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북알프스 야리-호가까 연봉 종주기(3/4)

2009. 3. 27. 19:03山情無限/북알프스

 


일본 북알프스 야리-호다까 연봉 종주기(3/4)


 

2일차

2005년 8월 2일 (화) 날씨 / 오전: 쾌청하다 흐림,오후: 짙은 안개


     05:35 야리다께 산장(槍岳山莊) 출발
     05:43 히다노꼬시(飛?乘越 3020m)
     06:05 오바니다께(大?岳 3120m)
     06:30 나까다께(中岳 3080m) 통과
     06:45 샘터                                  (20분간 휴식)
     07:50 미나미다께(南岳 3033m)            
     08:05 미나미다께 산장(南岳小屋)             (15분간 휴식)
           오기렛또(大切戶 2780m)
     13:30 끼다호다까다께 산장(北穗高小屋 3100m) (50분 중식/휴식)
     13:30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 北峰 3106m)    (10분 체류)
     16:00 가라자와다께(?澤岳 3103m) 분기점  
     16:20 호다까다께 산장(穗高岳山莊 3000m)



04:20, 산장의 새벽은 벌써부터 부산하다. 여명이 밝아오기 시작한다.

어제 3180m 야리가다께(槍ケ岳) 정상에서 서쪽하늘을 물들이며 지던 석양을 보며 가졌던 황홀한 감동... 야리(槍ケ岳) 정상에서 태평양 바다 쪽에서 솟아오르는 일출의 장관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희망사항일 뿐, 5시부터 줄 선 순서대로 배식을 한다기에 아침식사를 위해 줄을 서야 한다.

어제 논란 끝에 오늘 출발하기 전 야리정상에 올랐다가 산장을 출발하기로 하였지만 그럴 수 없게 되었단다, 하루 먼저 이 코스를 지나간 여행사 가이더한테서 너무 힘들고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오늘은 시간을 당겨 식사하자마자 곧바로 출발한다는 것이다.

정상으로 출발한 사람들은 이미 도착하였고 4시 반쯤 되자 정상에 오르지 못한 사람들이 카메라를 들고 일출을 기다리는 모습이 마치 멀리서 오는 반가운 님 기다리듯 애를 태우는 것 같다.
줄 서서 배식을 기다리고 있는데 밖에서 환호성이 터진다.
야리가다께(槍ケ岳)에 가려 태평양 쪽에서 솟아오르는 태양은 보이지 않지만 야리가다께 옆구리로 비치는 광채가 동쪽하늘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야리가다께에서 일출은 아침 배식을 기다리다 창문으로 본 것이다.


  (사진 288) 산장식당에서 아침 배식 줄 서서 기다리다 맞은 야리다께 일출


그렇다. 여행사를 통할 경우, 계획이야 변경될 수도 있는 일이지만 가능한 한 사전에 기본적인 일정계획은 공지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전정보가 부족하거나 대처를 잘못해서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여행사의 자질문제다.
안이하게 생각하고 맘대로 계획을 변경하면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어렵게 와서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경험해야 하는 고객입장으로서는 본전(?)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종주는 처음부터 여행사의 장삿속이 눈에 보였다. 각설하고…

날씨가 좋으면 야리가다께에서 약 200km 이상 떨어진 일본 최고봉 후지산(富士山, 3776m)도 볼 수 있다는데 앞 능선을 자욱하게 덮고 있는 새벽 안개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05:35  야리다께 산장 앞에서 단체사진 찍고 오늘 대장정에 오를 준비를 한다. 2박 3일 일정으로 야리(槍)-호다까(穗) 연봉을 종주하면 오기렛토(大切戶/ 註 : 切戶[일본식 영어 kiretto] : 등산에서, 능선(稜線)이 V자형으로 깊고 험하게 잘려 나가 낮아진 곳)를 통과하는 오늘이 하이라이트다.

야리다께산장(槍岳山莊)을 출발하여 오바니다께(大?岳, 3101m), 나까다께(中岳, 3080m)를 거쳐 미나미다께(南岳, 3033m)에 이르면 수십/수백길 낭떠러지 칼날 능선 암벽을 타고 내려가 다시 300m 이상을 치고 올라가야 하는 대협곡 오오기렛또(大切戶, 2780m)를 통과해야 하고, 다시 아스라한 암벽에 걸려 있는 끼다호다까다께 산장(北穗高小屋, 3100m)을 거쳐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北峰, 3106m), 가라자와다께(?澤岳, 3103m)를 거쳐 오꾸호다까다께 바로 아래 안부에 있는 호다까다께 산장(穗高岳山莊, 3000m)에 이르는 대장정이다.
특히 오기렛또 구간은 산행안내지도에 도상거리는 2.6km 정도로 나와 있지만 시간은 표시하지 않은 구간이다.


