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쪽 백두대간, 지도위에서 걷는다

2009. 8. 17. 08:34山情無限/山

 

 









(白頭大幹)






오직 한 줄기다.

남한 쪽 백두대간, 북한쪽 백두대간이 따로있는 게 아니다.
지리산 천왕봉에서 백두산 장군봉까지 물을 건너지않고 이어지는
분수령(分水嶺)인 백두대간(白頭大幹).
이 한줄기 산맥을 두고, 국토의 등뼈 구실을 하는
큰 산맥을 두고, 북한 쪽/남한 쪽,갈래를 지을 수밖에 없는
우리 국토와 민족의 현실이 구구하고 안타깝다.

분단은 되었으나 백두대간은 아직 건재하다.
지각 변동이 없는 한, 영원히 그러할 것이다.
그 한줄기에 희망을 걸고, 안개 속을 걸었다.
그 끊어진 허리를 지도 위에서나마 이어주며,아픔을 달래 보았다.
백두대간을 따라가며, 백두대간의 그늘에 삶터를 열어놓고 있는
지역들의 역사, 지명변천사, 문화와 풍속, 산물, 명소, 교통로들을
아울러 살핌으로써, 오랫동안 눈길과 발길이 닿지 못하는
고장들에 대한 관심을 되살려 보았다.

이책의 내용은 크게 여덟가지로 구분되어 짜여져 있다.

이 책의 주축을 이루는 본문은 필자의 사이버 산행기록이다.
그러나 단순한 산행기에 머물지않고, 매 구간마다 주제를 정해,
가까이 있으나 갈 수 없는 땅에 대한, 연구를 겸했다.

두번째는 각 구간 개념도다.
개념도는 광역도와 세밀도, 두 갈래로 제작되었다.
이 개념도들은 정밀지도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세번째는 개념도와 함께하는 가상 코스 가이드다.
백두대간이 통과하는 산줄기 상에 위치한 수많은
산마루와 고갯길, 지형과 이름들을 함께 살피고,
주변지역으로 통하는 교통로를 아울러 짚었다.

네번째는 백두대간의 마을의 어제와 오늘이다.
분단이후 개편된 행정구역. 지역변천사 등을 살펴,
통일이 왔을 때 낯설지 않게 대비했다.

다섯번째는 백두대간에서 발원하는 수계(水系)탐구이다.

여섯 번째는 백두대간에서 가지를 치는 정간(正幹:장백정간)과
정맥(正脈:청북정맥,청남정맥,해서정맥,임진북예성남정맥,한북정맥)들,
그 분기점과 바다 앞까지의 전개도를 추적해보는 일이었다.

일곱 번째는 지명탐구로, 고문들에 남아있는 옛 지명들과
요즘 지명들을 연결시켜주는 작업이었다.

여덟 번째는 고문들이 안고 있는 오류 지적이다.
교통이 어렵고, 과학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던 시대의
지리서들이 필연적으로 안고 있는 오류를 밝혀줌으로로써,
다음에 오는 사람들의 연구를 돕고자 했다.
이 밖에, <대동여지도>와 <산경표>, 관련 사진, 지도들을
요소 요소마다 함께 실어, 문헌 속의 지명들과
현장과의 대비를 용이하게 했다.

그러나 현장 답사를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쓰여진 글이라
부담 또한 크다.실제로 그 땅을 밟으며, 이 글의 옮음과 그름을
가름할 수 있는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한 점.
그러나 얼마나 놓친 곳이 많을 것인가, 이 점이 가장 두렵다.


- 중략 -


이 책은 나만의 것이 아니다.
분단국가.분단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제단에,
국토와 민족의 통일을 위한 제단에,
한 줄기 백두대간의 복원을 앞당기기 위한 제단에,
눈물과 함께 헌정한다.

2001년 2월
서울논고개에서
이향지


*   *   *   *   *   *   *


남북 분단으로 갈 수 없는
백두대간 진부령 이북 구간을
사이버 산행으로 연결한 기록. 1,900매,
1998년 6월호부터 2000년 1월호까지 월간 <산>에 연재한 것으로,
역사.지리.기후.명소.자연.풍속.문화.교통.신구 행정구역 대비 등
광범위한 조사와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통일시대에 대비, 실제 산행을 위한 '가상 코스 가이드' 및
'개념도'가 함께한다. 개화기의 침략자 일제에 의해 무시되고
왜곡 된 우리 <山經表>의 존재를 널리 알림과 동시에,
그 장점과 합리성을 증거한 기록이기도 하다.
분단 국가, 분단 민족의 동질성 회복을 위하여!


"백두대간은 한 줄기, 백두대간이 희망이다!"


*   *   *   *   *   *   *


"북한쪽 백두대간 지도위에서 걷는다"
3년 가까이 책장에서 잠자고 있던
책의 먼지를 털어내고
1주일에 1구간씩이라도
백두산을 향해 걸어봐야겠다.

 

(200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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