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북정맥 5구간 (차령고개에서 각흘고개까지)

2010. 2. 13. 00:14山情無限/금북정맥(完)

 

 


금북정맥 5구간 (차령고개에서 각흘고개까지)





○ 산행일자 : 2010. 2. 6(토) 07:00 ~ 16:15 (9시간 15분)
○ 산행날씨 : 맑음, 오전 추웠으나 오후 풀림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 16.5km                             누적거리 : 96.55km
○ 산행코스 : 차령고개 - 337봉 - 420.9봉 - 곡두고개 - 갈재 - 310.2봉 - 각흘고개
○ 소 재 지 : 충북 천안시 광덕면 / 공주시 정안면, 유구읍


구간 진행시간

① 접근

06:10~58     천안 종합터미널~차령고개 / 버스(710번)

 ☞ 천안 종합터미널(허브시티 사우나)에서 차령고개 가는 방법

- 710번 시내버스(50분 소요, 1,200원) / 06:10... 하루 10회 운행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7:00         차령고개 출발

07:30         봉수산

09:00~10:10   무명봉 / 아침겸 점심

10:55         개치고개

11:10~20      420.9봉

13:18         곡두고개

15:10         3면봉

15:35         갈재고개

16:15         각흘고개

③ 복귀

16:35~17:05   이동 (각흘고개 ~ 온양 시외버스터미널) / 시내버스

17:15~55      이동 (온양 시외버스터미널 ~ 천안종합터미널) / 시외버스

 ☞ 각흘고개에서 천안 종합터미널(허브시티 사우나) 가는 방법

- 각흘고개 ~ 온양 / 유구에서 온양행 시내버스 (100번, 30분 소요, 1,200원) / .. 14:10, 15:10, 16:10 ..

- 온양 시외버스터미널 ~ 천안 종합터미널 (40분 소요, 1,700원) / 수시



안서동에서 6시 10분에 출발하는 첫차를 타려니 바쁘다.
5시에 기상하여 준비를 하고 간단하게 빵과 두유로 아침을 해결하고
야우리 앞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오늘도 날씨가 보통아니다.
조금 있으니 차가 도착하고 도착한 버스에 올랐는데 혼자다.
어둠이 채 가시기도 전에 들머리 차령에 도착했다.
사실 이번 구간을 각흘고개에서 끊을까 조금무리하여 차동고개까지
갈까 고심을 했는데 다른 변수가 생겨 각흘고개에서 끊기로 했다.
구정에 서울 처가에 가려했는데 휴가가 짧아 장모님 생신에 맞춰
서울을 가기로 하는 바람에 고민이 쉽게 해결된 것이다.
16.5km면 7시간이면 충분할 것 같아 14시 10분에 유구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충분히 탈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온양둘러 천안으로 가서
옷 갈아입고 서울로 가도 저녁을 같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차령고개의 여명, 아직 갈길 바쁜 반달은 중천에 있는데..)





(차령고개에서 리조트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들머리가 나오고..)

차령리조트 옆 물이마른 인공폭포 옆 계단을 타고
들머리로 드니.. 오늘 여정을 귀뜸이라도 하는듯
가파르고 미끄러운 낙엽길이 맞는다.





(동쪽하늘을 붉히며 햇귀가 돈다)

동쪽하늘엔 햇귀가 돌기 시작하고 어렴풋이 보이는
어제 지나온 능선 위로 거대한 송전철탑들이 줄지어 서 있다.
송전철탑들은 오늘도 거의 서쪽을 향해 같이 갈 것 같다.







(337봉에 왠 망배단.., 뒷쪽에는 하얀 페인트 칠갑을 한 △(전의429)이..)

처음부터 가파른 길은 오늘 고생길의 서막을 알리는듯..
몸에 열이 날 즈음 봉우리에 올라선다. 이렇게 추운 날은
오히려 첨부터 몸에 열이나게 빡시게 오르는 것도 좋다.
헬기장에 오르니 뒷쪽에 왠 망배단과 삼각점이 보인다.





(연기군 전의면 방향의 산너울)









(봉수산(366m) 정상에도 어김없이 준.희님의 명패가)

정상엔 봉수대 흔적인듯한 돌무더기들이 보이고
쌍령산 봉수대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있다. 안내판에는

"공주시와 천안시의 경계를 이루는 해발 324m의 봉화산
정상부에 자리하고 있는 봉수대다. 이 봉수대는 비교적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어 멀리 월성산 봉수대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이 봉수대에 대하여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는
"쌍령산 봉수대는 남쪽으로 고등산 봉수대에 응하고,
북쪽으로는 천안의 대학산 봉수대에 이어진다..."

