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2구간 (피암목재에서 백령고개까지)
2009. 12. 29. 13:00ㆍ山情無限/금남정맥(完)
○ 산행날씨 : 맑음, 온난
○ 참석인원 : 울산원조산악회 금남정맥종주대 25명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8.5km 누적거리 : 32.8km
○ 산행코스 : 피암목재-787봉-장군봉-큰싸리재-750봉-작은싸리재-신선봉-선야봉 분기점-백암산-백령고개
○ 소 재 지 : 전북 진안군 주천면 / 완주군 동상면, 운주면 / 충남 금산군 남이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12/25 23:15 신복로타리
03:30 피암목재 도착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5:00 피암목재 출발
06:07 성봉(787m)
06:41~07:15 장군봉(742m)
09:05~10 750봉(금만봉) / 대동금남 분기봉
09:24 작은싸리재
09:55~10:35 태평봉수대(824m) / 점심
12;33 신선봉(1122m)
14:24 백암산(654m, 육백고지)
14:37 독수리봉
15:20 백령고개 / 635지방도
③ 복귀
16:22 백령고개 출발 / 저녁
21:05 울산 도착
무박가는 날은 잠이라도 좀 자고 나서면 좋으련만
백두대간과 정맥 전체 도상거리 2,800km중 7부 능선을 넘어선
2,200km쯤 진행했는데 산도 정상직전이 오르기가 제일 힘들듯
지금 꼭 그런 것 같다. 당시는 힘들어도 지나고 나면 보람이 되고,
힘들여 이룰수록 성취감이 더하듯 마지막 한강하구 오두산까지
무사히 완주하여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기를 바라면서
야심한 성탄절 밤에 수도자처럼 그 고행길에 나선다.
정말 무엇이 이 길로 이끄는 것일까?
(피암목재에 내려.. )
오는 길 내내 잠이 오지않아 뒤척이다 잠깐 잠이
들었는가 싶었는데 버스가 요동을 쳐 잠이 깬다.
버스가 기다시피 올라온 피암목재, 눈이 제법 쌓였다.
많이 올 것 같지는 않지만 눈이 흩날리고 있다.
(성봉 / 787m, 계속 촛점이 맞지않는다)
선두는 항상 바쁘다. 예비군훈련장인듯한
통나무로 엮은 울타리에 높은울타리를 지난다.
헬기장을 지나자 그동안 이마에 땀 흘리며 높혀놓은
고도를 가파른 길을 미끄러지듯 내려서면서 다 까먹고는
다시 성봉을 향해 오른다. 그러니 산이지..
헬기장에서 내려선 것보다 더 높게 200m가량 고도를 높히니
성봉(787봉), 성봉은 이전에 성이 있었던 곳으로
성터인듯한 돌축대가 남아있다.
(장군봉(742m) 정상석을 잡고 증명사진.. 팔도강산님 감사!)
이번 구간엔 장군봉이 둘인데 첫번째 장군봉이다.
어둠속 얼어붙은 바위위에 깨진 정상석을 부여잡고 팔도강산에게
증명사진 한 장을 부탁한다. 내 카메라는 촛점을 잡지 못한다.
기변하려고 마음먹은 것을 알고 심술을 부리는지..
(선두조는 열심히 암벽을 타며 알바 시작.. 카메라가 이상하다)
정맥은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나와 좌측절벽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시그널을 지나쳤다. 부지런한 선두는 정상석이 있는
바로 옆 밑이 까마득한 수십길 절벽을 타고 구수리 마을방향으로
내려선다. 뒤처질세라 뒤따라 로프를 잡고 내려선다.
(로프 걸린 미끄러운 암벽을 다섯개나 내려왔는데...)
위에서 빽~ 빽~ 한다.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다.
지도를 펼쳐보니 방향이 아니다.
내려갔던 것보다 바쁘게 얼어붙은 암벽을 타고 올라 돌아나가니
중간조가 와서 기다린다. 보기좋게 인생역전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다시 왼쪽 급비탈을 내려가니 수직암벽이 기다리고 있다. 조금 전에
내려섰던 암벽보다는 수월하지만 조심해야 할 구간이다.
