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17. 23:47ㆍ길따라 바람따라/해파랑길
동쪽 땅끝 해변을 걸어 호랑이 꼬리 호미곶까지
해파랑길
14코스
구룡포항-구룡포해변-삼정리 주상절리-호미곶
14.1m / 08:50~12:20 (3:30)
2019. 7.31(수) 폭염, 36.5℃
집에서 경북 구룡포항까지
대중교통으로는 2시간 반, 승용차로는 55분.
대중교통으로는 한 번에 한 구간씩 가기에는 이동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된다. 승용차를 가져가도 문제가 한 두가지
아니다. 세상일이 그렇게 한 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은 것이 어떻게 보면 다행한 일인지 모르겠다.
이번 구간은 동해 최대 어업 전진기지 구룡포항을 출발하여
한반도를 호랑이 모습으로 봤을 때, 호랑이 꼬리에 해당하는
호미곶에 이르는 구간이다. 구룡포 해안을 따르면서
동쪽 땅끝을 지나가기도 한다.
구룡포항.
호미곶 해맞이 공원에 애마를 주차해 놓고
8시 10분 호미곶에서 버스로 구룡포항으로 왔다.
과메기로 유명한 구룡포의
과메기 문화거리 아라광장, 아라광장에서 보는
동해 최대 어업전진기지 구룡포항 모습, 그물 걷는 조각상과
줄지어 서 있는 대형어선들이 구룡포항이 어항이라는 것을
잘 나타내고 있는 것 같다.
2011년부터 정비했다는 일본인 가옥 거리
조성한 취지를 보면 "포항시는 지역 내 가옥을 보수 정비하여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의 풍요했던 생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상대적으로 일본에 의해 착취되었던 우리 경제와 생활문화를 기억하는
산 교육장으로 삼고자 '구룡포 일본인 가옥 거리"를 조성한다고 되어 있다.
글쎄올시다. 그렇다면 한국인을 수탈하고 착취한 모습도 있어야
산 역사가 되지 않을까? 잘 살았던 일본인의 풍요했던 생활상,
잘 꾸민 집, 정원 등은 그냥 일본에 온 느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 모습을 보고 당시 일본인들이 한국인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조금이라도 연결 지어 생각할 수 있을까!
지난 구간 구룡포 터미널 앞에서 끊는 바람에
만나지 못한 해파랑길 13-14코스 안내판
구룡포항을 거쳐 용주리항을 지난다.
성게 껍질 까는 작업이 한창이다.
성게는 이 지역 수출 효자품목이라고 한다.
조금 전 해파랑길 표지기가
언덕에 달린 것을 보기는 했지만, 해변에 펼쳐진
바위가 특이해 가는데까지 가 보자며 계속 이어갔더니
구룡포해수욕장으로 연결되었다.
아담한 구룡포 해수욕장을 지나
구룡포 주상절리
삼정항, 삼정 해수욕장.
포구 옆 정자가 있는 마을의 휴식 공간 같은데
운동기구는 잡초에 묻혀있다. 아무리 좋은 취지로 일을
한다고 해도 탁상공론은 안 된다. 국민의 혈세가 이런 식으로
사용해서야 되겠는가?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국민 개개인도 선진의식을 가져야겠지만 특히, 공무원들의
의식이 깨지 않으면 될 수 없다.
삼정섬(관풍대) 다리
포스코 패밀리 수련원을 지나
와송(?)과 전국 최우수예비군소대기념비..
난해한 풍경이다. 비석 뒷면에는
“내 향토 내가 지키는 자주국방의 일환책으로
일천구백 육십팔년 사월 일일 역사적인 예비군의 창설을 보아
동해의 푸른물 출렁이는 당부락 해변에서 동년 오월 십오일
정일권 국무총리, 각부 장관, 국회의원 미 군사고문관 및 각 군
지휘관 다수 참석리에 전국 예비군을 대표하여 예비군 자체 방위
시범을 실시하여 본 시범으로 전국 예비군의 첫출발의 본보기가
되었으며 동년 구월 이십일 중앙에서 개최된 전국 우수예비군
경진대회에서 최우수 예비군소대의 영예를 획득 역전의 용사
위풍을 과시했던 것입니다. 그날의 영광을 길이 기념하기
위하여 창설 일주년을 맞이하여 기념비를 설립함.”
