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의 대운하 공사비 조달방안

2009. 9. 3. 10:50이래서야/4대강 난도질

 

 

[대선주자 정책공약, 허와실]

(2)이명박의 대운 공사비 조달방안   
 2007-06-21 01:42:08

 

 


한반도 대운하 사업은 총비용만 14조원에서 많게는 20조원까지 드는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따라서 천문학적 사업경비를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공사비의 60%가량을 운하사업의 부산물로 얻어지는 골재를 판매해 충당하고 나머지는 민자유치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이전시장측이 계산하지 못한, 눈에 보이지 않는 간접비용이 커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천문학적 사업경비 조달에 대한 이전시장측 답변은 명쾌하다. 공사비의 60%가량(8조3432억원)을 운하건설의 부산물인 모래·자갈 등 골재의 판매수입으로 마련하고, 나머지 금액은 민자유치로 충당하겠다는 것이다. 이전시장측 구상에 따르면 한반도 대운하 사업에 국가예산은 별도로 들어가지 않는다.
 

경북 왜관읍 금산리 부근의 골재채취 현장. 이명박 후보측은 한강과 낙동강의 모든 골재를 채취해 공사비용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김영민기자

 

 


이전시장측 골재채취 수익 근거는 이렇다. 한국수자원공사(남한강), 한국지질자원연구원(낙동강)의 연구자료에 의하면 남한강과 낙동강의 ‘골재 개발 가능량’은 각각 2억6106만㎥, 5억7326만㎥ 등 총 8억3432만㎥다. 건설교통부 골재수급계획상의 골재가격은 ㎥당 1만원이다. 골재 개발 가능량 8억3432만㎥를 ㎥당 1만원에 팔면 8조3432억원을 벌어들일 수 있다는 게 이전시장측 계산이다.


골재채취업자 등은 이에 대해 “터무니없는 셈법”이라고 고개를 내젓고 있다. “운하의 타당성을 정당화하려고 경제학적 분석의 기초조차 무시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북 칠곡의 골재업자 ㅁ씨는 이전시장측 골재채취 자금조달 구상과 관련, “골재사업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ㅁ씨는 “배가 다닐 수 있게 6m 이상을 파낸다고 하는데, 낙동강 상류쪽은 모래가 (골재로) 쓸 만하지만 아래로 내려가면 모래가 벌과 섞여 있어 작업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 수지타산이 안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래 캐는 데 드는 돈은 생각 안합니까. 10년 전에 준설선이 5억원했습니다. 지금은 얼마나 올랐겠어요. 캐낸 뒤에는 (모래를) 세척해야지, 자갈과 분리해야지…. 모래 캐서 그렇게 돈 쉽게 벌 수 있답니까. 우리 골재업자들끼리 ‘한반도 대운하, 그게 (실현)되겠나’라며 부정적으로 얘기합니다.”

 

 

 


그렇다면 경제학자들의 셈법은 어떨까. 경제학자들은 이전시장측이 ‘골재 개발 가능량’ 개념이나 계산법을 왜곡했다고 주장한다. 대표적인 한반도 대운하 반대론자인 홍종호 한양대 교수(경제금융)는 “골재판매액을 추산하려면 채취가능 골재량을 기준으로 삼는 게 타당하다”고 입을 열었다. ‘개발가능 골재량’ 중 실제 시장에 팔 수 있는, 일정 품질 이상의 골재량이 ‘채취가능 골재량’이라는 것이다. 홍교수는 이어 “개발가능 골재량은 두 강의 본류·지류(천)에 있는 골재량을 합한 것”이라며 “실제 얻을 수 있는 골재량은 지류를 제외한, 운하가 건설되는 구간(본류)에서의 골재량”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준설 구간이 길면 길수록 보다 많은 골재를 채취할 수 있지만 공사비는 이보다 더 많이 소요될뿐더러 수질 오염의 가능성 역시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홍교수는 이같은 분석을 근거로 골재량을 재추정한 결과 한반도 대운하 건설시 채취가능한 총 골재량은 2억~2억8000㎥라고 주장했다. 이전시장측이 주장하는 골재량(8억3432만㎥)에 비해 4분의 1~3분의 1 수준이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도 “이전시장 캠프측의 산출 방식은 ‘골재 개발가능량=판매량’이라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교수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늘면 시장 가격이 떨어지는 점도 간과했다고 설명했다. 건교부, 해양수산개발원 등의 자료(2006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한해 골재 수요는 1억600만㎥다. 공사기간(4년)에 걸쳐 운하공사시 채취한 8억3432만㎥를 판매할 경우 공급은 2배가 되므로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또 몇년 후의 판매 수익은 현재 시점에서 볼 때는 그만큼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할인율을 적용, ‘현재가치화’해야 하는 게 경제학적 상식이라고 덧붙였다.


황순진 건국대 교수(환경과학과) 역시 “골재부존량과 골재채취량, 판매량이 모두 같을지 의문”이라며 “또 골재가 쏟아져 나오면 단가가 내려가는 게 정상일텐데, 그렇다면 이 모든 게 등식적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결론”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한국골재협회 김천기 국장은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 가격은 당연히 내려간다”고 말했다. 김국장은 최근 실시된 골재 입찰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평택호 아산공구의 골재 입찰가는 ㎥당 3000~4200원대. 이 골재는 1만2000원(상차도 가격)에 팔려나간다고 한다. 골재업자가 지자체에 ㎥당 3000원을 내고 모래를 채취해 1만2000원에 판매한다는 뜻이다. 1만2000원에는 운영비·생산비·인건비·이윤 등이 포함된다. 골재협회의 또다른 관계자는 “㎥당 이윤이 1000원 남짓이어서 업자들은 ㎥당 4200원의 구역에서는 오히려 적자를 보고 있다”며 “정부가 운하공사시 1만원에 골재를 판다고 해도 생산비 등 지출비용을 감안하면 이익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당 이익은 골재업자의 이윤 1000원과 골재입찰가 3000~4200원을 합한 4000~5000원이라는 결론이다. 이는 ‘골재채취 수익은 ㎥당 1만원에서 생산 및 운송비 4000원을 차감한 6000원 정도가 적절한 계산법”이라는 홍종호 교수의 산출방식과 유사하다.


골재 채취에 따른 생태계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환경운동가들은 “모래자갈이 주를 이루는 골재는 유한자원이며 산림, 하천, 바다 등에서 사는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라고 강조했다. 생태환경적으로도 가치가 크다는 의미다.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물하천센터 국장은 “황금빛 모래에 물고기가 알을 낳고 수질을 정화하는 등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운하의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모래를 파헤친다면 수질악화뿐 아니라 생태계에 미치는 위해성도 크다”고 우려했다. 황순진 교수는 “골재채취 과정에서 엄청난 탁수가 발생하는 등 이로부터 2차적인 오염문제도 일어난다”며 “생태학적 측면에서 환경파괴 및 엄청난 복구비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두희자연생태연구소 소장 원두희 박사는 “골재를 다 파낸다는 것은 생태계를 모두 파괴하겠다는 것인데,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경제적 타당성만을 따져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골재채취를 통해 8조3432억원을 조달하겠다는 이전시장측의 구상은 ‘운하 공사를 통해 골재 8억㎥ 이상을 채취해야 하고, 골재를 살 수요자가 없어도 가격 하락 없이 골재 ㎥당 1만원씩, 전량을 판매한다’는 전제하에서나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현실성이 매우 낮은 것이다.〈이준호·강병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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