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5. 21:04ㆍ이래서야/탈핵
행동하는 ‘용기’가 갖는 강력한 힘을 기억하세요
블로그 by 쿠미 나이두(Kumi Naidoo)
2015-07-21
30년 전, 뉴질랜드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모여 항해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태평양에서 벌어지는 핵실험을 막기 위해 가족과 고향을 떠나 작은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핵실험을 주관했던 프랑스 정부는 사람들의 힘으로는 핵실험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습니다. 1985년 7월 10일 자정이 되기 몇 분 전, 프랑스 정보기관의 비밀 요원은 그린피스의 레인보우 워리어호를 폭파해 침몰시키기에 이릅니다. 이 폭발사고로 사진작가이자 레인보우 워리어호 승무원이었던 페르난도 페레이라가 그만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프랑스 정부기관의 비밀 요원이 설치한 폭탄 폭발로 가라앉은 레인보우워리어호>
프랑스 정부가 이 폭발사고로 수백만 명의 용기를 좌절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면, 그야말로 오산이었습니다. 그들은 결코 시민들의 용기와 행동까지 침몰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누구도 무지개를 가라앉힐 수는 없으니까요.
시민들의 힘으로, 태평양에서의 핵실험은 중단되었습니다. 시민들의 힘이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배를 타고 함께 항해하지 않더라도, 시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글을 쓰거나 주변 사람을 설득하고, 서명을 하거나 후원에 참여하는 등 자신이 할 수 있는 행동을 통해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저나 여러분과 같은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움직임이 핵무기 실험을 막아낸 것입니다.
<마타우리만에 있는 레인보우워리어 기념공원>
오늘날, 우리는 ‘기후 변화’라는 또 다른 위협에 맞닥뜨렸습니다. 30년 전 핵무기가 지구를 재앙으로 몰아갔듯이, 기후변화는 우리 모두의 삶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는 더 많은 홍수와 더 큰 폭풍우를 가져옵니다. 뉴스에서도 더욱 거대해진 자연재해에 대한 소식들이 쏟아집니다.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집과 생계수단을 잃고, 심지어는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며, 미래 자원 고갈은 물론 연료로 인한 분쟁을 불러올 것입니다.
그러나 비록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하더라도 조수의 흐름은 멈추지 않듯이, 재생가능에너지를 위한 움직임은 점점 커지고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1월부터 5월 사이에, 미국에서 신규 생산된 전력의 약 75%는 태양광/태양열에너지와 풍력에너지를 통해 공급됐습니다. 노르웨이는 의회의 투표를 통해, 9천억 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노르웨이의 국부펀드에서 석탄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에는 투자를 철회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습니다.
<덴마크 프레테리샤에서 석유회사 쉘에 반대하는 시위 모습>
지난달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180페이지에 달하는 회칙을 통해 기후변화를 방지하기 위해 행동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에서는 900명의 시민들이 빛나는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네덜란드의 시민단체가 지난 2013년 네덜란드 정부를 상대로 해수면 상승 위험을 막기 위해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는데, 최근 네덜란드 법원이 정부에 향후 5년간 탄소 배출량을 1990년 대비 25% 줄일 것을 명령한 것입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숨쉬는 공기, 우리가 낚시를 하고 수영을 하는 바다, 우리가 의존하고 있는 삶의 터전을 오염시키는 석탄과 석유, 가스와 관련된 기업에 맞서고 있습니다. 30년 전 그 때, 다양한 사람들이 태평양 핵실험에 반대하며 보여준 용기 덕분에 우리는 결국 시민들의 힘이 승리한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쉘은 북극 석유 시추를 시작할 것입니다. 하지만 이미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이 아름다운 곳을 지키기 위해서, 화석 연료 사용 감소 및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 북극을 파괴하는 것들과 맞서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석유 시추 장비에 오르거나 카약을 타고 거대한 선박에 맞서는 용기를 보여줍니다. 어떤 사람들은 행진에 참가하고, 편지를 쓰거나 서명에 참여합니다. 정확히 30년 전에 태평양 핵 실험을 막기 위해 사람들이 했던 것처럼 말이지요.
태평양 지역의 사람들은 기후변화와 오염 유발자들에 맞서고 있습니다. 필리핀 사람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생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매우 취약한 나라로서, 엄청난 탄소를 배출하며 환경을 오염시키고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기업들이 필리핀 사람들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제대로 조사해줄 것을 국가인권위원회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습니다. 호주 사람들은 세상에서 가장 큰 생명체인 대산호초,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지키기 위해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레인보우 워리어 폭발 사고 30주년 기념일을 맞아, 세 번째 레인보우 워리어호는 석탄산업을 위한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를 지키기 위해 캠페인에 나섰습니다.
프랑스 정부는 시민들의 힘으로 촉발된 운동이 가지는 힘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두 개의 폭탄이 이런 움직임을 날려버리리라 생각했지만, 그들은 틀렸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안전하게, 더 깨끗하게, 더 건강하고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크고 작은 행동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더러운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시대는 종식시키고, 전세계가 깨끗한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재생가능에너지 시대로 나아가야 합니다. 여러분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행동에 옮기세요. 뜻이 같은 사람들과 함께 한다면 여러분의 목소리는 더욱 강해질 것입니다.
<인도 다르나이 마을 아이들>
페르난도 페레이라를 추모하고, 첫 번째 레인보우 워리어 호의 용감한 선원들에게 이 기념일을 헌정하며,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에게도 여러분만의 ‘용기’에 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이 사이트에서는 전세계에서 불의와 환경파괴에 반대하는, 바로 여러분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더 나은 미래를 갈망하며 전염성 높은 긍정의 에너지에 사로잡힌 사람들의 용기를 사진과 영상, 이야기로 만나보세요.
용기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용기는 전염됩니다. 용기는 통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그 어느 때 보다 우리 모두의 행동하는 용기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쿠미 나이두 Kumi Naidoo는 그린피스 국제 본부의 사무총장입니다.
출처 : http://www.greenpeace.org/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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