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 조지훈
2015. 4. 2. 20:34ㆍ시,좋은글/詩
낙화 / 조지훈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조지훈(趙芝薰, 1920.12.3 ~ 1968.5.17)
경북 영양 출신. 본명은 조동탁(趙東卓). 청록파 시인,
독학으로 중학과정을 마치고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39년 《문장》지에 <고풍의상>과 <승무>를 추천받아 등단.
광복 후 경기여고 교사와 동국대학교 강사, 고려대학교 교수 역임.
1961년 벨기에에서 열린 국제 시인 회의에 대한민국 대표로 참석.
1962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장에 취임. 민족문화 개발에 주력.
주로 자연, 무속, 선을 소재로 한 민족 정서의 색채가 짙고
불교 세계를 향한 관심은 종교의식을 일깨워 작품에 반영.
박목월과 박두진을 비롯한 다른 청록파 시인과는 달리
초기 자연과 친화한 시 세계를 계속 유지했다.
1956년 자유문학상수상. 그 후로도 활발히 문학 활동을 하며
고려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던 중 1968년 5월 17일 타계.
시집으로 《청록집》, 《조지훈 시선》이 있고 수필집 《창에 기대어》,
논문집 《한국 민족운동사》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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