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안전성도 없고 주민의사 반영 못 한 수명 끝난 월성1호기 폐쇄하라!

2015. 1. 16. 21:32이래서야/탈핵






[기자회견문]

안전성도 없고 주민 의사 반영 못 한 수명 끝난 월성1호기 폐쇄하라!
2015년 1월 15일
 


2년 동안 꺼져있던 월성 1호기, 전력수급에 영향없고 가동할수록 적자

안전성도 없고 주민 의사 반영 못 한 수명 끝난 월성1호기 폐쇄하라!



현재(15일) 제33차 원자력안전위원회의에서 2012년 30년 설계수명이 끝나고 멈춰있던 월성 1호기의 수명연장 심의가 진행되고 있다. 수명연장심사 법정기한인 18개월을 훌쩍 넘겨 5년이나 심사가 늦어진 이유는 물론, 수명연장 심사를 위해 한수원이 제출한 주기적안전성평가보고서, 환경영향평가보고서, 경제성분석보고서는 모두 비공개이다. 더구나 오래될수록 더 위험할 것이 분명한 핵발전소의 수명연장 결정에 직접 피해를 입고 있는 주민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절차도 없고 사고가 나면 피해를 입을 국민들에게 물어보지도 않은 채 말이다. 단지 소위 전문가 그룹이 말하는‘기술적’ 안전성만을 확인했다는 결론을 바탕으로 수명연장 허가를 심의하는 현 상황에 대해 심각한 유감을 표하며,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과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대책위, 정의당, 녹색당, 노동당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은 수명 끝난 월성1호기의 폐쇄를 결정할 것을 촉구한다.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사고로 핵발전소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노후원전을 대상으로 극한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따라 원자력안전기술원(KINS)검증단과 민간검증단이 구성되었고 약 1년 5개월에 걸친 검증 결과 보고서가 지난 6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되었다. 킨스(KINS)의 ‘스트레스테스트 가이드라인의 평가기준을 만족하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론과는 달리 지역주민과 전문가, 환경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간검증단은 ‘계속운전시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며 32가지 안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민간검증단은 규제지침과 스트레스테스트 수행지침 이외에 경제성, 사회적수용성 등 보다 광범위하게 검증을 거쳐, 노후 핵발전소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과 이를 줄여나가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제언까지 포함하고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민간검증단이 제시한 문제제기를 무시하고 수명연장을 허가한다면 민간 차원에서 안전성의 신뢰와 국민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했던 민간검증단 구성이 수명연장 절차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무엇보다, 민간검증단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조차 해결하지 못한 채 수명연장을 허가한다면 어느 국민도 안전성에 대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핵발전소의 크고 작은 사고는 단지 ‘기술적 안전성’만의 문제가 아니고 원전사고는 법적 기준대로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지난 10월, 5년만에 세상에 드러난 월성1호기 사용후핵연료봉 파손과 이로 인한 작업원 피폭사고는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사고였음에도 조직적으로 은폐되었고 심지어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원자력안전위원회 조차 2013년 8월 현장조사를 했음에도 사건 자체를 위원들과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원전 사업자인 한수원과 규제기관인 원안위가 이중으로 은폐한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원전 안전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며, 신뢰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전력수급 차원에서도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결정할 이유가 없다. 발전용량 비중 0.8%에 불과해 전력수급이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하며 이미 지난 2012년부터 2년째 가동을 하지 않고 안전하게 정지되어 있지만 이로 인해 전기가 부족하다거나 전기요금이 오른 것도 아니다. 이번 겨울 원전 10기 분량의 예비력이 확보되어 있다고 정부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어 지금 당장 폐로하더라도 전력수급에 아무 지장이 없다. 어차피 당장 폐로 기술이 없기 때문에 가동하는 것이 더욱 이득이라고 하는 것은 아직 치료기술이 없는 병에 걸린 환자에게 독이 될 것을 알면서도 건강에 해로운 무엇을 해도 상관없다는 입장과 다를 바 없지 않은가.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월성1호기를 수명연장 해 가동하는 것이 경제성은커녕 가동하면 할수록 적자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2014년 현재, 수명연장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설비투자한 비용(5,383억 원)을 매몰비용으로 제외하고 편익을 계산하더라도, 최고 2,269억 원, 최저 1,462 억 원의 적자가 발생한다. 이는 현재 시점에서 수명연장을 위한 추가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폐쇄 절차를 밟는 것이 현명하고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이미 법정 심사기간 18개월을 훌쩍 넘겨 5년째 심사를 하느라 수명연장이 결정되더라도 향후 7년밖에 더 가동할 수 없다. 하지만 이미 자체적으로 판단해 5천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놓고 이를 구실로 수명연장 안 하면 어떻게 할 거냐고 국민들에게 협박하고 있다. 경제성도 없는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은 말 그대로 국민들의 안전을 담보로 원자력계의 떼쓰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력수급에 영향도 끼치지 않고 가동할수록 적자인 월성1호기는 수명연장이 아니라 폐쇄가 정답이다. 수명끝난 핵발전소의 수명연장은 단순히 10년을 더 사용한다는 의미를 넘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 부담을 국민들이 짊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중차대한 문제를 법적인 기술기준 적합 판단만 따지는 원자력안전위원회에만 맡긴다는 것은 무책임한 절차다. 안전을 최우선에 둔다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1호기 즉각 폐쇄를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는 수명 끝난 핵발전소 수명연장 심사에 주민의사와 국민 결정권이 반영될 수 있는 법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2014. 1. 15

핵없는사회를위한공동행동 · 월성1호기 수명연장 반대대책위 정의당 · 녹색당 · 노동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