로 캐논의 신제품 DSLR 카메라 ‘EOS 7D'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그 이유는 뷰파인더의 시야율이 구입 전에는 100%로 알고 구입했으나 실제 사용해보니 100%가 아니라는 것 때문.

 

시야율은 SLR 카메라의 뷰파인더에 피사체가 보이는 범위를 말하는 것으로 100%에 가까울수록 촬영되는 이미지와 거의 일치하기 때문에 촬영시 다소 유리하다. 그 동안 시야율은 기함급(플래그십) 제품과 일반 제품을 구분하는 척도로도 사용됐다.

 

사실, 캐논코리아는 EOS 7D를 발매할 때 ‘시야율 100%’라는 부분을 강조하며 캐논 크롭바디(APS-C 규격, 35mm 대비 1.6배) DSLR 카메라 최상위 기종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한 바 있다. 당연히 홍보도 1,800만 화소, 초당 7매 연사, 100% 시야율 등이 주가 되었다.

 

하지만 제품을 구입한 뒤 사용한 구매자들 중에서 100% 시야율에 대해 의문이 제기됐고 실제 사용한 결과 약 97% 수준에 불과하다는 의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캐논코리아는 지금까지의 문제는 인식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 숨기기에 급급한 캐논코리아 = 오히려 캐논코리아는 사실을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캐논코리아 홈페이지에 있는 EOS 7D의 제품 정보에 있는 시야율 부분을 100%에서 ‘약 100%’로 수정한 것.

 


▲ 캐논코리아 홈페이지에 수정 게시된 약 100% 시야율에 대한 설명. (자료 : 캐논코리아)

 

여기서 발생되는 또 다른 문제는 수정된 ‘약 100%’시야율에 대한 설명. 상하좌우로 꽤 많은 빈공간이 보이고 있음에도 그것을 약 100%라 말하게 된다. 그 아래에 있는 설명은 더 가관이다.

 

“실제로 촬영되는 범위와 파인더로 보는 범위가 일치되어 촬영시 편리합니다.”

 

이것은 100% 시야율을 말하는게 아닌가? 촬영되는 범위와 보는 범위가 일치되어야 100%의 시야율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봐도 위의 설명은 촬영되는 범위와 파인더의 범위가 전혀 일치하지 않는다. 도대체 캐논코리아는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일까?

 

◇ 이번 EOS 7D 사태, 사기인가? 사기가 아닌가? = 무엇이 문제인가? 이것은 EOS 7D 자체의 문제가 아닌 캐논측의 마케팅이 잘못됐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실제 표시되는 범위를 제대로 명시했다면 이런 문제는 아마 없었으리라. 96~97%를 반올림해 약 100%가 되는 것과 99%가 약 100%가 되는 것은 엄연한 차이가 있다.

 

이 문제에 대해 본 기자가 캐논코리아측 관계자와 통화했지만, 관계자는 약 100% 시야율에 대한 캐논 자체의 기준이 있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그 기준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다만 현재 캐논 일본 본사와 협의 중에 있으며, 최종 답변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현재 캐논코리아의 행동은 사기일까? 섣불리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소비자를 속인 것은 사실이고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했다. 지금 캐논코리아의 행동은 분명 도덕적인 문제가 있다.

 

소비자는 영리하다. 기업은 과거의 생각으로 소비자를 대해서는 안된다. 작은 문제라 하더라도 그것에 대해 고개를 숙일 줄 알아야 한다. 소비자가 납득 가능한 캐논코리아의 대응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