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안개 속에서 오른 아리랑 리지 / 시나브로

2011. 7. 23. 18:28山情無限/Climbing

 
 
 

 
환상적인 안개 속에서 오른 아리랑 리지
(삼 세번만에 제대로 넘은 아리랑 고개)




○ 2011. 7. 17 ~ 18(일,월) / 흐림, 짙은 구름
○ 외인악우회(김영진,배용환,김양미,최원준,이순범,이신기)
○ 울산시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



 

 



 

카페에 산행공지가 2건이나 올라왔다.
7/17 ~ 18일은 아리랑 리지 등반이고,
7/24 ~ 25일은 산악회 창립 23주년 기념산행이다.
두 번 모두 주일 예배를 드리고 갈 수 있어 안성맞춤인데
문제는 월요일이다. 월요일이 휴일인 사람은 부담없지만
휴가를 내고 참석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2주 연달아
휴가내는 것이 부담이지만 일단 합류를 했다.

아리랑 리지는 5년 전 김영진 대장을 따라
처음 오른 후, 두 달전 등산학교 졸업등반을 하였으니
이번이 세번째가 되는데.. 어느 때보다 기대가 되는 것은
처음은 멋 모르고 오르느라 로프와 슬링의 도움을 받아 올랐고,
두번째도 그렇게 쉽게 오르지 못해 등산학교 수료 후
인공암장에서 나름대로 연습을 한 터여서 그 효과가
나타나는지도 점검해 보고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신불사 옆 금강계곡, 여유로운 시간..)

1진은 3시에 문수고에 모여 먼저 출발,
신불사 주변에서 베이스 캠프를 차렸다.
아리랑 리지 부근에서 야영하려고 했지만 그렇찮아도
날씨도 무더운데 야영장비에다 등반장비까지 챙기니
짐이 많아 계획을 바꿔 신불사 주변에서 야영을 하고
내일 아침 일찍 어택배낭만 챙겨 아리랑 리지로
가기로 한 것이다. 잘 되었다.

더위도 식힐겸 신불사 옆 금강계곡으로 나왔더니
큰 비가 지나간 후여서 계곡이 깨끗하고 물이 맑다.
태풍과 큰 비가 인간들에게 때로는 피해를 주기도 하지만
자연은 이렇게 스스로 정화된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것을 품을듯한 바다로 흘러 드는데
그 바다가 심하게 오염되어 안타깝다.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2진이 막 출발했단다)





(위하여!)

건강을 위하여!
내일 등반을 위하여!
외인악우회의 발전을 위하여!
지구촌의 평화을 위하여!









(둘러 앉아서 도란도란)

모닥불은 아니지만..
어둠속 가스등이 적당한 분위기를 연출하니
산정은 깊어가고 이야기도 꽃이 핀다.





(어제는 가고.. 또 새롭게 주어진 오늘)

적막을 깨뜨리며 조잘대는 산새들 소리가
잠을 깨워 일어나 보니 새 날이 밝아 온다.
또 선물로 주어진 오늘! 이 하루를 인생일대 최고로
멋진 날로 만들어야지.. 지금은 새 날이 오는 것이
당연한듯 해도 새 날이 오지않는 날이 오리니..







(지난밤 잠자리가 참 편안했다)

질경이가 쿳션역할을 하기도 했겠지만..
영알에도 쉬이 잠 못 이루는 곳을 가끔 만난다.
잠을 잘 자는 편이지만 싱숭생숭하다 선잠을 잔적도 있고,
동짓달 긴긴밤 보내듯 하기도 하는데 지난밤은
정말 편안하게 잠을 잔 것 같다.
영알에는 이런 곳이 몇 군데 있다.






(식사 전인데도.. 찌게가 좋다고 해장 한 잔)









(어프로치, 아리랑 리지를 향해)

원래는 아리랑 리지 부근에서 야영하려다가
짐을 줄여 어택 배낭만 메고 오르는데도 더워서 힘이 든다.
베이스캠프(?) 차리기 잘 한 것 같다.





(영알을 덮고 있는 안개)

머리위 영알은 안개가 자욱하다.
가끔씩 파란 하늘이 보이기도 하여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안개가 걷히고 나면 어제같은
뙤약볕이 내리쬐지나 않을련지..





(25)







(조망대에서 본 에베로 리지(위)와 아리랑 리지)





(마지막 너덜을 지나.. 이제 다 왔다)







(등반 준비를 하고..)







(명강사의 설명)







(김대장.. 첫번째 마디를 올라 확보를 하고..)







(바라보기만 해도 고개가 아픈 1피치)







(용환씨에 이어 양미씨가 오르고..)

양미씨는 선천적으로 잘 오른다.
등산학교 출신보다 자세도 좋고 실력도 출중하다.





(설악같은 영알의 암봉들)







(산죽님도 오르고..)



