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연가(戀歌) / 이시명

2011. 1. 27. 22:39시,좋은글/詩

 

 

 

 

 

 

 

 

겨울연가(戀歌) / 이시명

 

 

눈이 내린다
이렇게 눈부시게 하얀 눈이 오는 날에는
그대와 손을 잡고 덕수궁 돌담길을 걷고싶어라
포근한 두 어깨에 소복히 눈이 쌓이면
길모퉁이 통나무집 묵은 카페에 찾아 들어
붉은 포도주 잔 위로 흐르는 감미로운 샹송으로
뜨거운 가슴을 열자.

 

 

빛 바랜 창가, 아스라한 불빛 너머로
어디선가 흘러오는 째즈-송
루이-암스트롱의 What a wonderful World!
세상은 아름답고 청춘은 싱그러워라
우리의 삶은 비록 고단하나, 인생이란 참으로 고귀한 것
희미한 불빛 아래 스며드는 짙은 커피 향 속으로
하얀 밤은 깊어만 가네.

 

 

눈이 내린다
이렇게 하늘 가득 하얀 눈이 오는 날이면
덜컹거리는 협궤열차를 타고서
겨울의 전설 속으로 여행을 떠나자
레테의 푸르른 연가를 부르며
꿈꾸는 예술의 향수가 어리인 곳
샤갈의 마을로 여행을 떠나자.

 

 

그 곳에는 항상 눈이 내린다
눈꽃으로 천국을 만드는 곳
꿈꾸는 샤갈의 마을 눈부신 언덕
흰-고목 소나무 처마 밑에,
너와나 한 폭의 수채화로 남아
여울져 가는 노을 속에 가슴을 적시며
한 잔의 축배를 들자
겨울의 전설로 남으리.

눈이 내리네


이렇게 살가웁게 하늘 가득 눈이 내리는 날이면
묵은 가슴 이끼 털어 내고 외투 깃을 모우고서
저 하늘 끝에서 눈꽃을 밟으며 내려오는
천국의 마차를 타고서
아름다운 그리이스 신화와
로마의 전설을 꿈꾸리라
이슬 처럼 맑은 영혼
너와 나의 빛나는 영혼으로.

 

 

 

혹한은 강을 얼렸지만 연인들은 뜨겁다 / 2011.1.23 금강휴게소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