오늘은 절경이지만 깎아지른 듯한 암벽 칼날능선을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구간이다.
안전이 최우선이다.
어제는 22km를 걸었지만 평탄한 길이 대부분이었고 오름 길에 들어서도 위험한 구간이 없어 대열을 벗어나도 문제되지 않았지만 오늘은 다르다.

출발하기 전에 대열을 정비한다.
1조, 2조, 3조로 조를 나누고 조마다 조장을 세우고, 출발은 보행속도가 느리고 힘들어 하는 사람을 앞세워 진행하기로 했다.
택명씨는 1조를 맡고, 병대씨는 2조, 나는 3조를 맡아 후미에 서기로 했다.
오늘은 어제같이 대열을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조를 지키자고 다짐을 하고
전장에 나가는 사람같이 긴장된 마음으로 1조부터 대장정에 오른다.
야리정상에 오르는 것도 갈 길이 바쁘다는 이유로 그냥 출발이다,
우리보다 먼저 출발한 등반객은 몇 명 되지 않은 것 같다. 

산장 아래 텐트를 20여 동 정도 칠 수 있게 잘 꾸며놓은 야영장을 지나 안부에 내려서니 화살촉 같은 모습으로 하늘을 향하고 있는 야리가다께(槍ケ岳)와 3000m 고지에서 잊지 못할 하루 밤의 추억을 만들어 준 야리산장(槍岳山莊)이 한 눈에 들어온다.




(사진 293.2) 저 멀리 야리산장과 야리가다께가 한 눈에 들어온다

05:53 산장을 출발하여 20분 정도 진행할 즈음 우타기다이라(槍平) 이정표가 나타났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오른쪽 방향 내림길 4.3km를 2시간 정도 내려가면 우타기다이라산장(槍平山莊)과 우타기다이라 동기산장(冬期山莊)에 이를 수 있다.
히다노꼬시(飛?乘越 3020m)를 지나 오바미다께(大?岳, 3120m)로 오른다.
오바미다께는 언제나 야영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크게 기복없는 능선 길을 따라 걷는 발걸음도 한껏 여유있어 보인다.

나까다께(中岳) 정상을 오르려는 능선 왼쪽 바로 아래 사면에 키 몇 길은 될듯한 두터운 만년설이 있는게 아닌가! 이미 선두는 만년설 위에서 나까다께(中岳)를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야생화에 빠져 연신 셔트를 눌러대는 김형에게 만년설 위에서 나까다께(中岳)를 오르고 있는 일행들을 배경으로 한 컷 부탁했다.




(사진 295) 3000m 암석위 자갈밭에서도 꽃을 피우는 이름모를 야생화

06:30 나까다께(中岳, 3080m) 통과, 날씨가 쾌청하여 사방으로 시원하게 펼쳐진 전경은 멋있다. 뒤돌아보면 야리가다께의 창날같이 뾰족한 모습이 계속 따라오고, 앞쪽으로는 미나미다께(南岳) 너머 펼쳐지는 호다까다께(穗高岳)의 북봉과 남봉의 웅장한 모습하며, 또 우측으로 펼쳐져 있는 오꾸마루산(奧丸山, 2439m)과 나까자끼능선(中崎尾根)에 걸려 있는 구름은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다. 후미에서 사방을 조망하며 여유있는 산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어제 오후에 배터리를 갈고 30컷 정도밖에 안 찍었는데 배터리를 벌써 교환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의아해 하며 마지막 배터리로 교환했다.


07:30 샘터에서 출발한지 30분쯤 지나자 덴꾸하라(天拘原) 분기점이 나타났다. 이 분기점은 요꼬능선(橫尾尾根)을 타고 가다 왼쪽으로 꺾여 오야리(大槍)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난다.
한편 요꼬 능선(橫尾尾根)은 덴꾸하라(天狗原) 분기점부터 요꼬산장(橫尾山莊)까지 길게 뻗어 있어 어제 우리가 요꼬산장을 출발하면서부터 종일 왼쪽편에 끼고 같이 올라온 바로 그 능선이다.


