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호남정맥 2구간 (수분재에서 신광재까지)
2009. 7. 12. 18:28ㆍ山情無限/호남정맥(完)
금남호남정맥 2구간 (수분재에서 신광재까지)
○ 산행일자 : 2008.11.29(토) 08:55 ~ 19:10 (10시간 15분)
○ 산행날씨 : 비, 눈보라, 잠깐 개였다 흐림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7.8㎞ 누적거리 : 38.2km
○ 산행코스 : 수분재-신무산-차고개-팔공산-서구리재-오계재-삿갓봉-시루봉 헬기장-(시루봉-덕태산)-신광재
○ 소 재 지 : 전북 장수군 장수읍, 천천면 / 진안군 백운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07:50~08:10 이동(승용차) / 장수읍~신광재
08:15~58 이동(택시) / 신광재~수분재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8:55 수분재 출발
09:53 신무산 / 896.8m
10:26 차고개
11:00 합미성
11:53~58 팔공산 / 1151m
12:15~45 헬기장 안부 / 점심
13:15 서구리재 / 850m
14:49 오계재
15:20 팔각정
15:35 삿갓봉 / 1114m
16:32 홍두깨재
17:05 헬기장
18:26 (시루봉~덕태산) 헬기장
19:10 신광재
③ 복귀
15:40~19:35 하산(임도) / 신광재~중리
19:45~20:20 이동(승용차) / 중리~진안읍
2. 산행기록
숙소를 나서기 전에 전화를 했는데 그사이 벌써 택시가 와 있다.
오늘은 오전에 비가 조금 온 후에 개인다고 하였는데 동쪽 장안산
방향은 하늘이 보이는데 팔공산 서쪽방향은 캄캄하다. 쉽게 개일
날씨가 아니다. 택시를 앞세우고 신광재로 향하는데 시커먼 구름이
하늘을 덮더니 바람까지불면서 소나기를 우두둑 쏟는다.
날머리 중리 택시기사님 친구분댁 마당에 애마를 주차 시켜놓고
택시를 갈아타는 사이 비를 흠뻑 맞았다. 들머리 수분재로 향하는데
날씨가 심상찮다. 장수 읍내 택시기사님 친구분 농약상점에 들러
비옷 바지를 구입하여 우중산행 채비를 하고 수분재로 갔다.
(수분재 들머리, 소나기가 한줄기 지나갔다)
수분재에서 내리겠다는데도 친절하게 원수분마을 마을회관까지
태워주겠다고 한다. 그러면 마루금을 벗어나는 꼴이 되어 수분재로
차를 돌려나와 산행채비를 하고 제법 굵게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개울을 왼쪽으로 끼고 구름에 잠긴 산속으로 든다.
(신무산을 향해 오르는데 싸락눈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그 사이 눈이 제법 쌓였다)
(호젓한 눈 길을 지나 신무산을 향하여...)
(신무산(神舞山) / 896.8m, 삼각점 임실428)
전북산사랑회에서 세운 스텐리스 기둥이 눈을 맞고 서 있다.
(원수분1.7km / 차고개1.5km) 사진만 한 장찍고 바쁘게 신무산을 내려선다
(눈 속에 묻힌 철사줄에 걸려 눈 위에 슬라이딩도 하고...)
우측으로 쳐져있는 철조망 옆길을 따라 가파른 눈길을
내려서는데 오른쪽 발에 뭔가 걸리는듯 싶더니 그만 눈길에
내동그라지고 말았다. 그런데, 넘어지면서도 기분이 그렇게 나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물론 다치지도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오늘 악천후 산행길에 좀 더 조심하고 집중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리라. 방심하지 말고 집중해서 걸어야겠다.
(저 아래 13번 도로가 지나는 차고개가 보인다)
(온통 입산금지 금줄, 과태료 20만원)
여기는 비가 온 것 같다.