마루금은 아래쪽 우측으로 내려서면서 고도를 확 낮춘다.







(동쪽방향의 산 너울..)







(발 아래 골프장이 보이고,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도 보인다.)





(인제원(仁濟院) 고개 / 260m)

인제원(仁濟院)은 조선시대의 숙박시설로 보인다.
쌍령은 고개 양쪽에 높은 봉우리가 있어 쌍령이라 한다.
공주에서 천안으로 가는 고개로 차령은 관로(官路)였고
쌍령은 민로(民路)였다는데 인제원고개가 쌍령인듯..
차령고개가 천안시 원덕리에서 공주시로 넘어서면서 만나는
인풍리는 인제원과 풍정 마을의 이름을 딴 지명이라고 한다.
인풍리의 '시나무니'는 신암마을이라고도 하는데, 인제원을
경영하던 신암사가 있던 곳이고, 그 아래쪽의 팔풍정 마을은
춘향전에도 나올 정도로 인풍리에서 가장 큰 마을이다.





(이 즈음 사진발 잘 받는데 마땅히 찍을 거리도 없고하여..)





(귀가 시리고 코 끝이 시려도 최대한 드러낼 곳은 드러내고 걸어본다)





(마치 거미줄 같이 빛을 발하는 나목의 가지)





(다시 만난 임도, 한 길이 넘는 절개지를 내려서서 진행방향으로..)





(일단 민생고 해결부터.. 아침겸 점심)

절개지를 타고 내리자 마루금은 진행방향으로 이어가다 좌측으로
방향을 약간 틀긴해도 너무 쉬운 길인데 무심코 △421.7 삼각점봉이 있는
우측길로 빠졌다.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 개를 넘을 때까지 시그널이 간간이
보이고 산줄기가 갈라지길래 왼쪽 줄기를 따랐는데 정맥길이 아니다.
엎어진 김에 절한다고 길을 잘못든 것을 알게되자 힘도 빠지고
아침을 빵으로 때운 탓에 시장하기도 하여 마침 양지바른 곳에서
아침겸 점심을 해결하고는 다시 길을 찾아 나선다.





(이 때까지도 마루금에서 그렇게 많이 벗어난 줄도 모르고..)

민생고를 해결하고 다시 돌아나와 오른쪽 줄기로 봉우리를
치고 오르니 길은 좋은데 시그널은 정맥시그널이 아니다.
그제서야 이쪽 저쪽 두 줄기 모두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고
방위를 확인하니 거의 반대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

산에서 길을 잘못 들었을 때는 잘못되었다는 것이 확인된
즉시 잘못된 곳으로 되돌아 나와야 하는 것이 기본이거늘..
그 주위에서 맴돌다 보니 이 산도 오르고, 저 산도 올라보고..
덕분에 평생 갈일 없을듯한 산줄기를 타보긴 했다만..





(산 속에서는 산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다. 높은 줄기라고 곡 마루금은 아니다)

한참을 돌아나와 엇갈린 갈림길에서 살펴보니
오른쪽 길도 뚜렷하고 시그널이 2개나 달려 있는 것 아닌가?





(석지골 고개, 저 아래는 석지골)





(잎이 다 진 겨울 숲은 조망이 트여 좋다)





(자작나무들이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다)

자작나무는 수피를 태울 때 "자작자작" 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는데 자작나무 껍질에 사랑을 고백하는 편지를 쓰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자작나무는 아름다운 모습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쓰임새로 사랑받아 왔다. 한자로는 華(화) 또는 樺(화)로 쓰는데
예전에는 촛불이 없어서 자작나무의 껍질에 불을 붙여 촛불 대용으로
했다고 한다. 그래서 화촉을 밝힌다하면 결혼식을 말하는 것이고
자작나무 껍질의 불로 어둠을 밝혀서 행복을 부른다는 뜻이 되었다.
우리가 껌의 첨가물로 큰 인기를 끌고있는 '자일리톨'도 이 자작나무
수액에서추출하는 천연감미료이다. 또 목재는 가볍고 연하여 민예품의
토산품, 농기구재, 가구재, 조각재, 펄프재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자작나무는 원래 고산지대 추운지역에 사는 수종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고산지대에 주로 조림되었는데 근래에는 지구 온난화로
자작나무 조립지역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개치고개 / 288m, 좌측 공주시 정안면 개치방향)





(개치고개로 내려서면서 까먹은 것보다 훨씬 많이 올라간다)







(낙엽길에 미끌리며 힘들게 오른 420.9봉 / △전의314)

턱에 숨이 찰 정도로 힘들게 봉우리에 올라서니
준.희님의 420.9m를 알리는 명패가 반겨 맞는다.