07:50 미나미다께(南岳, 3033m)

사방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왼쪽방향으로는 길게 뻗어 내린 요꼬능선 너머 오덴쇼다께(大天井岳 2922m), 일본 100대 명산에 속한다는 조넨다께(常念岳 2857m)가 선명하게 조망되며 오른쪽의 미나미다께 서능선(南岳西陵線), 저 멀리 오꾸마루산(奧丸山)에서 뻗어내린 나까자끼능선(中崎尾根) 등이 한 눈에 들어온다.
호다까다께(穗高岳)와 오기렛또(大切戶)는 갈수록 정체를 드러내며 위압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지금까지 어려운 구간이 없었는데도 개인행동으로 처음 출발할 때 대열이 흐트러지고 있다. 갈 길이 먼데…


08:05 미나미다께 산장(南岳小屋, 3001m)  먼저 도착한 선두가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미나미다께(南岳)산장은 미나미다께 바로 아래 넓은 안부에 위치해 있는데, 산장 개설기간은 7/ 1 ~ 10/10(외 동기개방)이고, 8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야리산장과는 다르게 한산하기 그지없다.

미나미다께 산장은 오기렛또(大切戶)에 진입하기 전 휴식을 하면서 채비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등산로 옆에 바로 보이는 화장실은 100엔을 넣어야 문이 열리도록 되어 있지만 건물 쪽에 있는 화장실은 그냥 사용할 수 있다. 산장을 통과하는 등반객들에게는 화장실 사용료를 받기 위해 그렇게 해 놓은 것 같다.

나까다께(中岳)에서 바라본 호다까다께(穗高岳) 뒤로 연이어지는 봉우리들의 모습은 산 그리메로 음영이 뚜렷해져 기복이 심한 근육질의 험산이라는 느낌이었으나 형체가 점점 드러날수록 그 위용에 압도되면서도 변화무쌍한 형상에 감탄하며 조금이라도 빨리 다가가고 싶은 야릇한 흥분을 느낀다.

눈 앞에 펼쳐지는 정경을 파노라마로 잡아보려고 카메라를 잡았는데…
조금 전 갈아 끼운 배터리를 벌써 교환하라는 메시지가 뜬다. 낭패다. 갈 길이 구만린데…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펼쳐질 절경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다니… 다행히 같은 모델의 카메라를 갖고 있는 준비성 많은 일민씨,배터리 여유가 있다면서 1개를 빌려준다. 날아갈 듯 고마웠다.
이 때부터는 멋진 풍경이 나타나도 절제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집에 도착해서 보니 나까다께(中岳)와 미나미다께(南岳) 정상에서 찍힌 사진은 동영상이 아닌가?)




(사진 299.2) 미나미다께산장(南岳小屋), 멀리 기따호다까다께 북봉과 남봉, 가라자와다께가 조망된다

08:20  휴식하면서 채비를 단장하여 미나미다께(南岳) 산장을 출발한다.
산장에서 조금 오르자 아찔할 정도의 직벽에 가까운 급경사길인데 마치 백척간두에 선듯하다.
눈앞에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 北峰)이 바투 다가서지만 최저안부에서 정상까지 서덜 같은 칼날능선은 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출발하는 길에 사자코 모양의 사자코(師子鼻) 바위가 나타난다. 조심조심 가파른 암벽을 타고 내려가는데 아래가 까마득한 곳에 철 사다리가 기다리고 있다.

북알프스 등산로는 1년에도 몇 명씩 추락사할 정도로 험난한 암벽 길이지만 정비가 잘 되어있다. 직벽에 가까운 암벽을 타야 하지만 홀더가 잘 확보되기 때문에 정신을 집중하고 진행하면 크게 위험하지 않다. (물론 고소공포증이 있거나 일기가 불순한 경우는 논외다)
등산로 내내 크고 작은 암석들이 널려 있기 때문에 비탈에서는 조금만 건드려도 굴러 떨어지는 낙석을 제일 조심하여야 한다. 또 진행방향은 하얀 페인트로 →와 ○ 표시가 되어 있는 방향으로 진행하면 된다. X표시가 되어 있는 곳은 수십 길 낭떠러지가 대부분이다.