(뒤돌아 본 장군봉의 위용이 대단하다)
(오늘 구간 중 제일 위험한 구간을 지나왔다)
(진행방향.. 위험구간은 지났으나 이제부터 기복이 심한 구간이..)
장군봉 부근 암릉을 지난 등로는 순한 흙길로 바뀌지만
앞으로 펼쳐지는 모습은 오늘길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금남정맥중 이번 구간이 제일 위험하고 힘든 구간아닐까)
(짙은 구름 틈으로 주변을 붉히며 떠오르는 태양.. 숲에서 맞는 일출)
(헬기장 직전의 만국기같은 시그널들...)
(호젓한 길을 따라.. 두번째 장군봉(724.5m △진안409))
지자체 간에 다툼이 있는 곳도 아닐듯한데..
연이어 같은 이름을 쓰는 장군봉이 이해가지 않는다.
여기가 원래 지형도상에 표기되어 있는 장군봉 같지만
지나온 봉우리보다 높이도 낮고, 볼품도 없다.
(22)
(산죽지대도 지나고..)
(드디어 750봉(금만봉)이 앞에 성큼 다가섰다)
두번째 장군봉을 지난 마루금이 방향이 북동쪽으로 트니,
전면에 금만봉이 우뚝하고 왼쪽으로 왕사봉, 칠백이고지로 이어가다
금강하구 군산 장계산에서 숨을 다하는 실질적인 금강의 남쪽 울타리
대동여지도 금남정맥 장쾌한 능선이 펼쳐진다.
(눈을 맞은 산죽, 눈과 대나무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750봉 맞은편 무명봉(640봉)에서, 멋쟁이 병찬님)
(큰싸리재(580m), 750봉 오름길이 많이 가파르다)
잘록한 고갯길엔 발길이 끊긴지 오래된 것 같다.
이게 정맥꾼이 아니면 누가 이런 고개를 지나갈까?
지형도상에서나 명맥을 유지할 고개가 될 것같다.
(대동여지도를 따르는 실질적 금남정맥 분기봉, 750봉(금만봉, 싸리봉))
큰싸리재에서 고도차 200m도 안되는데 제법 빡시게
올라서니 금만봉이라 쓴 스텐 기둥이 기다리고 있다.
금강과 만경강의 분기봉이라는 뜻에서 그런것 같다.
750봉에서 좌측으로 뻗어가는 산줄기가 산자분수령에
따르는 실질적 금강의 물길을 모으는 남쪽 울타리가
되다보니 산경표상의 금남정맥을 금남기맥이라 하고,
여기서 금강하구 군산 장계산으로 향하는 산줄기를 금강정맥,
금남정맥이라 고쳐부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산경표상 금남정맥을
그대로 두고 대동(여지도) 금남정맥이라 부르는게 좋겠다.
(750봉(금만봉) 정상에서...)
(대동 금남정맥을 좌측으로 보내고, 우리는 우측으로 구드레나루를 향해 간다)
(태평봉수대가 있는 824봉)
(진안군 주천면 무룡리에서 완주군 운주면 고당리로 넘는 작은싸리재, 고당리 방향)
750봉도 완주 동상면과 운주면, 진안 주천면의 경계.
이제 왼쪽은 완주 동상면에서 운주면으로 넘어가는데
대동 금남정맥이 동상면과 운주면을 나누며 지나가는 바람에
동쪽 주천면에서 완주 동상면으로 갈 때는 큰싸리재를 넘고,
운주면으로 갈 때는 작은싸리재를 넘었던 것 같다.
(작은싸리재 임도(560m), 하얀설화가 만발해 있는 824봉을 향해)
새벽 어둠속에서 피암목재 출발할 때부터 기복심한 봉우리를
넘기 시작하여 장군봉 부근에서는 위험한 암벽구간까지 지나면서
쉼없이 봉우리와 고개를 오르내렸지만, 아직 앞에 우뚝하니 선
저 봉우리를 올라도 오늘 길의 절반도 안되니 기가 질리지만,
누가 대신 가줄 수 없는 길이기에 납덩이를 단듯 무거운 발걸음으로
꾸역꾸역 오른다. 대간과 정맥, 도상거리 2,800여 km를 한땀 한땀
바느질 하듯 최선을 다해 이곳까지 왔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대단한 일 아닌가? 그래서 더 멈출 수 없다.
