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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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꽃
... 어느 봄 햇살이 들치니 여섯 폭 치마를 똘똘 말아 올린 너의 행색 좀 보라지 우듬지에 야무지게 어여머리 얹고 치마폭은 숲에서 부는 바람에 속정까지 환히 날리구나 다 보인다 다 보았다 담장 넘어 기웃대는 이웃 사내들 어디 그래 보라지 ... 190328 한 발 늦게 간 천성산에서
2019.04.18 -
봄, 바라봄
산수유 노오란 꽃이 세상을 보듯 내가 꽃을 보듯, 화사한 그대를 보듯 봄은 바라봄이다.
2019.03.05 -
봄 마중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 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젖혔구나 봄바람 불고 또 불어도 삭정이 가슴에서 꽃을 꺼낼 수 없는 건 두근거림이 없기 때문 두근거려 보니 알겠다 (반칠환, 1964) 2013. 2. 24 주일 오후, 정자 바닷가
2013.02.28 -
봄 / 이성부
봄 / 이성부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 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 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들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
2012.02.19 -
산정(山頂)에서 / 권경업
산정(山頂)에서 / 권경업 때죽꽃, 함박꽃 하얗게 꽃내음 스러진 숲 머리 거슬러 바람에 실려 오는 노각꽃 내음 초저녁 별빛 먼저 와 닿고 깊은 밤 은하가 스쳐 지나간다 해도 그래, 바락바락 기를 쓰고 올라온 아랫것들 오래 머물 수 없는 곳이라면, 우리 내려가자, 내려가다가 어디 강물도 지쳐서 에둘..
2011.05.05 -
봄에 대한 추억 하나 / 강은교
봄에 대한 추억 하나 / 강은교 일찍이 거기 놓아두었던 나비날개 하나 일찍이 거기 놓아두었던 나비날개의 그림자 하나 일찍이 거기 놓아두었던 종소리 하나 일찍이 거기 놓아두었던 종소리의 집 하나 일찍이 거기 놓아두었던 별하나 일찍이 거기 놓아두었던 별의 길 하나 일찍이 거기 놓아두었던 불..
2011.04.16