(사진 304.1) 지나온 미나미다께 쪽을 배경으로… 미나미다께는 보이는 봉우리 뒤에 있다

1조에서 후미까지 뒤쳐진 변회장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 아까부터 고소공포증 때문에 가파른 길에서는 힘들어 하는 것이 뒤에서 느껴질 정도다.
배낭도 더 무거워 보인다. 배낭 안의 짐을 병대씨와 같이 나눠 졌다.
고마운 마음에 울산 가서 한잔 사겠다고 한다. 술만 보면 피하는 나에게…
울산 가서 사겠다던 말은 글쎄… 어차피 술얻어 먹으려 한 일은 아니니까...여행사를 원망할 때는 하더라도 우리는 공동운명체..., 지금 우리 앞에 가로놓인 난관을 어떻게 헤쳐나가냐 하는 것 뿐...



(사진 300.2) 길이 없을듯한 곳도 →,○ 안내 표시만 따라가면 길이 된다. 




(사진 305.3) 하세가와(長谷川)피크, 맨 뒤에 보이는 일본 등반객은 우리와 일행이 된지 오래다

2841봉이라고도 하는 하세가와 PEAK(長谷川 ピ-ク, 2841m)는 오기렛또(大切戶) 중간을 조금 지난 지점에 피라미드 같은 모습으로 우뚝서 길을 막고 있다.
몸을 가누기도 힘든 곳 한 웅큼이나 되는 쇠 체인에 의지하여 걸음마 배우는 어린아이 같이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 딛는다. 발 밑은 수십 길 낭떠러지로 최저안부까지 내려가려면 경사진 바위를 타야 하기 때문에 특히 미끄럼을 조심해야 하는 구간이다.
고소공포증으로 기겁을 하고는 바위에 달라붙어 꼼짝 못하기도 하고, 때로는 고국에 두고 온“엄마”를 찾아 온 산이 울릴 정도로 절규하며 조금씩 조금씩 그래도 전진한다.

우리뿐만이 아니다. 제일 후미에 서다 보니 우리 일행도 그렇고 뒤따르던 팀도 살펴야 한다. 중간에서 바쁘게 왔다 갔다 하면서 꼬인 매듭을 풀듯 바위를 타고 오르기에 바쁘다.  

욕심은 거추장스런 것. 현 상황에서 관심사는 오직 어떻게 모두가 이 위험천만한 암벽 길을 무사히 통과하느냐 하는 것이다. 쉴새 없이 서로 위로하며 용기를 북돋워 주고, 때로는 발 디딜 곳을 받혀주고, 손을 맞잡아 주며 암벽산행을 눈물겹게 체득한다.

뒤 따르던 일본인 등반객 몇 명도 추월을 못하니까 우리와 일행이 된지 오래다.

감사할 일이 수도 없지만 특히 이 상황에서 감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날씨가 우리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이다. 정예 멤버로 구성된 종주팀도 궂은 날씨로 악전고투 했다는데… 사실 비가 와서 바위가 미끄러워 지기라도 한다면 우리 멤버로 이 곳을 통과하는데 상당한 위험이 따를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계획변경은 불가피할 것이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 생명이기에…

이 와중에도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다.
온통 암석투성이 바위산인 이곳에도 끈질긴 생명력으로 꽃을 피우는 야생화며 또한 고산식물들이 삭막한 대지와 조화되고 동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곳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없다면 얼마나 삭막할까? 자연의 조화는 신비로운 것이어서 이곳에서도 야생화나 고산식물이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이다.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면서부터 내리는 눈은 혹독한 겨울바람과 추위를 막아주는 이불이 되어 생명을 유지시키고 기온이 올라가면 밖으로 나와 생장한다. 성장기가 짧아 키는 많이 키우지 못하지만 오히려 단단히 속살을 찌우며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척박한 환경에서 피우는 이름모를 청초한 야생화 한 떨기에서도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낀다.




(사진 306) 하세가와PEAK를 내려가다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는 지점, 아래에 신작로같이 보이는 곳은 눈사태 흔적이며 지금 통과하고 있는 지점에서 수 십길 낭떠러지 아래에 위치해 있다

10:10 미나미다께(南岳)에서 1시간 50분 만에 표고 2748m의 오기렛또(大切戶) 최저안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1.6km를 진행하는 동안 250m를 하강하였는데 보통 종주팀보다 2배 정도 소요되었으니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안부라고는 하나 넓지 않은 공간에 좌우에는 수십 수백 길 절벽이다.
1시간 늦게 출발한 서울팀 몇 명과 뒤따르던 일본인들도 비켜갈 수 있는 곳에서 추월한다. 일본 등반객 1명은 일행이 되었다. 심호흡을 하고 전열을 재정비한 다음 다시 기따호다까다께(北穗高岳) 산장을 향해 출발준비를 한다.