(정맥길은 산허리에서 좌측으로 이어가지만 봉수대를 향하여..)
(봉수대 오름길에 핀 설화들)
(태평봉수대 표지석과 안내판이 있는 824봉)
힘들게 봉수대에 오르니 선두는 식사를 하고 내려서는
중이다. 벌써 우리와도 20분 넘게 차이가 나는 것 같다.
태평봉수대는 전북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에 있는 삼국시대의
봉수대로1977. 12. 31. 전라북도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되었다.
대불리와 무능리, 완주군 운주면 고당리의 접경인 824봉에 있다.
천연 암석 위에 잡석으로 높이 4∼5m의 석축(石築)을 쌓아올렸다.
삼국시대에 축조한 것을 1595년(선조 28) 보수한 것으로 추정되며,
네모난 축대가 거의 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 태평산성(太平山城)과
전주 감영(監營)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축조된 봉수대로 추정된다.
(봉수대 위의 시나브로, 병찬님 감사!)
정맥은 824봉 허리(봉수대삼거리)에서 좌측으로 꺾어
내려섰지만 힘들게 봉수대가 있는 정상에 오르니 그 힘듦을
한 순간에 보상해 주려는듯 일망무제로 펼쳐지는 조망에 감격한다.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오고
사방으로 펼쳐 보이는 것은 산, 산, 산들..
(조망, 태평봉수대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방향)
(조망2, 진안군 주천면 진등방향)
(조망3, 가야할 방향)
(겨울산은 하얀 이불을 덮고..)
(태평봉수대를 내려서며, 선두한테서 받았던 바톤을 후미에게 넘기고..)
임무교대, 선두가 식사한 바람자는 눈밭에서 식사를 하고
우리가 식사한 곳을 후미에게 인계하고 먼저 길을 나선다.
(절벽위에 고고하게 서있는 소나무, 맞은편 산줄기는 대동 금남정맥)
봉수대가 있는 824봉에서 다시 내려와 삼거리에서
정맥길에 붙으면 고도를 다 까먹고 넓직한 안부로 떨어지지만
진행방향의 봉우리는 점점 키를 키운다.
고도를 다 까먹고 오르막을 오르느라 아까운 맘도 들고
힘도 들었지만 어디 산이 그냥 힘들게만 한적 있던가?
786봉을 꾸역꾸역 오르는데 정상도 되기 전에
좌측으로 파란 하늘이 열리며 확 트이는 조망
힘들여 오른 수고를 한순간에 보상해 준다.
(꼭 쌀가루를 뿌려놓은듯..)
(58)
(무룡리 방향?, 메모를 잘 해야겠다.)
(신선봉 정상에서 수초님과...)
(63)
눈길로 신선봉을 내려서자 무릉원 팻말이 걸려있는 계목재.
계목재에서 10여 분 오르니 769봉. 성치기맥 분기봉이다.
성치기맥은 769봉에서 분기하여 전북과 충남의 도경계를 가르며
선봉(697m), 성치산(670.4m), 덕기봉, 소사봉까지 44.6km를 달려
금강 지류인 금산군 제원면 봉황천에서 숨을 다하는 산줄기다.
(선야봉 분기점(713.5봉) 부근의 멋진 조망처에서..)
769봉에서 충남 전북의 경계를 타던 정맥은
713.5봉에서 선야봉(758.2m)쪽으로 분기된 산줄기에
도경계를 넘기고 육백고지로 향한다.
713.5봉에서 조금 진행하자 나타난 멋진
조망처에서는 바로 아래 금산군 남이면 두문동부터
멀리 올망졸망한 산줄기까지 조망이 된다.
(헷갈리는 이정표, 마루금은 직진이다)
(백암산이 시야에 들어왔다)
(백암산을 향하여.., 마지막 구간에 오르내림이 심하여 힘이 든다)
(칼날같은 정맥길, 여기서도 어김없이 물길이 갈린다)
(육백고지라고도 하는 백암산 / 654m)
아침부터 이어지는 고도차 큰 오르내림이 지치게 한다.