 

 

 
(산목련과 돌양지꽃)









( )







(2피치를 선등하여 오른 김대장)









(양미씨의 멋진 등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바위 /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린(愛隣)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78)





(79)





(벌떡 일어선 3번째 마디)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김대장)

매듭이 풀린 줄 알고 중간에 매듭을 만들어
올라오는 바람에 로프 끝 매듭이 바위 틈새에 걸려
김대장이 다시 내려갔다가 오게 되었다.
그렇찮아도 혼자 선등하느라 수고가 많은데
다시 내려갔다 오게 하다니..









(등강기 사용법도 배우고..)

고정로프를 타고 올라갈 때나 확보를 볼 때 사용하는등강기.
쥬마라고도 하는데.. 쥬마는 페츨에서 만든 등강기의 이름이다.
이번에는 양미씨와 버미씨가 등강기로 오른다.







(셋째마디 전경)





(선등하는 김대장)







(부창부수(夫唱婦隨))







(오늘은 안개가 많이 도와주는 것 같다)

안개가 걷히면 뙤약볕이 내리 쬘 것 같았는데..
다행히 안개가 태양을 가려 서늘하다. 기온이 등반하기에도 좋고
안개가 연출하는 풍경이 마치 동양화 한 폭같다.







(등강기를 걸고 오르는 양미씨)







(멋쟁이 산죽님도 등반준비)





(둘째마디에서 셋째마디 오는 길)





(세째 마디를 오르는 용환씨)





(넷째 마디를 넘고 다섯번째 마디 앞에서..)













(다섯번째 마디도 다 오르고..)









(126)

 

 

 

 

 




(127)









(6번째 마디를 선등하는 김대장)

확보된 로프가 있어도 불안하고 오르는 것이
힘든데.. 김대장은 선등하느라 정말 수고가 많다.
빨리 선등할 선수가 나타나야 할 텐데..





(사람 소리는 안개속에 묻히고..)

멀리 에베로 리지를 오르는 사람이 보이기는 했지만
가까운 곳에서 들리는 소리는 바로 옆 쓰리랑 리지 쪽인지..
아님 우리 뒤를 따라 오르는 등반객들인지.. 소리는
가깝게 들리는데 안개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다.





(산죽님 멋지다)









(밸런스, 리듬, 3지점 확보는 등반의 3요소)









(142)





(144)









(용환씨는 흐뭇한지..)







(수직의 암벽, (장)벽은 넘기 위해서 있는 것)





(루트 탐색중인 버미씨)







(일곱번째 마디)











(고도의 밸런스를 유지해야 하는 7피치)





(162)







(용환씨가 먼저 오르고..)









(169)









(마치 신선놀음하듯..)







(7번째 마디를 오르고 있는 버미씨)







(8번째 마디를 오른 후.. 단체사진 한 컷)





(양미씨와 김대장)







(드디어 마지막 9피치 앞에 서서..)













(김대장이 선등하여 확보를 하고..)





(용환씨가 9피치 앞에 섰다)









(197)







(이어 양미씨도 등반준비를 하고..)















(양미씨의 역주)





(다음은 버미씨)











(버미씨도 무사히 오르고..)





(그 다음은 산죽님)





(222)







(마지막으로 시나브로도 오르고..)

제일 후미로 오르다 보니 온통 엉덩이만
찍은 것 같은데.. 내 사진은 그래도 앞에서 찍혔다.
이 사진 없으면 등반 인증도 안될 뻔..





(양미씨와 용환씨)







(전대원 완등을 축하하며..)

여기까지 성찬을 챙겨온 산죽님 덕분에

완등을 기념하며 축배까지..





(하얀 산목련이 피는 계절에..)

 



 
 


 

(완등기념 단체사진)





(카메라맨도 한 장 남기고..)





(장비 챙겨 하산준비)







(아직도 산정에는 안개가 짙게 드리워)





(트진 틈으로 비치는 햇살.. 저 산 아래 동네는 얼마나 더울까!)







(까치수영, 도라지꽃.. 내려 오면서 다시 눈 맞추고..)







(하산 하는 길.. 닫힌 군사격장 철문)







(원점회귀, 하산 완료)





(오는 길에.. 시장이 반찬이라지만..)

그동안 화봉운동장 인공암장을 찾았던 것이

표가 날 정도로 손가락에 힘이 주이고..
암벽에 붙어서도 루트와 디딤발을 확인할 정도로 여유가 생겼다.
예술같은 고수들의 고난도 기술은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그동안 암장에서 연습했던 결과 (조금은 진도가 나간 것을) 확인하며
삼 세번만에 제대로 오른 기분좋은 등반이었다. 암장에 가면 연습을
할 수 있어 좋고.. 고수들의 묘기를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코치받은대로 몸이 따라 주지는 않지만 가끔씩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것도 덤이고..

크라이밍은 등반중에 일어나는 사소한 위험부담도
공유해야 하는 공동운명체로서 기량과 호흡도 맞추고,
정신적으로 상통하는 동료로서의 유대를 강화시켜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팀웍을 이뤄야 할 것 같다.
선등하며 무사히 등반을 완료할 수 있게 이끈
김대장과 용환씨, 양미씨, 원준씨, 순범씨..
함께하여 즐거웠고 멋진 등반이 되어 감사하다.
아름다운 동행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며..


Second Romance
Yuhki Kuram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