차고개로 내려서려 쪽도 입산금지 팻말과 금줄,
맞은편 팔공산 오르는 길도 입산금지 현수막과 금줄이 쳐져
있어서 주위를 살피며 내려서는데 왼쪽 길섶에 RV 한대가 보인다.
그럴리야 없겠지만 혹시 산불감시원인가 하여 사방을 살피며
내려섰는데 아무도 없다. 그렇다면 혹시 여기에 주차해 놓고
팔공산쪽으로 올라갔단 말인가? 어제부터 이 시간까지
산길에서 사람 그림자도 못 봤는데 일순 기대가 된다.
길옆 커다란 표지석의 대성고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합미성(合米城 . 전북 장수군 장수읍 석천리))
차고개에서 숲도 없는 땅을 갈아 엎어 황량한 벌판같은 곳을
통과하는데 눈보라가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친다.
30여 분 오르니 돌무더기가 나타나고 잘 쌓은 성벽이 나타났다.
무너진 돌무더기 사이로 난 길로 조심스럽게 올랐다 내려서니
전라북도 기념물 75호 합미성 안내판이 있다.
합미성은 "후백제(892년-936년)때 돌로 축성된 성으로
둘레는 약 300m, 합미성이라는 이름은 당시 성안에 군량미를
보관하였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도 성터에는
성에 주둔했던 군사들이 사용할 물을 지하로 급수하던 수로관
시설이 남아 있고, 몇년 전에는 성 유적지에서 불탄 쌀이 발굴
되기도 하였다. 합미성을 지키기 위하여 신무산에 허수아비를
만들어 적군을 유인하여 격퇴시켰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합미성1km, 팔공산3.5km 이정표가 있는 지점)
직진방향(왼쪽)으로 뚜렷한 큰 길이 나 있지만
정맥길은 우측으로 틀어 산사면을 타고 오른다.
합미성을 지나며서부터 오늘 밟은듯한 발자국이 보인다.
발자국 위로 눈이 쌓여 잘 분간할 수는 없지만 혼자는 아닌것 같고
두 사람 정도로 보인다. 아마 눈이 쏟아지기 직전에 오른듯 하다.
그렇다면 1시간 반~2시간 전쯤 이 길을 지나갔단 말인가?
(필덕리 1km, 대성리 1.3km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 직진이다)
(눈에 묻힌 길, 길같지 않은 길로 팔공산 오르는 길...)
(팔공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파란 하늘이 열렸다)
정상이 가까울수록 힘이 든다.
시커먼 하늘과 눈을 이고있는 숲속으로 힘들여 오르는데
정상이 가까워질 무렵 주변이 환해 지더니 팔공산 정상 철탑들과
파란 하늘이 보이는게 아닌가? 순간 마음도 덩달아 한층 밝아진다.
정상에는 중계탑과 안테나, 컨테이너 막사, 기상관측을 위한
시설물들이 기지를 방불케하고 있었지만 사람은 보이지 않고
바람소리만 황량하게 왱왱 운다.
(팔공산(八空山 / 1151m), 신무산4km 서구이치 3km)
파란 하늘은 한순간 온데간데 없고 동쪽하늘과 신무산쪽만
짙은 우유빛으로 남겨놓고 영화상영이라도 하려는듯 먹구름이
커텐을 쳐버렸다. 흰눈도 빛을 받아야 색이 살아나는데...
(마치 부산알파인크럽 산우들을 만난듯 반가운 시그널)
(팔공산 헬기장 / 1136m)
정상에서 내려와 눈을 덮어 쓴 산죽 사잇길로 진행하니
전방에 봉긋한 헬기장이 나타났다. 멋진 조망처에인데
짙은 먹구름이 덮고있는 서쪽은 산이 구름속에 잠겨있지만
다행히 세방향은 구름아래로 능선이 펼쳐져 보인다.