잠시 배낭을 풀어 간식을 먹으며 지도를 펼쳐보니
아직 오늘길의 반도 못 왔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서막에 불과할 뿐..
현재시간 11시 15분, 들머리 차령을 출발한지 4시간 15분.
점심먹고 알바한 시간 1시간 15분을 빼도 3시간 동안에
6.25km밖에 안되니 아직 반도 못 왔다는 이야기다.
날머리 각흘재까지 남은 거리는 10.25km, 그러나 거리보다는
빨래판 같은 오르내림 심한 봉우리들이 기다리고 있으니..
14시 10분 버스를 타기는 물건너 간 것 같다.





(산 속에 대형교회 건물이..)





(천안 방향, 곳곳에 쥐 파먹은듯 흉측한 모습들이 안타깝다.)





(헬기장)





(봉우리 하나를 넘고 나면 더 높은 봉우리들이 벌떡 일어선다.)





(전면 좌측으로는 629번 도로가..)

발 밑 곡두터널로 나온 629번 도로가 정안면 산성리에서
문안달고개로 유구면 동해리로 넘어 가는게 보인다.





(96)





(곡두재 / 320m, 아래로는 곡두터널로 629번 도로가 지난다.)

아직 갈길이 구만린데 힘이 많이 빠지고 지친다.
피곤하고 지치면 쉬었다 가는 것도 좋은 방법.
곡두재 건너편 양지바른 곳에서 제일 편한 자세로 휴식한다.
현재시간 13시 18분, 14시 10분 버스는 벌써 물건너 가도
한참 건너갔다. 아직도 남은 거리 6.5km, 거리도 거리지만
남은 봉우리들이 기를 죽인다. 오늘 왜 이렇게 힘이들지.
진행속도가 너무 느리다.





(계속 일어서는 봉우리들..)

420.9봉 오르면서 힘을 많이 뺐는데
곡두재에서 벌떡 일어선 532봉을 기진맥진하여 오른다.







(산정에 아직 눈이... 골을 타고 올라와 볼을 때리는 북풍이 차다)

635봉인가? 요즘 체력이 많이 딸린다. 오름길이 힘들다.
안부까지 내려섰다가 다시 꾸역꾸역 오르니 능선분기점이다.





(천안시 광덕면, 공주면 정안면과 유구면이 만나는 삼면봉)

정맥은 삼면봉에서 마루금은 오른쪽 급경사 길로 내려 가는데
오늘 구간중 최고봉 646봉은 정맥에서 약간 비껴나 있다.





(광덕산 능선.. 우뚝한 광덕산)





(갈재, 葛峴 / 460m)

능선 분기봉을 넘어서면서 마의 빨래판 구간은 끝났다.
오른쪽으로 잣나무 단지를 끼고 돌아가는데 능선은
완만해지고 오른쪽 아래로 임도가 따라온다.







(천안 광덕면과 공주 유구읍의 경계에 있는 갈재)





(갈재, 오후들어 기온이 좀 올랐는데도 아직 눈이..)

어제는 차령에 너무 일찍 내려오는 바람에 버스시간 맞추느라
고심했는데 오늘은 예상보다 2시간 반이나 늦어지는 바람에
버스는 3시간 후에 지나는 버스를 탈 것 같아 마음이 바쁜데
편한 길을 만나다 보니 욕심이 생긴다. 처음 목표로 했던
14시 10분 차는 고사하고 15시 10분 차도 지나간지 오래,
이대로 가면 기다렸다가 17시 10분 차를 탈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온양 - 천안 - 서울로 이어가는 길이 너무 멀어 늦다.
20분 정도만 당기면 1시간을 벌 수 있을 것 같다.
16시 10분 버스를 타기 위해 한번 달려봐야겠다.

