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2. 2. 00:52ㆍ시,좋은글/詩
2월 / 오세영
"벌써"라는 말이
2월처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새해 맞이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월
지나치지 말고 오늘은
뜰의 매화 가지를 살펴보아라
항상 비어 있던 그 자리에
어느덧 벙글고 있는
꽃
세계는
부르는 이름 앞에서만 존재를
드러내 밝힌다
외출을 하려다 말고 돌아와
문득
털외투를 벗는 2월은
현상이 결코 본질일 수 없음을
보여 주는 달
"벌써"라는 말이
2월만큼 잘 어울리는 달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시,좋은글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Dreams / Langston Hughes (0) | 2016.02.19 |
---|---|
그래, 인생은 단 한번의 추억여행이야 / 김정한 (0) | 2016.02.06 |
먼 날, 어느 한 날 / 조병화 (0) | 2015.12.30 |
바닷가에서 / 오세영 (0) | 2015.12.22 |
목마와 숙녀 / 박인환, 낭송 박인희, 고은하 (0) | 2015.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