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왕봉은 구름바다에 잠겼어도...

2009. 8. 15. 00:17山情無限/지리산


 

 


천왕봉은 구름바다에 잠겼어도...

(2009. 8. 1)





어느 산으로 갈까?
대상산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가는가도 중요한데
좋아하는 지리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니 얼마나 좋은지
지리산 접근하기가 울산이 서울보다 어려울 정도로 먼데
승용차를 이용하면 그래도 코스를 좀 잡을 수 있다.

오늘은 지리산 북쪽 백무동으로 가는데
백무동으로 들어 천왕봉을 다녀 오려면
하동바윗길로 올라 다시 되돌아 오던지
(한신지곡으로 내려 올까도 생각해 보지만
아무래도 토요일인 오늘은 부담되는 길)
아니면 장터목에서 연하봉을 거쳐 세석까지 가서
백무동 계곡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을 수 있는데
딱히 코스를 정하지 않고 출발한다.
형편이 되면 백무동으로 내려오고...
부담없으니 더 좋다.





(주차장은 이미 만원사례)

지리산은 멀다.
남쪽 중산리나 거림쪽보다 북쪽 백무동쪽이 더 멀다.
새벽같이 출발하여 달려왔건만 벌써 9시가 넘은 시간.
주차장으로 갔더니 주차장은 이미 온통 만원.
깊 옆에라도 주차시키려니 도로변도 장사진.
갔던 길을 한참 내려와서 주차를 시켰다.





(백운교를 지나는데 골짜기에서 내려오는 물줄기가 시원하다)





(백무동도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물은 계류가 되고, 그 습한 기운은 생명을 키운다)







(숲속 너덜길, 이마에 땀이 맺혀도 분위기에 취해...)







(계류는 쉼없이 재잘거리며 먼 바다로 향한다 )





(산수국)







(참샘에서 물 한 바가지 꿀꺽꿀꺽 마시고 가파르게 치고 오르니 소지봉)





(전망대에 자리잡고 앉아 보지만 구름이 사방을 두르고...)









(누루오줌, 동자꽃, 잔대)





(드디어 언제나 장터같이 분잡스런 장터목대피소에 도착)





(갑자기 하늘이 뻥 뚫리더니 파란 하늘속으로 빨아들이려는듯...)





(요즘은 카메라맨도 사진이 제법 생긴다)







(말나리와 참취)





(제석봉을 고사목지대를 꾸역꾸역 오르다가)





(제석봉을 오르는 기분이 그렇게 편치만은 않다)

언제부턴가 난 제석봉을 부끄러운 마음으로 오른다.
인간의 탐욕은 자연을 훼파시키지만 자연은 위대하여
스스로 치유하고 원상회복을 위해 몸부림 치는데
인간들은 무식하게도 회복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정능력까지도 남기지않고 홰파한다.
그러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 올 
재앙밖에 없는데 말이다.

고사목들..., 아직도 처절한 상흔.
그 불길속에서 아직도 몸서리치는 것만 같다.





(천왕봉을 배경으로 섰지만 천왕봉보다 높은 구름이...)







(양지꽃과 ?꽃)





(산정을 휘감고 돌던 구름이 갑자기 사리지니)

산정상 부근에 줄지어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이는데
마치 개미가 줄지어 내려오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난민들로 착각할 것 같기도 하고..





(천왕봉 오르는 길은 천상의 화원, 그 화원을 지나...)





(구름은 오히려 신비감을 더해주었다)







(홀랑 벗은 모습보다는 살짝가린 모습이 더 신비롭게 느껴지지 않던가?)





(이 시간 천왕봉 정상에 이렇게 사람많은 건 처음본다)









(천왕봉에 올라... 구름속에 서 보기도...)





(전망대가 좋다. 정말 좋다)







(구절초와 ?꽃)





(구름이 걷히는 것 같더니만 점점 짙어진다)





(천왕봉을 오를 때보다 한층 짙어진 구름)





(지난 겨울 여기서 멋진 사진을 찍었는데...)





(연하봉도 구름속에 잠기는가 했는데 천둥소리가 들린다)





(다시..., 제석봉 고사목지대를 내려서면서)





(올라오면서 찍었으니 내려가면서도 찍어줘야 공평하지)





(이미 세석을 거쳐 백무동계곡으로 가려던 계획은 접었지만,)

가까운데서 천둥소리가 들리고,
빗방울도 떨어져 갑자기 마음이 바빠진다.





(하동바윗길로... 창암릉 갈림길도 지나고...)





(날머리에서는 왕원추리가 반겨 맞는다)

내가 왜 몰랐던가,
당신이 다가와 터뜨려 주기 전까지는
꽃잎 하나도 열지 못한다는 것을.

당신이 가져가기 전까지는
내게 있던 건 사랑이 아니니
내 안에 있어서는
사랑도 사랑이 아니니

아아 왜 몰랐던가,
당신이 와서야 비로소 만개할 수 있는 것.
주지 못해 고통스러운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것을

이정하 / 꽃잎의 사랑





(지리산 팬션에서 맛있는 산채비빔밥으로 저녁을 먹고...)

제법 바쁘게들 내려온 것 같은데 벌써 6시반.
예상대로라면 백무동 계곡으로 내려왔을 시간아닌가?
역시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빨리가긴 빨리가나 보다.
저녁먹고 나니 7시가 넘어버려 갈길이 바빠졌는데
맞은편 강원도까지 갈 사람들보다야 형편이 낫긴하다만
울산까지도 가까운 길은 아니다.

요즘 호남길에서는 죽을 쑤는데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넉넉한 지리의 품에서 부담없이 걸으니 참 좋다
산행기도 때를 놓쳐 숙제가 되어버렸고,
그 때의 감흥이 많이 사라졌만 
이렇게 스케치라도 해 놓으니 다행아닌가?
함께한 산행 즐거웠고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