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강좌는 지난 시간 조명과 콘트라스트의 관계에 이어 진행되는 강좌로 피사체의 특성에 따른 라이팅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랜시간동안 강좌가 순차적으로 진행되지 못했던 점, 이 자리를 빌어 양해를 구합니다.
지난 시간에 언급했던 빛의 밝기와 콘트라스트는 모두 빛의 중요한 특성들입니다. 하지만 빛의 특성만을 가지고 본격적인 사진의 라이팅(lighting)을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사진술에서 조명효과는 빛 외에 피사체에 따라서도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빛이 피사체를 비출 때 세가지 현상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세가지 현상이란 투과, 흡수, 반사이며 같은 조명조건이라도 피사체의 특성에 따라 조명효과가 현저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투과
일반적으로 빛이 피사체를 통과하는 것을 투과한다고 표현합니다. 맑은 공기나 투명한 유리는 빛을 투과시키는 흔한 예입니다. 공기와 같이 빛을 투과시키기만 하는 물체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사진으로 촬영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유리와 같은 경우 빛이 입사되는 각도에 따라 굴절현상을 수반하므로, 그 형태를 사진으로 남길 수 있습니다.
투과현상은 다시 직접 투과와 확산투과로 나뉩니다. 공기나 유리와 같이 빛이 물질을 수직방향으로 통과하는 것은 직접 투과라고 부릅니다. 반면, 흰 유리나 얇은 종이와 같은 물질들은 빛이 통과할 때 많은 방향으로 산란되는데 이를 확산투과라고 하며, 확산투과를 일으키는 물질을 흔히 불투명하다고 말합니다. 확산투과 현상은 이전 강좌에서 언급한 콘트라스트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빛이 산란을 통해 더욱 넓은 범위로 확산되기 때문에 하이라이트의 범위를 더욱 넓히기 떄문입니다. 스트로보 앞에 부착하는 옴니 바운스나 확산판은 확산 투과 현상을 응용하는 예 중 하나입니다.
<스트로보의 확산판>
사실 투과 현상은 라이팅에 있어 시각적으로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흡수나 반사현상보다 중요성이 떨어집니다. 오히려 흡수와 반사 현상이 사진의 암부와 명부를 결정짓는 직접적인 요인이므로 아래 소개와 함께 이후 강좌에서 더 다루게 될 예정입니다.
흡수
피사체에 흡수되어 버린 빛은 다시 가시광선으로 볼 수 없습니다. 가시광선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흡수된 빛은 다른 빛과 대조를 이루어 피사체의 암부를 형성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또, 피사체 대부분은 부딪치는 빛의 전부가 아닌 일부만을 흡수합니다. 따라서 피사체가 빛을 흡수하는 정도에 따라 검은색, 회색, 흰색으로 톤이 달라지며, 가시광선 중 특정 주파수 흡수는 피사체의 색채를 결정짓는 요소가 됩니다.
반사
반사는 피사체에 부딪쳤다가 튕겨져 나온 빛을 말합니다. 우리가 실제로 사물을 보는 것은 물체에 반사되는 빛을 감지하는 것인만큼 라이팅에 있어서 피사체의 반사광을 조율하는 일은 피사체를 표현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빛은 피사체로부터 난반사, 직접 반사, 글레어의 형태로 반사됩니다. 피사체 대부분의 표면은 이 세가지 반사를 어느정도씩 공통으로 포함하는데 각 반사의 비율은 피사체에 따라 달라지며 각 반사가 어느정도 비율인가에 따라 피사체의 표면이 달라보이게 됩니다.
난반사, 직접반사, 글레어와 같은 반사현상은 콘트라스트와 연관되 피사체 묘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다음 강좌에서는 각 반사현상의 특성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