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먼드 힐러리(Edmund Percival Hillary)

2009. 11. 3. 11:58山情無限/山

 

 

 

에드먼드 힐러리 / Edmund Percival Hillary
(1919년 7월 20일 ~ 2008년 1월 11일)

 

 

"뛰어난 사람만 인생을 잘 살수 있는게 아니다.

중요한 것은 동기다. 진정 무언가를 원한다면 온 맘을 다해라"

 

- 에드먼드 힐러리 경

 

 

 

 

 

 

1919년 우리나라에서 3.1운동이 일어나던 해
지구의 변방 뉴질랜드 오클랜드 남부의 투아카우라는 작은 섬에 한 소년이 태어난다.

모험을 동경하던 영국의 변방 뉴질랜드 촌구석 소년은

16세 때 오클랜드 부근 루아페후산을 등정하면서 산악인의 꿈을 키웠으며
스무살이던 1939년 알프스 남부 올리버산을 등정하면서 산악인으로서의 인생을 시작한다.

2차대전이 일어나자 뉴질랜드 공군으로 참전했으며

1953년 네팔 세르파족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모든 산악인들의 꿈인

해발고도 8,848m의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세계최초로 올라가본 사람이 된다.
Top of the World. 그곳에 말이지.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대관식을 앞두고 에베레스트 정상정복을 위해서 영국의 원정대가 도전하지만

반드시 영국인이 최초의 정복자가 되야한다는 사명 아래 출발한 1차 원정대가 실패하고 돌아왔을 때

힐러리는 1953년 4월26일 2차 영국원정대에 속해 에베레스트로 가게된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변방 뉴질랜드 출신이라는 이유로 동료들에게 무시당하는 왕따였던 그는

33살의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와 정상에 올라가면서

조국 뉴질랜드의 국기를 품에 안고 떠났다고 알려져 있다.

 

 

 


 

그의 인간적 면모를 짐작하게 하는 일화가 있다.

정상 공격 중 힐러리가 뒤쳐지고 텐징이 앞서가는 상황이 되었고 

뒤쳐진 힐러리가 드디어 정상을 눈앞에 둔 지점에 도착했을 때

텐징 노르게이는 힐러리가 올 때까지 기다려주었다고 한다.  
이윽고 힐러리가 도착했을 때 어서 정상에 오르라고 하는 텐징에게

힐러리가 이렇게 말했다고 하지.

 

"이곳은 당신의 나라야. 당신이 먼저 정상을 밟아야지"

 

 

 

 

 

 

드디어 1953년 5월 29일 정상을 밟은 후

텐징은 그의 딸이 정상에 묻어달라고 한 색연필을,

힐러리는 조국 뉴질랜드의 국기를 꺼내어 에베레스트 정상의 눈 속에 묻었다.

그런데 그는 정상에 올라서도 텐징의 사진만 찍었을뿐 자신의 사진은 찍지 않았는데

이것은 후에 누가 먼저 정상에 올랐는가 하는 많은 의혹을 일으켰다.

 

 

 

 

 

 

그러나 힐러리도 텐징도 그 의혹에 해명하지 않았다.

내가 짐작컨대 그들은 그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비웃었을 것이다.

그들은 "함께" 올랐으니까.

 

이미 무엇을 해내고 

어떻게 했느냐가 중요한 사람들에게

세계최초 세계최고 같은 겉멋들은 칭호 따위는 유치한 것이었을테니까. 

스스로 자신의 삶에 자신있는 사람들에게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으니까.

 

뜬금없는 사족이지만  

히말라야에서의 그들의 사진은 마치 한쌍의 연인같다.

 

 

 

 

 


그러나 이 두사람은 영국원정대 소속이었으므로

그 당시 에베레스트 초등은영국인의 업적으로 귀속되었고

그들의 조국 뉴질랜드와 네팔과 세르파족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았다.

마치 손기정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처럼 말이지.

 

덧붙이면 힐러리와 텐징의 인연은 이후에도 이어져서 50년 후

힐러리의 아들 피터와 텐징의 아들 자믈라는 함께 다시 에베레스트에 오르게 된다.

50년 전 그들의 아버지들처럼.

 

 

 

 

 

 

이후에도 힐러리는

남극점 도달과 히말라야 10개 봉우리 등정 등을 기록한다.
그러나 그가 진정으로 위대한 것은 이 다음부터이다.
그가 존경받는 이유는 자신에게 영광을 안겨준 세르파족을 결코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1962년 히말라야기금을 만든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히말라야 산지의 세르파족 마을을 찾아 학교와 병원을 세우고

그들을 돕는 활동을 벌였다.

