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입(滅入) / 정한모

2010. 1. 23. 09:55시,좋은글/詩

 



( 지리산 반야봉 운해 )

          멸입(滅入) 한 개 돌 속에 하루가 소리 없이 저물어 가듯이 그렇게 옮기어 가는 정연(整然)한 움직임 속에서 소조(蕭條)한 시야(視野)에 들어오는 미루나무의 나상(裸像) 모여드는 원경(遠景)을 흔들어 줄 바람도 없이 이루어 온 밝은 빛깔과 보람과 모두 다 가라앉은 줄기를 더듬어 올라가면 끝 가지 아슬히 사라져 하늘이 된다. * * * [작가소개] 정한모(鄭漢模,1923~1991). 국문학자. 시인. 충남부여출생. 서울대 국문과 졸업. 서울대 교수, 문화공보부 장관 역임. 1945년 동인지 <백맥>에 <귀향시편>을 발표하면서 등단. 작품경향은 인간의 생명에 대한 긍정적 추구를 통하여 현대 문명 속에서 인간의 문제를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휴머니즘을 기조로 함. 시집 <카오스의 사족> ,<여백을 위한 서정>과 논저 <한국 현대 시문학사>,<현대시의 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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