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사귀 명상 / 이해인

2012. 4. 21. 12:53시,좋은글/詩

 

 

 

 

 

 

 

꽃이 지고나면

비로소 잎사귀가 보인다

 

 

잎 가장자리 모양들도

잎맥의 모양도

꽃보다 아름다운

시가 되어 살아온다

 

 

둥글게 길쭉하게

뾰족하게 넓적하게

 

 

내가 사귄 사람들의

서로 다른 얼굴이

나무 위에서 웃고있다

 

 

마주나기 잎 어긋나기 잎

돌려나기 잎 무리지어나기 잎

 

 

내가 사랑한 사람들의

서로 다른 운명이

삶의 나무위에 무성하다.

 

 

잎사귀 명상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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