지금까지는 내림 길이어서 크게 힘이 든 구간은 아니었지만 지금부터가 더 문제다. 눈 앞에 버티고 있는 암벽의 기세가 보통 위압적이지 않다.
뾰족한 봉우리를 올랐다가 비탈진 암벽을 타고 내려왔다가 다시 올라야 하는 곳이다. 목을 뒤로 완전히 젖혀야 산봉우리가 보일 정도다.

지금 이곳의 표고가 2780m이고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 北峰) 정상은 3106m니까 도상거리가 1km도 안 되는데 고도는 326m 차이가 난다.
중간에 가로놓인 뾰족 봉우리 오르내리는 높이는 제외하더라도…




(사진 308)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넘어야 할 험산준령

조금 전부터 서쪽 능선을 중심으로 엷게 퍼져있던 구름이 점점 세력을 확장하더니 주위가 어두워 지기 시작한다. 다행히 비가 올 것 같지는 않지만 시계는 많이 줄어 들었다.

지금부터는 매우 가파른 길을 낙석을 조심하면서 올라야 한다. 코가 땅에 닿을 정도여서 앞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발꿈치가 이마에 부딪힐 정도도 가파른 길이다.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 北峰)를 오르기 위해서는 “히다(飛彈)산맥의 울음(눈물)”이라는 뜻을 가진 뾰족한 봉우리 히다나끼(飛彈泣き)를 통과하여야 하는데 말 그대로 울면서 눈물 흘리며 오른다고 할 만큼 가파르고 험한 구간이다. 체인(북알프스에는 로프를 사용하지 않고, 바위에 볼트를 박아 쇠사슬을 튼튼하게 고정시켜 놓았다)을 잡고 통과해야 하는 곳도 몇 군데 나온다.

길이 없을 것 같은데도 바위에 하얀 페인트로 표시되어있는 화살표와 동그라미를 따라 오르다 보니 머리 위 벼랑에 걸려있는 기따호다까다께 산장(北穗高岳 山莊)이 보인다. 직벽에 가까운 등반로를 오르내릴 때 손을 잘못 짚거나 발은 잘못 디뎌 돌이라도 굴리면 큰 사고를 당할 수 있어 낙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낙석으로 위험하니 이 지역에서는 휴식을 금함”이라는 경고문구에
휴식마저 자유롭게 할 수도 없는 곳. 애오라지 있는 힘을 다해 이따금씩 굴러 내리는 낙석에 가슴 졸이며 가파른 길을 오른다. 이 곳을 중심으로 앞으로 넘어야 할 호다까(穗高岳) 연봉 전체가 바위 덩어리다.
바로 이 암장이 쓰루기다케(劒岳), 다니가와다케(谷川岳)와 함께 일본의 3대 암장으로 불리는데 그 중에서도 호다까(穗高)를 으뜸으로 친다고 한다.




(사진 309) 히다나끼(飛彈泣き)를 오르는 길은 거의 직벽이다.
일본인들은 등반시 스패츠 착용하는 사람이 많았다.

13:30 끼다호다까다께 산장(北穗高岳 小屋, 3100m)

미나미다께(南岳)에서 도상거리 2.6km, 직선거리 1.7km 지척을 긴장하며,
때로는 얼마나 스릴있게 통과하였던가? 다른 팀들이 3시간 정도에 통과하는 거리를 장장 4시간 50분에 걸쳐 통과하였으니 얼마나 힘들여 온 몸으로 통과하였는가.   



(사진 312.2) 호다까다께 산장(北穗高岳小屋)에서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 北峰) 정상이 바로 위 인데도 오기렛또(大切戶)를 통과하는데 파김치가 된 심신에 안식을 주기 위해 정상등정을 미루고 점심식사부터 하기로 했다.
야리다께산장에서 1000엔 주고 사온 도시락은 우리나라 약밥 같은 영양식인데 나뭇잎으로 싸져 있었다. 너무 힘들어서 인지 아니면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서인지 식사를 포기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게 맛있게 먹는 것 같지는 않았다. 억지로라도 먹어둬야 남은 길 가는데 힘이 될텐데…

끼다호다까 산장(北穗高岳 小屋)은 북알프스 산장중 아마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것 같다. 이렇게 높은 곳에 위치한 산장이지만 생수는 500ml를 리필할 경우 100엔이다. 야리산장에서 1L수통에 300엔짜리 2병을 쏟아 부은 것하고는 천양지차다.