(헬기장을 내려선 정맥은 숲으로 들었지만 날등을 타고간다)
(겨우 바람자는 곳을 만나 자리를 잡고 점심을 해결했다)
때도 지나고 점심을 해결해야겠는데 계속 세찬 눈바람을 맞으며
날등을 타는 바람에 전을 벌리기에 마땅한 곳이 나타나지 않는다.
더 이상 별다른 곳이 나올 것 같지도 않고 지나갈 사람도 없을 것 같아
비탈길 한가운데서 눈을 다져 버너를 지핀다.
역시 프리머스가 이럴 때 진가를 발휘했다.
(산죽숲길로 진행하는데 앞쪽 하늘이 열리며 파란하늘이 보인다)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 온다. 또 눈이 쏟아지려나 보다)
방송의 일기예보는 오후부터 개인다고 했지만
믿지 않았다. 맞을 수도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했다.
물론 기상청도 문제가 있지만 기상청 정보를 받은 방송국이
그대로 전달하여 일기예보가 빗나가면 잘못된 정보를 방송한
방송국은 잘못이 없는냥 뉴스에서마저 기상청에 뭇매질을 한다.
1차적 책임은 당연히 잘못 방송한 방송국이 져야 하는 것 아닌가?
잘못된 정보라면 다음부터 이용하지 않으면 될 것이고...
사실 얼굴이쁜 눈요기감 기상캐스트(?)들이 앵무새처럼 지껄이는
방송국 일기예보가 맞는다면 그것이 잘못된 것이지... 솔직히
방송국 일기예보 듣는 것보다야 기상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구름지도를 보는게 더 일기예측하는데 도움이 된다.
(서구리재 / 850m, 짐승인냥 동물이동통로를 따라)
날등에 올라서니 서구리(이)재 오르는 도로가 보인다.
서구리재 직전 길이 갈리는데 억새밭 사이로 직진하면
동물이동통로를 지나는 마루금이고, 우측길은 서구리재로
내려서는 길인데... 앞서 가던 발자국이 오른쪽 길로
내려서는 게 아닌가? 그럼 여기서 산행을 끝낸다는 것인가?
외로운 산길에서 동행자를 만날 기대가 컸었는데...
(지나온 길을 뒤돌아 보니... 팔공산이 저 멀리 물러서 있다)
동물이동통로를 통해 서구리재를 넘어 서자 조금 전
서구리재로 내려섰던 발자국이 더 선명한 모습으로 서구리재에
올라 왔다. 아마 서구리재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올라온 것 같다.
아직 모습이 보이지는 않지만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다.
잘 하면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설렌다.
(데미샘을 품고있는 봉우리, 저 뒤에 보이는 산이 선각산)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은 이 봉우리에서 조금 내려간 곳에
위치한다. '데미'는 '더미'의 전라도 사투리로 산봉우리를 뜻한다고 한다.
강의 분수령이 되고 원천이 되는 샘이 산 정상부에 있는 특이한 경우다.
섬진강은 이곳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에서 발원, 500 여리를 남하하며
임실군 운암호, 구례군, 하동군 화개장터를 거쳐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산 꼭대기에 벤치까지 설치하여 놓은 정성이 고마운데 눈이 먼저
소복하게 자리잡고 있어 그냥 마음만 받아 안고 간다.
(이크, 내려서는 계단이 중간부터 없어졌다)
(28)
(봉우리 하나 너머가 오계치(재))
오계치에서 가파르게 치고 올라야 하는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
왼쪽능선은 선각산으로 이어가는 능선, 그 끝에 우뚝솟은 선각산,
마루금은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튼다.
(오계치 내려서는 길은 큰 오르내림없는 순탄한 길이다)
(오계치(재))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와 장수군 천천면 와룡리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로 오른쪽 길은 장수군 와룡휴양림으로 내려서고
왼쪽 길은 방문자 안내센터가 있는 신암리로 내려서고,
직진하면 팔각정, (선각산,) 삿갓봉 오르는 길이다.
고갯마루에서 맞는 골바람이 차고 매섭다.
(밧줄도 타고...)
