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 최호일
2019. 10. 12. 00:23ㆍ시,좋은글/詩
스위치 / 최호일
어린 나비 한 마리가 바위의 가슴에 앉는 찰나 바위는 금이 갔다
찬란한 생성의 힘 어둠의 몸통이 흰 뼈를 내보이며 망설이고 있다
천년의 침묵은 보람도 없이
쩡
깨져 버린다 금의 틈새에 마악 도착한 햇빛이 묻고 이제 싹 틔울
씨앗 하나 즐겁게 접속된다 꽃이 피고 그것은 언제나 환한 중심이
되었다 꽃의 얼굴은 늘상 개폐의 원리를 따른다
신나게도
그리움의 회로를 타고 와
내 안에 불이 켜지는 그
최호일 시인
충남 서천 출생
2009년 월간 《현대시학》 신인상을 통해 등단
시집
『바나나의 웃음』 문예중앙,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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