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호남정맥 4구간 (강정골재에서 모래재까지)

2009. 7. 12. 18:32山情無限/호남정맥(完)



금남호남정맥 4구간 (강정골재에서 모래재까지)



○ 산행일자 : 2008.11.30 (토) 09:00 ~ 17:25 (8시간 25분)
○ 산행날씨 : 쌀쌀함, 쾌청
○ 참석인원 : 홀로
○ 산행거리 : 도상거리/ 15.3㎞           누적거리 : 66.1km
○ 산행코스 : 강정골재-부귀산-질마재-600봉-가정고개-오룡고개-622봉-조약치-조약봉-모래재
○ 소 재 지 : 전북 진안군 진안읍, 부귀면 / 완주군 소양면



1. 구간별 진행시간

① 접근

11/30 07:55~08:20      이동(승용차) / 진안~모래재

08:25~50         이동(택시)   / 모래재~강정골재

② 구간별 산행 시간

09:00            강정골재 출발

10:28~45         부귀산 / 806.4m

11:53            우무실재

12:25~55         질마재 직후 무명봉 / 점심

13:27            600봉

14:30            오룡고개

15:24            622봉

16:55            조약치

17:00~15         조약봉 / 565m

17:25            모래재 휴게소

③ 복귀

17:40~21:15      이동(승용차) / 모래재~울산



2. 산행기록




날씨가 쾌청한데다 날씨까지 차가우니 기분이 상쾌하다.
3일차중 마지막 날, 마지막은 언제나 설레임과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은 그동안 밀린 숙제를 마치는 날이자 금남호남정맥을 졸업하는 날이어서
기대가 되면서도 내심 신경이 쓰이는 것은 이틀동안에 거의 다 차버린 카메라
메모리 때문에 멋진 풍경이 많이 나타나면 어떻게 그냥 지나갈까 하는 것과
어제 산행중에 까진 발뒷굼치와 발목 통증이 더 악화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어젯밤에는 메모리 다운받을 어댑터를 구하느라 진안읍내 가전매장을
다 뒤졌지만 찾지 못하고 메모리라도 구입하려 했지만 구하지 못해 찍은
사진 몇 장을 지우고 메모리를 조금 확보했고, 까진 발뒤꿈치는 일회용
밴드를 붙히고. 발목은 압박붕대를 감고 누가 대신 가줄 수 없는 길을 나선다.
다행인 것은 오늘은 산행거리도 길지않은데다 높낮이도 심하지 않아
느긋하게 걸으며 전망좋은 곳에서는 조망도 즐기고,
낙엽이 두텁게 쌓인 양지바른 곳에서는 큰 大자로 누워
파란 하늘도 보면서 쉬엄쉬엄 부담없이 오늘 길을 가려한다.





(일찍 서둘렀는데도 9시가 되어서야 산에 들었다)

아침을 햇반으로 때우고, 어제 약속한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어
모래재에서 만나기로 하고 숙소를 나섰다. 모래재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다시 택시로 강정골재로 와서 오늘길을 가기위해 산에 들었다. 강정골재는
지난번 찍어 둔게 있어 카메라 메모리도 아낄겸 그냥 산에 들어섰는데
들머리에 '세월시그널'이 보이는게 아닌가. 나도 모르게 셔트를 누른다.





(2중 철조망에다 위험물까지 설치해놓았다는 산양삼 재배단지)

산양삼재배지역이라고 진안군산림조합에서 쳐놓은
철조망과 현수막이 부귀산 삼거리 바로 아래 산사면까지 따라 올라왔다.





(부귀산 직전 능선 갈림길)

철조망과 이별하고 낙엽이 미끄러운 비탈을 치고 오르자
나타난 능선 갈림길, 우측으로 가면 절골, 부귀산 정상은 좌측이다.








(부귀산(富貴山 806.4m, △진안 26) 정상, 또 정수리에 묘가 쓰져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가야할 방향의 산릉)

능선에서 좌측으로 꺾어 오르면 곧 부귀산 정상에 닿는데.
정상은 조망이 없고 정상 직전과 정수리에 무덤 1기씩 자리잡고 있다.
부귀면 대곡마을의 원래 이름은 한실골인데 일제때 바꼈다고 한다.
한실골 뒷산인 부귀산은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준다고 해서 부쳐진 이름.
뱀이 하늘을 우러러보는 형상이라하여 명당으로 꼽아 이 높은
정상까지 욕심을 부려 터를 잡은 모양이다.











(정상바로 아래 전망바위에서, 마이산과 가야할 방향, 그리고 장안산 방향)

조망이 별로인데다 정수리에 자리한 무덤때문에 썩 기분이
좋지않아 정상 사진만 두어장 찍고 바로 아래 전망대로 내려섰다.
강정골재에서 정상까지는 육산, 부드러운 길로 올랐지만 정상에서
내려서는 길은 아찔한 수십길 암벽. 정상쪽이 가려지긴 하지만
전망대에서의 조망은 정면으로 마이산이 펼쳐지고, 왼쪽으로는
눈을 쓰고 있는 장안산, 오른쪽으로는 오늘 걸어야할 능선과
금남정맥 최고봉인 운장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표고차는 크지 않으나 빨래판 같이 오르내린다)

전망대에서 한참 시간을 보낸 후 왼쪽 시그널이 붙어있는 절벽을
내려서는데 경사가 만만찮다. 바위 절벽을 돌아가니 또 급격히 고도를
낮추는 가파른 길을 내려서니 능선은 올망졸망 낙타등같이 변했다.
오르막에서는 발굼치 까진 곳에 통증이 오고 내려설 적에는 발목에
압박붕개까지 감았건만 발 디딜 때마다 발목이 아린다.





