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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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 김현승
가을 /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깎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 네 노래를 고르더니 ..
2019.10.23 -
가을 서정
알 수 없는 기운으로 / 그렇게 뜨겁게 내리쬐던 / 어제의 열기도 / 한줄기 바람에 숨을 죽이고 // 여름의 껍질을 깨고 나온 그녀는 / 말없는 웃음으로 가을을 부릅니다 // 꽃잎이 어쩌면 저렇게 / 고을 수가 있을까? //양떼구름 하늘이 / 파랗게 열립니다 // 아마 지금쯤 고향마을 길가에도 / ..
2018.09.15 -
영남알프스, 억새는 쓸쓸하고 단풍 숲은 처연했다.
영남알프스, 억새는 외롭고 단풍 숲은 처연했다. (숲의 고즈넉한 소리를 들으며 고적하게 걸어도 좋은 길) 2017. 11. 4 (토)복합웰컴센터-홍류폭포-공룡능선-신불산-단조 늪-신불산 휴양림 오늘은 배내고개가 아니라 이전에 자주 찾았던 (복합웰컴센터가 들어서 있는) 등억으로 가 봐 야겠다...
2017.11.10 -
구월의 시 / 조병화
구월의 시 / 조병화 인간은 누구나 스스로의 여름만큼 무거워지는 법이다. 스스로 지나온 그 여름만큼 그만큼 인간은 무거워지는 법이다. 또한 그만큼 가벼워지는 법이다. 그리하여 그 가벼움만큼 가벼이 가볍게 가을로 떠나는 법이다. 기억을 주는 사람아 기억을 주는 사람아 여름으로 ..
2016.09.21 -
우포, 황금빛으로 물든..
철없이 날아드는 새들의 공항이다 온종일 비행하고 돌아온 흰두루미 떼 활주로 한복판 둘러앉아 아직 회항하지 못한 피붙이들에게 연착륙 신호를 보내며 고요히 저녁기도를 한다 또 어디론가 비상하려는 영혼들을 위해 빈 둥지 트는데 어둠을 밀어내며 불시착하는 재두루미 한 마리 우..
2014.11.20 -
위양지의 가을
너를 위한 노래 3 / 신달자 첫사랑은 아니다마는 이 울렁거림 얼마나 귀한지 네가 알까 몰라 말은 속되다 어째서 이리도 주머니마다 먼지 낀 언어들 이건 아니다 이건 아니다 다 버리고 버리고 그러고도 남아 있는 한 가지 분명한 진실 이 때아닌 별소나기 ……울렁거림 네가 알까 몰라 한..
2014.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