오꾸호다까다께(奧穗高岳)에서 마에호다까다께(前穗高岳)까지 이어지는 시라오네(吊尾根)과 마에호다까다께에서 동으로 흘러내린 북능선(北尾根) 사변은 골짜기마다 만년설을 품고 있고, 그 능선을 넘나들며 운무가 노닐고 있는 배경은 그림 같다.
배경 좋은 곳에서 방향을 바꾸며, 위치를 옮겨가며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다. 배경이 좋으면 사진도 한층 돋보이기 마련.




(사진 316.2) 호다까 북벽 쪽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전망대 아래는 수백 길 낭떠러지

14:20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 北峰 3106m)

50분 동안 식사를 겸한 휴식을 마치고 정상에 올랐다.
정상이랬자 산장과 표고차가 6m밖에 나지 않는다. 정상은 30평 남짓한 곳을 평평하게 잘 손질해 놓았다. 오기렛또(大切戶)를 통과할 때 모습들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이 생생한 모습이다.
꽂혀있는 정상표지판을 이리저리 돌려가면서 그 곳에 갔었노라고 증명이라도 해야 하는 듯 사진 찍기에 바쁘다. 아직 갈 길도 멀거니와 점점 짙어지는 운무는 정상에 더 머무르게 하지 않았다.


(사진 316.3) 호다까다께 북봉(穗高岳 北峰)에서 단체사진




(사진 317) 호다까 북봉(穗高岳 北峰) 정상에서 남봉(穗高岳 南峰)을 배경으로

엄회장과 정상에서 몇 장의 사진을 더 찍는 사이 선두는 발걸음도 가볍게 이미 멀리 호다까다께 남봉(穗高岳 南峰) 아래를 지나고 있었다. 이제 운무도 점점 짙어져 남봉을 집어삼킬 기세로 세력을 확장하는게 심상치 않다.

채비를 하고 일행을 따라잡기 위해 내달렸다. 호다까다께 남봉(穗高岳 南峰) 에움길에서 병대씨와 알파인 문총무와 합류를 했다.
종주를 하면서 몇 가지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병대씨와 함께 오면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등반로에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정확히 말하면 어느 나라 제품인지 감별하는) 일이다.
이유인즉 산행하는 도중 쓰레기를 거의 볼 수 없었으나 비스켓 포장지 같은 쓰레기가 있길래 혹시나 하고 집어 보았는데 한글이 보이는게 아닌가?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부끄러웠다.
그 일이 있은 후 쓰레기만 보이면 혹시나 한글이 쓰여진 쓰레기인지 확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쓰레기를 몇 개밖에 발견하지 못했지만 그 중 대부분은 한국산 쓰레기였다. 일본제품 포장지는 일본사람이 버렸을 것이라고 자위해 보지만 맘이 쉽게 수긍하지 못한다.
우리도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들은 산에 흔적을 남기지 말고 정말 아니간듯 다녀오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본 등반객들도 우리와 같은 코스로 종주하는 하지만 많은 등반객들은
오기렛또(大切戶)를 통과하지 않고 야리가다께(槍ケ岳)를 올랐다가 하산하거나, 요꼬(橫尾)산장에서 호다까(穗高岳)산장을 거쳐 오꾸호다까다께(奧穗高岳)로 올랐다가 내려가거나,
아니면 가레자와휫데를 거쳐 마에호다까다께(前穗高岳)와 오꾸호가까다께를 거쳐 요꼬산장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우리가 종주하는 날 오기렛또(大切戶)를 통과한 등반객은 한국인이 거의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사진 314.2) 마에호다까다께 북릉(前穗高岳 北陵) 




(사진 320.2) 또 진도가 나가지 않는 구간, 후미에서 기다린다

날씨는 점점 어두워 지고 안개비까지 내리기 시작한다.
등산로의 거칠기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는데 이제 미끄럽기까지 한다.
선두에 섰던 택명씨가 1조,2조,3조를 다 보내고 앞에서 힘들어 하는 “Mrs 조”대원을 가이드하며 오르고 있다.
기상은 급변하여 시계가 나빠지고 있는데 앞에 가는 일행들과는 무전기로 연락도 잘 안된다. 걱정이 되어 할 수 없이 택명씨한테 후미를 맡기고 앞에 가는 일행과 합류하기 위해 부산알파인 엄회장과 가파른 길을 치올랐다
.