오늘따라 준족 병찬님과 수초님과 조를 이뤄 가지만 걸음도 무거운데
사진이라도 한 장 찍고나면 저만큼 간 거리를 좁히기가 쉽지않다.
뒤쳐저 백암산에 오르니 고맙게도 기다리고 있다.
(백암산 헬기장을 지나..)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 독수리봉 / )
(독수리봉에서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
백암산 오르면서부터 암릉으로 된 날등을 타고 가는
바람에 훤히 트인 조망이 일품이지만 조심해서 지나야 할 곳이다.
우뚝한 암봉이 꼭 독수리 머리같아 그렇게 부르는 것 같다.
쳐진 소나무에 독수리봉 팻말이 달려있다.
(독수리봉에서 바라보는 지나온 길을 편집도 해 보고...)
(마지막 암릉지대, 눈쌓인 바위에 로프가 걸려있다)
(마지막 봉우리. 직진하면 셋티재, 정맥은 우측으로 꺾어 내려선다)
(부드러운 내림길은 헬기장을 지나)
(마지막으로 무너진 백령성(柏嶺城)터를 지나..)
부드러운 낙엽쌓인 길을 내려서면
헬기장을 지나고 백령성을 넘어야 하는데..
백령성은, 1990. 5. 24. 충남도기념물 제83호로 지정되었다느데
백제시대에 견훤이 남이면 대양리(大陽里)에 경양현을 설치하고
금산의 서남방면을 방어하기 위해 수축한 성으로, 6.25전쟁 때의
전적지인 백암산(白巖山)의 육백고지 전승탑 뒷산에 있다.
축조 당시에는 4km에 달하는 테뫼식 석축산성이었으나
현재는 서벽·남벽·동남벽 등 400m만이 남아 있다.
일부가 남은 백령성 안쪽은 넓은 산판길 같은 평지가 있으며
성 안에는 백령성지라는 비석이 세워져 있다. 6·25전쟁 때는
공비들이 전라북도 운주(雲洲), 충남 논산(論山)으로 왕래한
길목으로서 지금도 초소의 흔적이 있다. 백령성에서 능선을
타고 1km쯤 올라가면 산봉우리에 봉화대가 있어 진악산의
관양불봉 봉수대와 서로 교신했었다고 한다.
(노송 아래 세워놓은 백령성지 표지석)
(육백고지 충혼탑)
(넓직한 날머리 백령고개와 백령고개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
인근에 백령성(柏嶺城)이 있다고 하여 백령고개라 하는데
산경표에는 탄현(炭峴)으로 기재되어 있는 곳이다.
백령고개에는 금산군 남이면에서 진산면으로 635번 지방도가
넘는데 다음구간에는 백령고개에서 만난 635번 도로를
오항리 고개에서 다시 만난다.
(백령고개에서 보는 독수리봉 방향의 하늘)
(백령고개에 있는 육백고지전승탑과 백령성 안내판)
(오는 길에 ?들려 어탕국수로 저녁을 먹었다)
오늘 힘든 산행을 했다. 이번 구간이 금남정맥 전 구간중
제일 힘들고 위험한 구간인데 무사히 이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컨디션이 별로 좋지않은 상태에서 잠도 제대로 자지못해
신경쓰였는데 나중을 생각해 처음부터 속도를 낸 덕분에
컨디션도 회복되어 뒤쳐지지 않고 운행을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지난 여름 좋은 경험을 했으니 그 전철은 밟지 말아야지.
컨디션이 좋지않으면 회복하여 다시가면 될걸 무리하는 바람에
여름내내 호남길을 얼마나 힘들게 갔는지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왜 그렇게 했는지 이해가 가지 않지만 최선을
다한 것만은 분명하다. 여태 살아오는 동안 지금같이
열정적으로 전력질주한 적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대간과 정맥길을 가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는 것 같다.
오늘 어렵고 힘든 구간임에도 모두가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수고 많았습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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