갈 길은 멀고 시간은 바쁘지만 최대한 여유를 갖고
가파른 길을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는데 급비탈이라
걸음이 뒤로 자꾸 밀린다. 저 위에 정상이 있다는 믿음,
쉬지않고 내딛으면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한 걸음 한 걸음이 전진이고 진보다.
정상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눈을 뒤집어 쓴 암벽까지
나타났으니 제대로 겨울산행의 구색을 갖춘 것 같다.
(전망대 위의 팔각정, 멀리 팔공산까지 능선이 장쾌하다)
(진행방향 좌측의 선각산)
깔끔하게 잘 생긴 선각산. 시간적인 여유만 있다면
한달음에 달려 가 보고 싶을 정도다. 팔각정이 삿갓봉 전위봉
갈림길에서 선각산(仙角山 /1100m)을 갈 수 있다.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에서 본 삿갓봉의 위용)
(삿갓봉 / 1114m)
정상에는 큼직한 플라스틱 이름표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삿갓봉을 오르는데 앞서간 발자국이 방금 지나간 듯 또렸하다.
곧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삿갓봉까지 바쁘게 올랐는데...
발자국은 삿갓봉에서 우측 능선을 타고 내려가는 것이 아닌가?
원래 계획이 삿갓봉까지인지... 아니면 날이 저물기 전
신광재까지 가기 어려워 여기서 접었는지 알수 없지만...
아쉽다. 그런데 갑자기 왜 맘이 바빠지는지...
(삿갓봉에서 홍두깨재까지는 악전고투 심설산행 구간)
(얼마나 바람이 세찬지 나뭇가지 눈은 다 날려버리고...)
(눈 속에 길이 묻힌 곳도 군데군데 있고...)
(싸리나무 숲을 지나는데 갑자기 햇살이 비춘다)
(41)
(42)
(43)
(종아리까지 푹푹 빠지는 심설산행)
(홍두깨재 내려서는 길, 키를 넘는 산죽이 눈을 이고 길을 막는다)
(홍두깨재, 좌측으로 내려서면 백운동, 우측으로 내려서면 상리)
눈길, 삿갓봉에서 부터 악전고투하며 도착한 홍두깨재.
왼쪽으로 전나무 숲이 울창하고 로 내려서는 길에는 시그널이
제법 달려 있다. 물을 한 모금 마시려고 보니 날진통의 물이 꽁꽁
얼어 있다. 다행히 포카리스웨트는 덜 얼어 꼬챙이로 쑤셔 구멍을
내고 한 모금 마셨다. 점심먹은 후 물을 마신 기억이 없는 것 같다.
이제 기온도 급강하하고 날이 저물기 전에 산을 내려서려면
서둘러야 할 것 같다. 삿갓봉에서 홍두깨재까지 까먹은 고도를
속도를 내어 올라 보려는데 비탈에 눈이 두텁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시루봉...)
그래도 마지막 봉우리라 생각하니 힘이 난다.
어두워 지기전에 신광재까지 내려설 수 있을 것 같다.
앞에 시루봉이 보인다. 사진 한 장만 찍고 내달렸다.
그런데... 바로 이곳이 시루봉 헬기장이었던 것이다.
지도에는 분명히 시루봉에서 오른쪽으로 마루금이 이어가는
것으로 되어 있다. 헬기장은 시루봉 한참 못미친 지점이다.
서두르다 예정에도 없던 덕태산까지 갔다왔으니...
(목표는 시루봉, 시루봉을 향해 전진)
눈에 덮힌 헬기장은 헬기장 같아 보이지도 않았고,
서두른 탓에 주위를 살필 겨를도 없이 보고싶은 것만 보고
헬기장인줄도 모르고 시루봉을 향해 내달렸다. 시루봉에 올랐는데
오른쪽으로 나 있어야 할 길이 왼쪽으로 나 있다. 그렇다면
조금 더 진행해야하나 보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직
잘못된 것 같은 생각은 없었다. 조금만 더 진행하면 우측으로 길이
트일 것 같았다. 그런데 다시 봉우리 하나를 치고 오른다.