(사진 322) 운무는 앞 봉우리를 휘감으며 세력을 확장하고…

오늘은 야리다께(槍岳) 산장에서 출발하여 미나미다께(南岳)까지 오는 구간을 제외하고는 줄곧 산 넘어 산이다.
오기렛또(大切戶)를 통과하면 끝날 줄 알았던 암벽 직벽과 쇠사슬 구간은 계속 반복되고 진행하는 도중에는 이름 모를 봉우리들도 나름대로 위용을 뽐내며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손과 발을 다 동원하고 때로는 엉덩이까지 동원하여 내려가야 할 구간이 한 두 군데가 아니다. 이 험난한 곳 길이 없을 것 같은 곳도 동그라미와 화살표시를 따라 가면 길이 된다.

북 알프스는 등산로 내내 온통 크고 작은 암석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길이 가팔라지거나 직벽 가까운 곳을 통과할 적에는 모두가 조심하여 발을 옮겨야 된다. 주위에 사람도 없는데 이따금씩 저절로 굴러 떨어지는 낙석소리가 아연 긴장시킨다.

이정표가 우리나라 국립공원보다 촘촘하지 않아 때로는 주춤거리게도 하지만 자연보호를 위해 최소화하였다는 것과 매달 곳이 없기도 하지만 우리 산에 만국기같이 펄럭이는 흉물스러운 리본은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다.




(사진 ) 이름모르는 봉우리에서

16:00시  가라자와다께(?澤岳, 3110m) 표지판을 통과하여 바로 호다까다께(穗高岳) 산장 길로 내려갔다. 운무로 한치 앞도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안개비까지 내려 정확하게 방향표시도 안되어 있는 가레자와다께 정상은 갈림길에서 (20~30m도 안 되는 것 같음) 그냥 지나쳤던 것이다. 호다까다께 산장(穗高岳 山莊)이 휘몰아치는 운무 속에서 잠깐 발 아래 나타났다 사라졌다. 내리막길 낙석을 조심하며 안개비로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내려간다. 10분 정도 진행하니 헬기장과 야영장이 보이고 짙은 운무 속에 어렴풋이 산장이 다가선다.

16:20  호다까다께 산장(穗高岳 山莊, 2955m지점) 도착.

야리다께(槍岳)산장에서 호다까다께(穗高岳)산장까지 보통 8 ~ 9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를 장장 11시간 가까이 걸린 것이다. 조금 있으니 제일 후미인 택명씨가 “Mrs 조”와 함께 나타났다. 야리산장에서 출발하여 오기렛또(大切戶), 호다까다께, 가레자와다께를 거쳐 호다까다께 산장까지 이 험난한 구간을 일행 전원이 무사히 통과한 것이다.

정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누가 뭐라해도 이번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었던 것은 산사나이 택명씨의 헌신적인 희생과 수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만약 한 사람이라도 중간에서 낙오되었다면 전체일정에 차질이 올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택명씨가 어제부터 오늘까지 아니 내일 하산할 때까지 도맡아 책임져야 할 것 같다.




(사진 324) 호다까다께 산장에서 개스에 뒤덮힌 가라자와다께를 바라보며

호다까다께산장(穗高岳 山莊, 2955m), 오꾸호다까다께(奧穗高岳)와 가라자와다께(?澤岳) 바로 아래 안부에 위치한 산장으로 풍력과 태양열 발전으로 전기를 조달하는데 남는 전기로 건조실을 운영하고 있다.
수용인원은 350명이며 개장기간은 4/28 ~ 11/5, 1박2식에 8,800엔이고 1박3식은 9,600엔, 식수는 숙박자에게 무료로 보충할 수 있게 할 정도로 물 사정이 좋으며 천명수라는 샘이 있다.
인당 침상폭은 50cm 정도로 다른 산장과 비슷하고, 자체 도서실과 휴게실을 운영하며, 산장에서 자체 제작한 DVD를 상영 홍보하고 있다.

