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바다 성산포

2013. 4. 22. 00:34여행/여행기

 

 


그리운 바다 성산포
(한 달 정도 푹 머물고 싶은 곳)



○ 2013. 3.30 ~ 31 / 쌀쌀하고 구름 많음
○ 성산포 / 제주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성산리



 



 

 표선 제주민속촌에서 성산포로 넘어오니
땅거미가 진다. 오늘 날씨가 흐리지 않았더라면 일몰 담으려
또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했을텐데 오히려 다행(?)이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마음을 비우면 이렇게 편안한 것을..
오늘 일몰은 못 보았더라도 내일 멋진 성산일출을 기대해지만
짙은 구름은 일출에 대한 기대도 갖지 말라는 듯하다.
달랑 하룻밤 머물면서 성산일출까지 만나려는 것은
어쩜 욕심이고 집착이겠지.. 좋은 기회를 주면 몰라도..
 
일출을 만날 수 없다 하더라도 
이생진 시인의 시 한 수로도 의미있는 성산포





(성산포구 가는 길에.. 오조포구 방향)







(성산 오조리 야경)







(그리운 성산포, 성산항 등대)

성산포에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나니
벌써 하루가 저문다. 숙소에 들려 짐 풀고 곧바로
카메라 하나만 달랑 메고 산책도 할겸 성산항으로 향했다.
캄캄한 바다, 바다 건너 불빛이 황홀하고 성산포항
등대의 불빛은 윙크하듯 깜빡거린다.







(우도의 새벽, 불빛이 가물가물..)

구름이 짙어 성산일출을 만나기 어려울 줄
알면서도 5시반 카메라를 챙겨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일출봉 옆으로 솟아오르는 태양을 담아 보려고 일출봉에
오르지 않았는데 태양은 구름속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그것 참 일출봉을 올라갔다 오는 건데..











(성산일출봉 / 182m)

제주도 동쪽에 돌출한 성산반도 끝머리에 있다.
화산인 성산봉은 커다란 사발모양의 평평한 분화구
위로 99개의 바위 봉우리가 빙 둘러 서 있다.
그 모습이 거대한 성과 같다 하여 성산이라 하며,
해돋이가 유명하여 일출봉이라고 한다.

본래는 육지와 떨어진 섬이었으나
너비 500m 정도의 사주가 1.5km에 걸쳐 발달하여
일출봉과 제주도를 이어 놓았다. 매표소에서 전망대까지는
걸어서 25분 걸리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해돋이 광경은
예로부터 영주(瀛州)10경의 하나로 꼽혀왔다고..
일출봉 1㎞ 이내의 해역을 포함한 구역을 2000년부터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관리하고 있다.











(일출봉과 일출봉을 이고 있는 바다)







(바다에도 봄 색깔이 완연하다)











(29)









(해녀촌 해녀의 집)

해녀촌에는 이른 아침부터 해녀들이 해삼, 낙지, 소라 등
해산물들을 모두 한 짐씩 져서 운반하고 있었다.
식당에서 영업도 하며 매일 오후 1시반, 3시
두 차례 물질공연을 한다고 한다.

"좀년 애기 낭 사을이민 물에 든다."
(잠녀(潜女)는 아기 낳고 사흘이면 물에 든다.)

제주의 해녀는,
2005년 5,545명, 2007년 5,279명, 2009년 5,095명,
2010년 4,995명으로해마다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2010년말 현재 현업에 종사하는 해녀의 연령대는
30대 2명, 40대 123명, 50대 954명, 60대 1,752명,
70대 2,164명으로 60대 이상이 70%를 차지한다.







(화산재층이 쌓인 모습과 설명)











(해녀촌에서 올라가는 계단에는 보라색 갯무꽃이..)





(성산일출봉 입장료)







(일출봉 남쪽 해변, 저멀리 섭지코지가 보인다)









(그리운 바다 성산포)

그리운 바다 성산포 3 / 이생진

어망에 끼었던 바다도 빠져 나오고
수문에 갇혔던 바다도 빠져 나오고
갈매기가 물었던 바다도 빠져 나오고
하루살이 하루 산 몫의 바다도 빠져나와
한 자리에 모인 살결이 희다.
이제 다시 돌아갈 곳도 없는 자리
그대로 천년만년 길어서 싫다.

꽃이 사람 된다면
바다는 서슴지 않고 물을 버리겠지.
물고기가 숲에 살고 산토끼도 물에 살고 싶다면
가죽을 훌훌 벗고 물에 뛰어들겠지.
그런데 태어난대로 태어난 자리에서
산신에 빌다가 세월에 가고
수신께 빌다가 세월에 간다.

성산포에서는
설교는 바다가 하고 목사는 바다를 듣는다. 
기도보다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 산다.

저 세상에 가서도 바다에 가자.
바다가 없으면 이 세상에 다시 오자.







(해오름식당앞 선착장에서 본 일출봉) 

해가 중천에 떴을 즈음 하늘이 열리기 시작한다.
멋진 성산일출을 기대했지만 느닷없이 내가 오고 싶은 때 와서
성산일출을 만나려는 것은 욕심이겠지? 멋진 성산일출을 만나려고
성산포에 적어도 네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보면서 기다렸으면 몰라도..
성산포 잔잔한 바다를 보며 비우며, 기다리는 법을 배운다.
일출을 만나지 못해도 일출봉은 여전히 일출봉
이생진 시인의 시 한 수로도 의미있는 성산포
"기도보다 더 잔잔한 바다
꽃보다 더 섬세한 바다
성산포에서는
사람보다 바다가 더 잘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