(우무실재, 왼쪽이 부귀면 정곡리)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을 몇 개 넘으니 나타난 질매재)





(질매재를 오르고 나타난 첫 봉우리에서 점심...)

진수성찬이 부럽잖다.
점심이라야 컵라면 하나지만 겨울산행에서 라면은 별미다.





(산자분수령, 여기서 갈린물이 서해와 남해로 갈린다)





(계속 왼쪽에서 따라오던 마이산도 이제 아쉬운 작별을 해야할듯...)





(600봉, 부귀산에서 고도 200m 낮추는데 봉우리를 몇 개나 오르내렸는지...)





(낙엽이 융단같이 쌓인 양지바른 곳에 누워서... 아 편안하다)





(벌목지대, 무자비하게 나무들을 베어내고 있다)

마구 쓰러진 나무가 정맥길까지 막고 있다.
이렇게 벌목하는 사람들은 과연 몇 그루의 나무를 심었을까?
도대체 이 가파른 비탈에 뭘 하려는 걸까





(19)

성터흔적이 있는 돌무더기 지역을 지나다가 3일만에 처음으로
사람을 만났다. 정말 반갑다. 어디서 오냐고 물었더니 모래재에서
11시에 출발하여 강정골재까지 가는 길이라 한다. 나와는 같은 코스를
반대로 타고 있는 중이었다. 나보다 갈길이 좀 더 먼 것 같다.
그 분, 이야기를 나누다 대뜸 "왜 재미없이 혼자 다니냐?"고 한다.
자기는 왜 혼자 산에 들었는지 궁금하다.







(26번 도로가 지나는 오룡고개)

돌무더기를 지나 잡목과 마른 덤불사이 길을 지나자 차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다시 낙엽이 수북한 비탈길을 지그재그로 내려서니
발 아래 4차선 도로 26번 국도가 지나는 오룡고개가 나왔다.
절개지를 타고 내렸는데 통행량이 많은데다 차들이 속도를 내며 달린다.
주위에 건널목이 없어 할 수없이 벼르다 잽싸게 무단횡단을 했다.





(꽃보다 이쁜... 이 고운 색은 어디서 오는걸까/)





(한참 물러나 보이는 부귀산)





(앞에 봉우리 하나가 벌떡 일어선다)





(급경사에 낙엽까지 미끄럽게 하여 힘들게 오른 622봉)





(능선너머에 마지막 봉우리 조약봉이 눈에 들어왔다)





(종아리까지 빠지는 낙엽, 오늘은 낙엽길을 원없이 걸은 것 같다)





(반가운 시그널, 높다란 곳에 옮겨 달아 놓았다)





(앞에 또 높다란 봉우리가 나타났지만...)





(길은 산사면을 타고 가는데 여기도 가파른 비탈에 낙엽이 얼마나 두텁게 쌓였는지...)

앞에 커다른 봉우리하나가 성큼 다가서길래
마음을 다잡아 먹고 오르려는데 왼쪽 사면으로 길이 열린다.
이게 왠 횡재, 그러나 산사면에 낙엽이 얼마나 두텁게 내려 앉았는지
길은 흔적도 없고 중간중간 시그널이 길인 것을 알려주고 있지만
낙엽이 종아리까지 빠질정도로 쌓인데다 경사면이 가팔라 미끄럽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스럽에 돌아 내려서니
골프장 조성공사지역이라는 알림판이 있는 조약치다.





(마지막 고개 조약치에서 5분만에 오른 호남과 금남정맥 분기봉 조약봉 / 565m)

주화산(珠華山)인가? 주줄산(珠?山)인가? 조약봉(鳥躍峰)인가?

조약봉(鳥躍峰)은 주화산, 주줄산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데 주화산과 주줄산은 그 근거가 일관성이 없고,
이 지역사람들은 주화산을 모르고 조약치만 알고 있다니
조약봉으로 부르는 것이 설득력이 있는 것 같다.

산경표 상에서 주화산으로 되어있는 것은 편집과정에서
주줄산의 오기인듯하고("산높을 줄"→華), 주줄산 또한 금남정맥에
속해 있는 것으로 되어 있으나 정확한 위치 확인이 어렵다.
"龍潭 西 삽십리, 高山 東 사십오리, 錦山 南 사십리"

'조약봉'이라 제시하는 근거는 지형도에 조약치(鳥躍峙),
조약골이란 지명이 나오고 현재 지역주민들이 사용중인
이름으로, 지명은 그 지역주민이 사용하고 있는 이름이
정확한 이름일 것이기 때문이다.

※ 참고 :
1. 주화산은 없다
2. 현재 주화산이라는 곳에서는...

빠른시일내 제 이름을 찾고 통일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며
여기서는 조약봉으로 통일하여 사용하였다.





(3일 길 마지막 증명사진도 남기고...)

산 이름의 논란이 있긴하지만 한참을 씨름하면서
3일간의 고독한 산행과 정맥 하나를 끝내는 증명을 남긴다.
그러고 보니 낙남, 낙동보다 금남호남이 먼저 끝났다.





(지난번 출발한 호남정맥 1구간, 드뎌 다 이었다. 이제 결석안해야지...)

여섯시간 길을 여덟시간 넘게 걷긴했지만 발뒷굼치 물집이 터지고
발목이 부은상태로 고군분투(?)하며 오늘 몫의 길을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이제 금남호남정맥도 끝내고 밀린 숙제 빠진 구간도
다 메꾸고 호남정맥으로 이어 놓았으니 이제 쭈-욱 이어갈 일만 남았다.
한달에 두번씩 꾸준히 이어가면 내년 10월쯤이면 호남정맥이 끝나겠지.
시작하는 이 마음 이 열정 변함없이 호남정맥을 완주하는 그 날까지
이어지길 바라며 3일간의 긴 여행을 감사하며 집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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