이곳은 서쪽으로 신호다까(新穗高)온천과 동쪽으로 가라자와 산장을 통해 요꼬산장으로 내려가고,야리가다께 방향이나 오꾸호다까다께를 거쳐 마에호다까다께나 니시호다까다께(西穗高岳)께로 가는 난달이어서 혼잡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이용한다.


여기서 일본 산장에 대해서 살펴보면, 우선 산장명칭을 규모에 따라 다르게 부르고 있었는데,
먼저 "山莊"은 야리다께 산장과 호다까다께 산장과 같이 몇 백 명의 숙식이 가능할 정도로 규모가 크고 시설이 잘 되어 있는 곳을 말하며.
"고야(小屋)"는 몇 십명 수용할 정도의 작은 산장을 말하고,
"롯찌(ロッジ)"는 영어의 Lodge로서 오두막 산막이란 뜻이고,
"휫데(ヒュッテ)" 는 독일어의 Hutte로서 산막이란 뜻이다.
"고야"나 "롯찌"와 "휫데"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전국에 600여개의 산장이 있다고 하는데 산장을 개인이 운영해서 그런지 청결했다. 고객관리도 잘 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용료는 산장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1박에 6,000 ~ 8,000엔, 식사는 900 ~ 1,200엔, 도시락/주먹밥이 800 ~ 1,000엔, 라면 800엔, 캔맥주 400엔 등인데… 제일 중요한 식수는 산장별로 차이가 많아 500ml에 야리다께 산장은 300엔, 기따호다까다께 산장은 100엔, 이곳 호다까다께 산장은 무료다.




(사진 326) 호다까산장의 프런트

일본의 산장은 환경보존에 철저한 것 같다. 등반객들도 습관화되어 있는 것 같다.
화장실의 휴지는 분리시켜 소각하고, 치약의 유해성분이 박테리아 분해를 저해하기 때문에 양치질시 치약 사용과 세면시 비누사용을 금하고 있으나, 한국 등반객들은 아랑곳 않고 치약과 비누를 사용하는 사람이 눈에 띈다.
우리나라 산장같이 아무 곳에나 버리는 쓰레기는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 산장주변에 야영장을 겸비하고 있는데 특이한 것은 일본 젊은이들은 산장을 연장자에게 양보하고 자신들은 가능한 한 야영장에서 야영을 한다고 한다.

하루 일정을 끝난 시간, 느긋하게 휴게실에서 DVD로 산장 역사와 호다까다께(穗高岳) 산장 주변 고봉들을 중심으로 한 4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다가 부산 “ㅅ산악회” 여성 등반객 한 분을 만날 수 있었다.
6박7일 일정으로 우리와 같이 야리(槍)-호다까(穗高) 연봉 종주를 하고 이어 후지산(富士山, 3776m)까지 등정한다고 한다. 3명이 팀을 이뤄왔는데 남자 두 분은 야영을 하고 자신은 산장을 이용한다면서 해외 원정산행에 대한 많은 경험담을 들려 주었다. 산을 무지 좋아하는 전문적인 산꾼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오늘 하루를 정리하며 뒤돌아 보면 하루 전체가 감사할 일 뿐이다. 그렇다고 여행사의 생명이 담보되는 천박한 상술까지 이해하고 싶지는 않다. 거쳐온 험산준령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내일 일정은 산행시간이 짧고 오름길보다는 대부분 하산길이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사고를 조심해야 하는 것은 하산길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마지막 갓빠바시(河童橋)에 도착하는 순간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오기렛또(大切戶)를 포함한 험난한 코스, 산 넘어 산을 넘어 왔는데도 그렇게 힘들다거나 피곤함은 느끼지 못하겠다. 아마 진행속도가 느려 충분한 휴식이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어제같이 머리가 지끈거리는 고소증세도 없이 개운하다.  

주위에서는 코고는 소리가 진동한다. 첫 날과 달리 모두들 피곤하여 귀잠에 떨어진 것 같다.

조금 있으니 번개가 번쩍거리는가 싶더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정말 고산지대의 날씨는 팥죽 쑤듯 변덕이 심하다. 어젯밤에도 비가 내렸는데… 낮에 내려야 할 비를 참고 있다가 밤에 다 뿌리는 것 같다. 이런 뇌성벽력을 오기렛또(大切戶)에서 만났더라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감사하고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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