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일본땅” 백서… 영토 야욕 노골화

2011. 7. 29. 21:45역사/독도

 

 

日정부 한술 더 떠

“독도는 일본땅” 백서… 영토 야욕 노골화
2011.07.29

 

 

 

한·일 관계 또다시 '흔들'

 

[세계일보]일본의 독도 도발이 노골화하고 있다. 일본의 제1야당인 자민당 소속 의원들이 오는 1일 울릉도를 방문하겠다며 입국키로 하는 등 '위험한 불장난'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를 저지해야 할 일본 정부는 오히려 한술 더 떠 '독도는 일본땅' 주장을 담은 2011년도 방위백서를 이튿날 발표한다.

 

지난해 8월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가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한반도 식민지배를 사과하면서 싹튼 '한·일 우호협력 무드'가 불과 1년 만에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새로운 100년을 향해 일보를 내딛는 한·일 관계는 상처나고 있다.

 

자민당의 '영토에 관한 특명위원회'소속 신도 요시타카(新藤義孝) 중의원 의원 등 4명은 한국 정부와 국민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울릉도 방문계획을 예정대로 강행키로 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까지 나서서 "신변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자제를 요청했지만 오히려 "신변 보장은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며 반박했다.

 


일본 식자층 내에서도 이들의 노골적인 '노이즈 마케팅' 꿍꿍이에 대해 우려가 적지 않다.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사고라는 초유의 국난을 맞아 재건 복구에 전력을 다해야 할 판에 가장 가까운 이웃나라에 굳이 싸움을 걸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현재 일본의 정치상황은 '냉각장치가 고장난 원자로'처럼 극우의원들의 돌출행동을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1차적 책임을 져야 할 자민당 지도부는 일본 내 보수지지층의 눈치를 보고 있다. 간 총리 퇴진과 중의원 해산 총선거 실시의 가능성이 작지 않은 상황에서 독도와 같은 민감한 영토 이슈에 대해 한국의 반발 때문에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일 경우 선거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민당 지도부는 한때 관련 의원 등을 불러 자제를 요청하는 듯하다가 결국 당 차원이 아닌 개인적 방문 차원 형태로 허용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일본 정부와 민주당은 현재 동북아 정세 속에서 일본에 한국과의 우호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자민당이 일으킨 이번 사태에 대해선 처음부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이는 간 총리의 지지율이 16%까지 떨어져 정권의 구심력이 흐트러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

 

정부 대변인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관방장관은 "일본 국민의 도항(渡航)이 인정되는 외국에 국회의원이 가는 데 대해 정부로서 무엇인가 코멘트할 입장이 아니다"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외무성은 더 나아가 "울릉도를 방문하는 자민당 의원의 안전 확보를 한국 정부에 요청했다"면서 만일 있을지 모를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한 책임을 한국에 떠넘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방위성은 자위대의 운영 방침과 정세관을 담은 방위백서를 2일 발표한다.

 

일본은 2005년 이후 매년 방위백서에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발표된 2010년판 방위백서에선 "우리나라(일본)에 대해 말하자면, 우리나라(일본) 고유의 영토인 북방영토나 다케시마(독도)의 영토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고 기술해 한국의 반발을 샀다. 올해 방위백서도 이런 기조를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일 관계가 또 한 번 중대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도쿄=김동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