갈재고개에서 각흘고개까지는 3.5km, 현재시간 15시 35분,
남은시간 35분.. 길이 순한 야산이라해도 산은 산.
실거리는 최소한 4km로 잡더라도 시속 6km는 걸어야
16시 10분 차를 탈 수 있다는 계산인데..
유구에서 출발하는 시간이니 +알파를 감안하더라도
16시 15분까지는 각흘고개에 도착해야 한다.





(시간이 너무 지체된데다 길이 좋아 욕심을 내어본다.)





(500m마다 세워져 있는 이정표, 광덕산 등산로로 잘 꾸며 놓은 것 같다)

갈재에서부터 이어지는 산길이 잘 정비되어있다 했더니
아산시에서 광덕산 등산로로 관리하여 그런 것 같다.





(쭉 쭉 뻗은 소나무 숲도 자세히 볼 겨를도 없이..)





(잘 관리한 묘지위에서 지나온 길도 한번 뒤돌아 보고..)





(마지막 헬기장 / 437m)





(막판에 100m 달리기 하듯 시간맞춰 도착한 각흘고개)





(각흘고개 표지석)

금계령이라고도 하는 각흘고개는 공주 유구에서 39번 국도가
아산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고갯마루에는 '전통과 온천문화를
조화롭게'의 아산시 안내문과 '역사와 문화유산을 이어받은 복된 고장'
이라는 공주시의 안내문이 있고, 오른쪽에는 광덕산 등산안내 표시가
있고 오른쪽에는 봉수산 등산안내 표시가 있다.







(아산과 공주의 경계에 있는 각흘고개 / 角屹峙, 213m)

어휴! 정말 바쁘게 내려선 각흘고개. 버스가 지나가기 전에
각흘고개에 내려서긴 했는데 공주쪽으로 내려 가봐도 아산쪽으로
가봐도 버스 정류장이 없다. 일단 버스정류장 찾는게 급선무.
고갯마루에는 버스 정류장이 없어 아산방향으로 내려 가면서 뒤를
힐끔힐끔 보며 가는데 벌써 버스가 고개를 넘어오고 있는 것 아닌가?
저 버스를 타려고 3.5km를 40분도 안걸리도록 바쁘게 내려왔는데..
저 차가 그냥 지나쳐 버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버스가
꼭 서 줄것만 같은 확신이 들어 손을 드니 버스가 선다.
얼마나 고마운지.. 기사님 감사하고 감사합니다.





(천안인근 구간 베이스캠프가 되어 주었던 허브시티 불가마사우나)

기사님 덕분에 무사히 유구발 16시 10분 버스를 탈 수 있어
한 시간을 제대로 벌었다. 계획했던 시간보다 2시간 늦게 하산했지만
곧바로 온양 거쳐 천안에 도착, 그동안 베이스캠프가 되었던 허브시티
사우나에 들려 씻고 옷 갈아 입고 서울로 향할 수 있어 좋았다.

오늘도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었음을 감사하며, 도중에 힘든
산행을 했지만 마지막에 또 힘을 내어 빨리 하산할 수 있게되어 감사하고,
정류장도 아닌 고갯마루에서 버스를 태워주신 기사님도 감사하고,
뒤돌아 보면 모든 것들이 감사의 조건인 것 같다.
지난 가을 속리산 천왕봉을 출발하여 충청도 지역을 지나는
한남금북과 금북정맥을 가고 있는데 천안구간을 지나면서 벌써
262km 이상을 진행한 것 같다. 이제 140km 정도만 가면
종점 태안반도 안흥진에 도착하는데 남은 구간에서 또 어떤
아름다운 인연과 사연들을 만들지 사뭇 기대된다.


Ps
참, 오늘 새벽 산행채비를 하여 사우나를 나오는데
그동안 낯이 익은 아저씨가 5층에 숙면실이 있다며 오늘은
거기서 자라고 한다. 이 일을 어떻게 해. 좀 일찍 알려주시지.
그동안 허브시티 사우나를 잘 이용했지만 이제 금북정맥도 천안지역을
완전히 벗어나 공주, 청양, 홍성쪽으로 옮겨 가는데..
혹시, 금북정맥 가시는 님들
천안구간 지날 때 허브시티 사우나에 들리면
복잡한 4층 찜질방에서 자지마시고 조용한 5층 숙면실을 찾아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