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1. 12:53ㆍ잡학/상식
축하를 해야 할 경우,
"축하합니다"와 함께 "축하드립니다"도 사용 가능한 표현인지?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공손한 행위'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드리다'를 표제어로 싣고 있지만,
축하는 드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축하드립니다"라고 사용하는 것은
어법에 맞지 않고 "축하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 어법상 맞는 표현이라고 알고 있지만,
근래 "축하드립니다"도 사용되고 있어 과연 어떤 표현이 맞는 표현인지 알아 보고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축하드립니다"도 사용 가능한 표현이라고 하지만
대부분은 "축하합니다"로 표현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어서..
'국립국어원'을 찾았더니 이곳의 '묻고 답하기' 코너에 이미 몇 사람이 동일한 내용으로
질문을 하였는데 명색이 '국립국어원'이라는 곳에서도 헷갈리는지 답변이 오락가락한다.
답변 순서별로 내용을 요약해 보면,
2008. 10. 21 " ‘감사’나 ‘축하’는 ‘드린다’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대"라 했고
2009. 6. 12 " ‘축하하다, 축하드리다’는 모두 쓸 수 있는 말"이라고 답변했고
2010. 5. 13 "'감사’나 ‘축하’는 ‘드린다’는 말이 어법상 맞지 않는 불필요한 공대이므로
‘축하합니다/감사합니다.’와 같이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변했다.
2012. 2. 13 ‘축하드리다’는 ‘불필요한 공대’에 해당하므로 ‘축하합니다’로 쓰기를 권고했고,
2013. 3. 6 "‘축하하다’와 ‘축하드리다’는 모두 바른 표현이며,
‘축하드리다’와 ‘축하하다’를 비교할 때 ‘축하드리다’가 공손의
의미를 나타낸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라고 답하고 있다.
나라의 국어정책을 총괄하는 '국립국어원'에서 오락가락하니
어디 확답해 줄 곳이 있기나 할까? 혹시나 하여 한글학회와
교육부 홈페이지까지 뒤져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최종 한글맞춤법이 "문교부고시 88-1"로 되어 있어,
교육부에 문의를 했더니 잘 모르겠다며 '국립국어원' 소관이라고 했다.
'국립국어원' 홈피에서 더 헷갈렸는데.. '국립국어원' 소관이라니..
국어가... 과연 어렵기는 어렵다!
아래 내용은 '국립국어원'의 오락가락하는 답변 모습
결론은
'축하하다' 와 '축하드리다'
모두 바른 표현이라 한다
국립국어원 담당자와 통화하면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근거를 알려 달라고 했더니 국립국어원 홈피→자료찾기→연구보고서
디렉토리에 관련 내용이 있다고 한다. 720개 자료 중에 숨어 있는데
어떤 문서인줄 어떻게 알고 찾겠는가? 주제어 검색창에 서명을 '예절'로 입력하고 검색하니
7건이 뜬다. 그 중 5번 파일에 변경된 내용이 있다고 하였으나 아무리 찾아봐도 5번 파일에는
'축하합니다'로만 되어있고, 정작 찾는 '축하드립니다'라고 사용한 예는 눈을 닦고 봐도
찾을 수 없었다. 하여 검색된 파일 전부를 다운받아서 확인해 보니 첫번째 문서
일러두기에 아래의 글이 있는 것 아닌가! 본문에서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내용이 일러두기에 이렇게 간략하게 언급되어 있다.
"‘축하드리다’가 불필요한 공대라 하여‘축하하다’로만 쓰도록 하였던 것을,
‘축하합니다’와 함께 높임을 더욱 분명히 드러낸‘축하드립니다’도
쓸 수 있는 표현으로 인정하였다"는 것.
몇 시간을 소비하며 근거를 찾았으니 다행이긴하다만,
나라의 국어정책을 총괄한다는 '국립국어원'에서 간단한 인사법 하나 가지고
답변이 오락가락하더니, 어법에 맞지않다던 표현을 '높임을 더욱 분명히 드러낸다'고
개정했다면서 그 내용은 심산유곡에 숨겨놓은 보물단지 모양 국민이 찾기 어렵게
해 놓으면 어쩌겠다는 건가? 세종대왕은 애민의 마음으로 훈민정음을 창제하셨건만
이시대 '국립국어원'은 간단한 인사법 하나 가지고도 이렇게 혼란스럽게 만드는가!
정작 개정했다면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지 않는 이유가 뭔가?
그리고,
1. '축하드립니다'를 사용할 수 있는 표현으로 확정하고, 2011년 11월 22일
책자까지 발간해 놓고는 정작 2012년 2월 13일 답변에서도 ‘축하드리다’는
‘불필요한 공대’ 운운하며 ‘축하합니다’라 표현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답변자 개인의 소신인가? 아니면 결정을 몇몇 사람이 했기 때문인가?
2. 변경된 내용이 언제 어떤 경로로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공포되었는가?
(2011년 말 변경된 내용을 '국립국어원' 홈페이지에는 2015년 등록)
3. 한글맞춤법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보편적인 말 씀씀이를 하나의
규칙으로 정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왜 '국그릇'은 붙여 써야 하고 '반찬 그릇'은 띄어 써야 하는가?
맞춤법을 어렵게 만들어 놓아도 점수를 받으려면 어쩔 수 없이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런 류의 맞춤법도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인가?
한글과 국어를 이렇게 어렵게 만들어 가는 것을 지하에 계신
세종대왕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 아래는 표준 언어 예절 내용 캡쳐 )
본문을 작성한 사람과 머리말, 일러두기를 작성한 사람이 다른지
본문 어디에도 "축하합니다"와 "축하드립니다" 모두가 바른 표현이라는 언급은 없다.
심지어 결혼시 본인의 부모나 산모 부모에게도 "축하합니다"로 되어 있다.
'축하합니다', '축하드립니다' 라는 사소한 인사법 하나 가지고 이 나라 언어정책에
무슨 큰 일이 벌어지기야 하겠냐만, 대한민국의 국어정책을 총괄하는 국립국어원이
이런 식이라면 하루가 다르게 외래어와 정체불명의 말들로 위협받고 있는 환경에서
국어를 보존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지 심히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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