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SLR] 존 시스템(Zone System) 1. 존과 존 스케일

2009. 6. 28. 14:55Photograph/강좌

[SLR] 존 시스템(Zone System) 1. 존과 존 스케일
2005-01-20  

 강좌를 시작하며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사진을 배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예전 필름 카메라는 우리가 현재 쓰고 있는 디지탈 카메라처럼 정밀한 측광 시스템도 없었으며, 사진을 찍더라도 현상과 인화 작업을 거치지 않으면 결과물을 확인할 수도 없었습니다. 사진을 담는 필름은 한 롤에 기껏해야 30여장이 들어가기 때문에,한 장 한 장 사진을 신중하게 찍어야 합니다. 사진을 찍은 후에도 자신의 감각에 맞게 보정을 하기 위해서는  암실 및 관련 도구를 갖춰야만 했습니다.

 

  2005년 현재 디지탈 카메라를 사용하는 유저들은 카메라의 조작과 사진 기술을 어렵게 느끼지 않습니다. 셔터를 눌러 사진을 찍은 후, 액정 모니터에 표시되는 이미지가 너무 밝거나 어두우면 계속해서 몇 번이고 다시 찍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디지탈 이미지는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통해 누구나 쉽게 보정할 수 있습니다.

 

  오늘 SLR 강좌는 존 시스템입니다. 사진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존 시스템'이라는 말을 여러번 들었을 것입니다. 존 시스템은 필름 카메라 시절에는 유저들이 숙지하고 있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론이었습니다. 실제로 존 시스템은 그다지 어려운 이론은 아닙니다. 존 시스템에 익숙해지게 되면 존 시스템을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사진에 응용할 수 있게 됩니다.

 

 

 존 시스템이란

 

   많은 사진가들은 오래전부터 최대한 품질이 높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연구해 왔습니다. '존 시스템(Zone System)'은 1930년대 후반에 미국의 사진작가 안셀 아담스(Ansel Adams)와 프레드 아처(Fred Archer)가 감광측정법(Sensitometry)라는 과학적인 실험을 거쳐 발표한 사진 기술 이론입니다. 처음에는 존 시스템을 흑백사진에서만 사용하였지만, 최근에는 컬러 사진이나 영화 등 영상 전반에 걸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ansel-adams.jpg

안셀 아담스

 

  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흑백 사진을 위해 만들어진 이론입니다. 흑백 사진은 색을 배제한 채, 사진의 구도, 명암의 대비(콘트라스트), 그리고 디테일등의 요소로 결정되기 때문에, 사진을 찍는 사람의 의도를 더욱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습니다. 주제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색이란 것이 사진 감상에 오히려 방해되는 요소로 작용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img4216-600.jpg

디테일이 살아있는 흑백 사진

 

  존 시스템이 흑백 사진을 위해 만들어진 이론이라 해서 단순히 컬러 사진에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존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노출과 피사체의 디테일에 관해서 설명하고 있는 이론이기 때문에, 컬러 사진을 촬영한다 해도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존 시스템 강좌를 시작하겠습니다.

 

 

 존(Zone)과 존 스케일(Zone Scale)

 

  검은색부터 하얀색까지 흑백의 스펙트럼이 있다고 가정해 보죠. 그리고 이 스펙트럼을 정확하게 열등분 한 후, 각각의 칸을 0부터 9가지 로마자로 표기합니다. 각각의 칸의 평균 밝기를 그 칸 전체로 나타내면 아래와 같은 그림이 됩니다. 이렇게 숫자가 붙여진 10개의 칸을 각각 이라 부르며, 각존이 모여 띠를 형성한 것을 존 스케일이라고 합니다.

 

zone2.jpg

 

 

 컬러의 흑백화

 

  현실에서 존재하는 모든 색은 흰색과 검은색처럼 무채색도 있지만, 대부분은 아마도 유채색일 것입니다. 우리 눈은 모든 색을 컬러로 보기 때문에, 현실을 흑백 사진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컬러의 흑백 전환을 염두에 두고 사진을 촬영해야 합니다. 이렇게 흑백으로

전환된 색을 흔히 '톤'이라 부릅니다. 주요 색상은 아래 그림처럼 흑백 톤으로 전환됩니다.

 

color.jpg

 

  거의 대부분의 유채색들은 흑백으로 전환되면, 회색 톤으로 바뀝니다. 색들이 섞여 있을 때는 각각의 색이 어떤 톤으로 표현되는지 구분하는 것이 쉬운 편입니다. 노란색과 파란색이 함께 있다면 당연히 명도가 진한 파란색이 더 어두운 회색으로 전환될 테니까요. 그러나 빨간색이나 파란색처럼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각 컬러가 어떤 톤으로 전환되는지 굳이 알지 않아도 존 시스템을 사진에 응용하는데는 큰 지장 없습니다. 하지만 각 컬러가 밝은 회색에 속하는지, 어두운 회색에 속하는지 정도는 구분해야 합니다. 자세한 것은 다음 시간에 설명하겠습니다.

 

  존 시스템 강좌는 오늘을 포함해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입니다. 디지탈 사진에서 필요 없는 현상과 인화 작업은 배제하고 최대한 간단하고 쉽게 설명할 예정입니다.다음 시간에는 각각의 존이 갖는 실체적 의미와 특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고문헌 : 정인숙,「존 시스템」, 눈빛, 1999


전관호 starid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