 

 

 

 

 

  

그는 에베레스트 등정 몇달 뒤 루이즈 메리 로즈라는 여성과 결혼하며

세자녀를 낳았는데 1975년 힐러리가 네팔에서 병원 건설에 바쁜 동안 카트만두에서

아내와 딸을 비행기 사고로 잃는 아픔도 겪지만 그는 생애 120차례가 넘도록

네팔을 방문하여 그들을 위해 헌신하며 세르파족과 네팔에 감사했다.

 

 

 

 

 

 

힐러리는 일생 산악인으로서 언제나 "삶의 자세"를 강조했다.
그는 동행했던 텐징과 함께가 아닌 자신만이

"에베레스트 첫 등정가"라는 영예를 누리는 것을 거부했으며 

평생을 세르파족과 네팔 오지 주민들 돕기에 바쳤고 

 

2006년 뉴질랜드 등반가가

죽어가는 영국인 동료를 산에 버려두고 온 사건이 있었을 때

"죽어가는 사람을 지나친 채 정상에 오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그를 비난했다. 그에겐 산에 올랐다는 결과보단

어떻게 올랐느냐는 과정이 더욱 중요했으니까.

 

 

 

 

 

 

그는 생존인물로는 뉴질랜드 최초로 지폐에 얼굴이 실린

국민적 영웅이었으며 2008년 1월 그가 타계했을 때

뉴질랜드 국민들은 "위대한 키위가 우리 곁을 떠났다"며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키위는 뉴질랜드인을 부르는 애칭이다.

 

 

 

 


 

무엇이 지구의 변방이며 영국의 식민지였던

소국 뉴질랜드 출신의 그를 국민적 영웅이 되게 하고 감히 Sir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로

전 영국연방의 존경과 전 세계 산악인과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하였는가

 

그것은 그가 세계 최초로 제일 높은 산꼭대기에 올라갔다는

사실보다 산악인, 모험가로서의 명성외에 인생 그 자체로도

사람들에게 교훈과 영감을 던져준 인물이기 때문이며 

 

아내와 자식을 비행기 사고로 잃고도

삶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사람이며 숨지기 1년 전까지

자신의 영혼의 고향인 네팔을 찾아 감사할줄 알았던 사람이기 때문이며  

그것은 결국 목적보다 과정과 동기 그리고 성공 뒤의 일에

더욱 마음을 썼던 따뜻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원대한 꿈을 세우고 그것을 이룬 사람을 존경과 감탄의 눈으로 바라본다.

때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라면 과정이나 동기쯤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더구나 그 목표를 이루고 났을 때 자신의 성공 뒤에 숨겨진 과정과 노력들에

진정으로 감사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지만. 

 

그러나 우리가 힐러리를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세계최초로 세계최고로 높은 곳에 올라갔다는 사실이 아니라 

정작 그가 어떻게 올라갔으며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온 후

어떤 삶을 살아갔는가 하는 것에 있을것이다.

  

그는 1951년 뉴질랜드 가르왈 원정대에 참가하여

처음으로 히말라야 산맥을 접한 이래

1952년에 초오유산 원정에 참가하였고 

1953년에는 영국의 에베레스트 원정대원으로 선발되어

5월 29일 세르파 텐징 노르게이와 함께

에베레스트산을 처음으로 올랐으며 그 공로로

엘리자베스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1954년에는 뉴질랜드의 히말라야 원정대 대장이 되었고

1957과 1958년 뉴질랜드 남극횡단원정대에서도 활약하였으며

인도 갠지즈강 발원지 탐색에 참여하여 인도로부터 훈장을 받았다.

또한 1960년에서 1966년까지 뉴질랜드 미국 영국의 합동 히말라야 원정대 및

1967년 남극 히셀봉 원정대를 지휘하였다.

 

그는 에베레스트 최초등정이라는 기록뿐만 아니라 

일생동안 남극점 도달과 히말라야 10개 봉우리 등정이라는

산악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모든 것을 이룬 사람이다.

산악인이라는 그의 분야에서 화려한 그의 경력은 감탄을 자아낸다.

네가 속한 분야에서 그보다 더한 화려한 경력을 가질 자신이 있는가

그러나 이보다 더한 경력도 언젠가는 깨어진다.

 

 

 

 

 

 

그러므로 지나고 나면 부질없는

세계최초

세계최고

그것이 너의 가치를 증명하지 않는다.

 

무엇이 되었느냐 보단

무엇을 하고

어떻게 살았느냐가 진짜로 중요하니 말이다.  

 

 

 

 

  

그리고 눈을 감고

마음과 양심의 에베레스트를 보자

 

 세상의 Top of the World 보다 더욱 높고 아름다운 곳

힐러리가 갔던 곳 우리가 가야할 곳

Sir 힐러리의 Top of the World

 

바로 진정한 우리들의

What a Wonderful World가 거기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