서기 일천구백 육십 구년 사월 일일
동쪽 땅끝마을이라고 안내는 많이 하더니만
실제 땅끝은 축양장이 있어 출입금지 구역이었다.
실망.. 안내하지나 말지
땅끝 동방축양장을 지나니 황토 오토캠핑장이..
소문난 곳인지 평일인데도 제법 많은 캠핑객이 붐빈다.
숨이 막혀 잠시 쉬어 가려고 팔각정 짐을 내렸더니
이렇게 좋은 것을.. 쉬엄쉬엄 가자.
석병2리 가는 길
오토캠핑장을 지나왔는데 여기는 캠핑카가..
고기 굽는 냄새가 침을 삼키게 한다.
아이들과 매우 즐거운 모습이다.
석병2리항의 모습.
항구의 모습이 엇비슷한 것 같아도 자세히 보면
어구도 조금씩 다르고, 풍경도 다르다.
여긴 물고기 대신 고추를 말리고 있다.
고기를 건조하는 건조대도 특이하고..
조망 좋은 곳에는 캠핑장이 들어서 있다
'유니의 바다' 캠핑장은 캐러밴 캠핑이나 글램핑도
할 수 있다는데 꽤 소문난 곳 같다. 지나가면서
얼핏 봐도 깨끗하고 시설이 좋아 보였다. 캠핑장을 지나
시멘트 포장길을 조금 더 걸으니 해파랑길은 숲속으로 든다.
아 이제 좀 숨을 제대로 쉴 것 같다.
벤트 풀빌라 해안을 따르는 해파랑길
이건 무슨 비석?
축양장 취수 파이프 설치공사로 해파랑길이 끊겼다.
고래마을 다무포를 지나
여기도 또, 여기 저기 공사중
웬 갈매기들이..
호미곶까지 앞으로 3.25km
폭염과 겨루기를 하는 것 같다. 사서 하는 고생,
나와의 싸움이지만 처절하다.
포장길이 끊기고 목책 길이 이어진다.
일단은 얼굴을 화끈거리게 했던 복사열이 없어서 좋고
조금 더 진행하니 드문드문 그늘도 있고, 조그만 바람
한 줄기가 날아와 이마를 식혀준다.
그것도 잠깐,
다시 열사의 나라로 내몰린 것 같았으나
희망적인 것은 호미곶이 눈앞에 성큼 다가섰다는 것.
구룡포의 상징 '상생의 손'과 '하얀 등대', 그리고 오늘 아침
애마를 주차해 둔 새천년기념관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특이한 퓨전 화장실이라기에 찍었는데.. 내가 찍혔다.
파김치가 되었지만, 외양은 별 표시가 나지 않는 것 같다.
다행이다.
바다를 헤엄치는 모습.. 시원하시겠다.
담에 올 적엔 물에 들어갈 준비도 해 와야 할 것 같다.
대보1리 모습
정자가 보이길래 조금 쉬어갈까 했는데
통발이 정자를 포위하고 있다.
12시 20분, 8시 50분 구룡포항을 출발하여
점심시간에 맞춰 구룡포 해맞이 공원까지 왔다.
14코스를 어려운 가운데서 잘 끝낸 것 같다.
해파랑길을 걸으면서 각 구간의 물회는
다 맛을 보는 것 같다. 다른 메뉴를 찾기 어렵기도 하거니와
폭염으로 달궈진 몸을 식히는데 물회만 한 음식이 또 있겠나 싶다.
6개의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었다며 '호미곶 최고의 맛집'이라며
자랑하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식당도 음식도 시원해서 좋았다.
빈말은 아닌 듯 맛도 준수했다. 이열치열하라는 것일까
팔팔 끓은 매운탕이 입에 더 당겼던 것.
해맞이 공원의 조형물들.
인류가 화합하고 화해하며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의미로 만들어진 조각물로 오른손은 바다에,
왼손은 육지에 있는 '상생의 손', <삼국유사>와 <필원잡기>에 수록되어
있다는 설화 '연오랑과 세오녀', 한반도를 호랑이의 형상으로 봤을 때
호랑이의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호미곶에 세운 '호랑이상' 등을
돌아보고 다시 15코스에 들어섰다. 오늘 종점 흥환리까지 가고,
내일 16코스 송도해변까지 걸어 볼 참이다.
그러나..
해파랑 14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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