()
(지도 확인도 않고 산봉우리만 보고 산죽능선을 내달렸는데...)
(계획에도 없던 덕태산(德泰山 / 1113.2m)까지 오르고...)
산죽능선을 내달려 또 한 봉우리를 치고 올랐는데 주위는 어둠이
내려앉아 암흑천지, 현 위치를 분간하기 어렵지만 길이 잘못된 것 만은
분명한 것 같다. 현 위치를 분간할 수 없어 시그널을 살펴보니 아뿔싸!
대간이나 정맥에서 눈에 익은 시그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이 봉우리가 시루봉이 맞는데 길은 반대방향이다.)
길을 잘못들었으면 엇갈린 곳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 기본.
되돌아 오면서 시그널을 확인해 보지만 한참동안 호남정맥 시그널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참 빨리 멀리도 간 것 같다.
시루봉 표시가 되어 있는 봉우리까지 되돌아 왔지만
그곳에도 정맥 시그널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지도상 시루봉과 봉우리에 있는 표지가 잘못되어 있었다)
(시루봉에서 다시 5분여 되돌아 나오니 눈에 익은 "백솔회" 시그널이...)
이곳을 지나친지 1시간 8분만에 되돌아 온 헬기장, 반가운 정맥 시그널.
한숨 돌리고 정맥길에 드는데 길은 절벽같이 내리꽂는데 눈까지 쌓여
10여분 미끄럼 타듯 내려서니 길이 좀 완만해졌다. 28분만에
고랭지 채소밭까지 내려왔으니 참 빨리 내려왔다.
(고랭지 채소밭, 눈 밭에 거두다 만 무우가 나뒹굴고 있다)
(신광재 임도, 지난 10월 25일 들렸던 3구간 들머리)
여기도 금줄이 쳐져있다. 들머리만 확인하고 임도로 내려선다.
신광재에서 애마가 있는 중리까지는 임도로 30분 거리다.
(중리마을 와룡교, 아침에 주차해 두었던 애마를 회수하고...)
오늘 하루종일 지고다닌 눈 무게만 해도 1kg은 족히 될듯하다.
배낭에 앉은 눈을 털어도 얼어붙어 다 털리지 않는다. 스틱끝의
얼음덩어리는 신광재에서 비포장길로 30분이나 짚고 내려왔지만
아직까지 돌처럼 단단히 그대로 붙어있다. 어제 장수읍 시장통의
선지국밥이 그립지만 시간이 늦어 진안으로 이동한다.
(진안으로 이동, 모텔방에서 젖은 옷과 장비들을 다 널어놓으니...)
30여분 만에 진안에 도착하여 늦은 저녁을 먹으며 숙소를 물으니,
모텔단지로 가 보라고 한다. 모텔단지는 내일 구간 들머리 부근아닌가?
방이 없을까 걱정했는데 관광철이 아니어서인지 주말인데도 투숙객이
그렇게 많은 것 같지 않았다. 인터넷이 되는 방을 달라하니 컴퓨터가 있는
방을 주긴 했는데 부팅하는데도 한참 걸린데다 인터넷도 느렸다.
그래도 이게 어딘가! 어제는 PC방에 가서 날씨를 확인했는데 오늘은
방에서 직접 할 수 있으니 시간도 벌고 PC방 경비도 들지않아 좋다.
배낭안의 젖은 옷과 장비를 펼쳐 놓으니 한 방 가득하다.
오늘 눈보라와 추위 가운데서도 무사히 산행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지켜준 장비들이 고맙게 여겨진다. 고생을 하기는 했지만
올 겨울들어 겨울산행다운 산행을 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오늘 몫, 험산준령 눈길도 무사히 마쳤다.
이제 내일 주어진 길을 가면 금남호남정맥이 끝난다.
오늘도 감사가 넘치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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