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시 / 오세영

2014. 8. 15. 23:34시,좋은글/詩

 

 

 

 

 

 

팔월의 시 / 오세영

 

8월은
오르던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롱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 산을 생각하는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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